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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과 주말을 보낸 8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참배객들이 폐기한 플라스틱 조화가 쌓여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6월 8일 오후 5시 30분께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은 참배객들이 돌아간 빈자리에 폐기된 플라스틱 조화가 큰 자루에 담겨 곳곳에 쌓여 있었다. 현충일을 맞아 묘소를 방문한 가족 단위 참배객이 오래되어 색이 바랜 플라스틱 조화를 폐기할 목적으로 배출한 것이다. 묘소을 오가는 통행로 곳곳에 모아놓은 것이 트럭 한대에 가득 실릴 정도이었고, 현충일과 주말 사이 3일간 대전현충원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조화 폐기물은 총 6톤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전현충원에서 플라스틱 조화 113톤이 폐기됐고, 이들 조화에서 철심을 분리하고 소각하는 등의 위탁 처리에 4400만 원의 현충원 관리 예산이 소요됐다.
대전현충원도 묘역 여러 곳에 '환경 보호 위해 플라스틱 조화 사용 줄이기에 동참해달라'고 현수막을 붙이고, 묘소에 생화를 꽂을 수 있도록 화병을 배치했으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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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조화는 재활용되지 않아 대전현충원은 지난해 113톤의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4400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사진=임병안 기자) |
이 같은 플라스틱 조화 사용은 대전과 충남의 공공 장사시설에서 자유롭게 사용되고 있으나, 이들 플라스틱 꽃 사용을 금지하는 지자체는 늘고 있다. 환경오염 방지와 탄소배출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남 김해시는 2022년부터 관내 모든 공원묘원에 플라스틱 조화를 반입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대신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생화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또 부산시는 '공설장사시설 내 플라스틱 조화 반입금지 시행공고'를 통해 공원묘지뿐만 아니라 봉안시설에 플라스틱 조화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충남 예산에서 꽃을 생산하는 서용일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장은 "묘역에 형형색색 플라스틱 조화가 나란히 꽂혀 있어야 한다는 문화부터 바꿔야 하고 국립묘지에 중국산 플라스틱 조형물은 더더욱 안 된다"라며 "장미든 국화든 고인의 평소 좋아하던 생화를 사용해 자연 친화적으로 지속 가능한 참배문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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