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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
이 사례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감사함을 잊고 사는지를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감사의 마음을 가졌어도 실천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순간 감사함을 잃고, 내가 이룬 것이라 여기며 나만의 성과로 착각합니다. 인간의 본성은 그렇게 가볍고, 쉽게 잊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고린도전서에서도 나옵니다.
고린도전서 1장 4절부터 9절은 바울이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향해 감사를 드리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고린도 교회는 말과 지식, 그리고 다양한 영적 은사가 풍성했습니다. 바울은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임을 분명히 알았기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린도 교회 성도들은 자신들이 받은 은혜와 은사를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여겼고, 이를 자랑하며 감사함을 잃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4장7절에서 "누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별다르게 보아 줍니까? 여러분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것 가운데서, 하나님께로부터 받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모두가 받은 것인데, 왜 받지 않은 것처럼 자랑합니까?" 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받은 모든 은혜는 하나님께로부터 왔습니다. 풍성한 재능, 지혜, 물질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까지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쉽게 '내 것'이라 여기며 감사하지 않습니다. 감사하지 않는 마음은 결국 공동체 내 다툼과 분열을 일으키고, 우리의 신앙을 왜곡시킵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진심으로 감사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과 공동체는 건강할 수 없습니다.
또한 성경은 감사가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야 완전해진다고 가르칩니다. 고린도전서 1장 9절 말씀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와 교제할 수 있도록 불러주셨습니다. 이 교제는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나누고 서로 세워주는 삶이야말로 참된 감사의 표현입니다.
박노해님의 시 중에 '감사한 죄'라는 시가 있습니다. 이 시에서 시인의 어머니는 받은 것에 대한 일에 평생 감사하며 살았지만, 뒤돌아보니 받은 사랑과 도움을 제대로 나누지 못한 자신의 삶을 고백하며 흐느낍니다.
우리는 감사함을 넘어서 나눔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풍성한 복을 받은 우리가 가족과 교회, 이웃과 사회에 나누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실 것입니다.
감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받은 은혜를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나눔과 사랑의 행위로 이어질 때, 우리의 신앙과 삶은 진정으로 풍성해집니다.
특히 오늘날처럼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감사의 마음을 나누지 않고 혼자만 간직하는 것은 신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 각자가 받은 은혜와 복을 나누는 삶이야말로 이 시대가 간절히 필요로 하는 진정한 치유와 회복의 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어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주변 이웃과 가족, 교회 공동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나눌 때 우리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세상이 변화됩니다.
오늘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에 머무르지 말고 나누는 삶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심영선 비래영광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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