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 다문화사회 대전…가구 수 늘지만 제도 빈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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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다문화사회 대전…가구 수 늘지만 제도 빈틈 '여전'

지난해 지역 다문화 가구 5년 전보다 23%늘어 9177가구
대전 다문화 학생 수도 꾸준히 증가…초등생 집계 2322명
다문화가정 지원조례 있지만 연차별 정책 수립 항목 부재
폭력 피해 지원 역시 미등록 이주민 지원 근거 마련해야

  • 승인 2026-07-29 16:59
  • 신문게재 2026-07-30 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대전 지역의 다문화 가구와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실태조사가 전무하고 관련 조례가 미비하여 정책적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유사 조례를 통합하고 지원 대상을 미등록 이주민과 기타 동거인까지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안정적인 통합을 위해 이주민의 특성에 맞춘 한국어 교육 체계를 강화하고 인권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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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대전은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다. 다문화 가구와 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하며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정책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 실태조사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선 현장 수요를 반영한 정책 수립과 지원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문화 정책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사회통합을 위한 핵심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대전 다문화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조례 정비와 실효성 있는 정책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대전 다문화 가구 증가…귀화 가구 증가율 커= 지난 2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다문화 가구는 45만 1000가구로 집계됐다. 이중 비율은 귀화자 가구가 43.1%로 가장 많고 결혼이민자 가구는 34.8%, 다문화 자녀 가구 11.2%, 기타 10.9% 순이었다.

다문화 가구는 전년 대비 2.8%(1만 2000가구) 증가했다. 5년 전인 2020년보다는 22.8%(8만 4000가구) 늘었다. 세부적으로 귀화자 가구는 4만 1000가구(27%), 결혼 이민자 가구는 5000가구(3.4%), 다문화 자녀 가구는 1만 2000가구(31.6%) 증가했다.

대전 다문화 가구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다문화 가구 수는 9177가구로 조사 됐다. 전년(8713가구)보다 5.3%(463가구) 증가했고, 5년 전(7407가구)보다는 23.8%(1770가구) 늘어난 수치다.

대전의 경우 상대적으로 결혼이민자 가구보다 귀화자 가구 증가율이 더 많았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귀화자 가구가 많이 증가했는데 3209가구에서 4105가구로 25.1%(806가구) 늘어났다. 결혼 이민자 가구는 2020년 3533가구에서 2025년 3689가구로 4.4%(156가구)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다문화 학생 수도 많은 편이다. 대전교육과학연구원 대전교육정책연구소 발간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기준 대전 지역 다문화 학생 수는 3959명으로 전년(3846명)보다 113명 증가했고, 2023년(3727명)부터 매해 늘고 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다문화 학생이 2322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중학생 1006명, 고등학생 613명 순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감소로 지역 전체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교육 수요는 다양해진 셈이다.

▲ 다문화 가구 느는데 실태조사는 '전무'=다문화 가정은 늘고 있으나 대전시 다문화 정책은 소외된 실정이다. 최근 대전연구원 류유선 책임 연구위원이 발표한 '대전 이주 및 다문화 관련 조례 현황과 개선 방안'에 따르면, 대전은 '다문화가정 지원 조례'는 있지만 내용이 빈약하다.

특히 현행 조례상 연도별 다문화 정책 계획 수립 및 시행 항목이 없어 개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문화 가족 정책의 구체성 확보와 정책 개발이 더디다는 지적이다. 정책 효과를 위해 사업 시행 과정에서 모니터링 결과를 차년도 계획에 반영하는 '정책 환류 확보' 항목도 마련해야 한다. 현행 조례의 구체성 확보를 위해 다문화 인식 개선 교육과 한국문화·사회적응, 직업훈련, 아동교육 지원 등 분야별 교육을 적시할 필요도 있다고 대전연구원은 설명했다.

여기에 결혼이주민의 직계존속인 '기타동거인'에 대한 지원 항목도 추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타 동거인에는 다문화 가구 구성원인 외국인 배우자의 직계존속이 해당한다. 돌봄을 지원받을 네트워크가 없는 결혼이주민은 문화적으로 친숙한 부모나 형제자매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혼이주민 출신국에서 돌봄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기타동거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단 것이다.

'다문화 실태조사' 항목 추가 필요성도 제기됐다. 시 '외국인 주민' 조례에는 실태조사 항목이 마련돼 있지만, 다문화 지원 조례에 없는 것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유사 조례와 통합해 실효성 높여야"=대상과 목적의 유사성이 큰 '대전 다문화가족 지원조례'와 '대전 외국인 주민 지원 조례' 통합도 제안됐다. 연구보고서를 통해 류유선 책임 연구위원은 "두 조례는 '이주민' 대상이라는 유사성이 있고 넓은 의미에서 지역사회 정착과 사회 통합이라는 동일 목적이 있다"며 "특히 행정안전부가 매년 발표하는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서 '외국인 주민'에 '다문화 가족'도 포함되는 실정이다. 두 조례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조례 중복성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주민의 규모가 크지 않은 대전의 상황에서 각 조례가 포함하는 별도의 사업과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중복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양한 범주의 외국인 네트워크 형성과 정보교류 관점에서는 통합하고, 대상별 특이성이 부각 되는 사안은 세부사업으로 분리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주민' 조례에만 있는 '중도 입국 자녀의 사회·문화 적응 지원' 항목은 다문화가족에게도 필수적인 지원 사업이다.

이밖에 현재 두 지원 조례는 '합법' 체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미등록 이주민이 된 이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열어놔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최근 폭력 피해를 입은 이주 여성 가운데 미등록 등 취약 상태에 놓인 이들이 많은 만큼 '대전 폭력 피해 이주여성 지원' 조례에 대해 '이주 여성' 범주를 '합법 체류자'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류 책임 연구위원은 "결혼 이주민 가운데, 안정적 체류 자격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혼인 관계 파탄으로 미등록 이주민이 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실정"이라며 "유학생이나 이주노동자 등에서 미등록으로 전화되는 이주민이 늘어 지역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민의 인권과 안전을 위한 법적 근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지역 이주활동가들은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한국어 교육을 강조했다.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주민이 가족, 직장, 학교 등 지역사회에 정착하기 위한 필수 자원은 한국어 능력인 만큼 이주민의 생애과정 및 특성에 맞는 한국어 교육 기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중도입국 자녀, 외국인 주민, 유학생, 난민, 재외동포 등 한국어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범주의 체류 이주민의 한국어 교육 접근성 확대도 제시했다.


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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