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번 특별전 주제와 개요. 사진=국립농업박물관 제공. |
국립농업박물관(관장 오경태)은 2025년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해시계의 일종), 풍요를 담는 그릇'을 개최한다. 6월 13일부터 오는 9월 14일까지 경기도 수원 소재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행사의 초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간과 계절을 통해 축적된 선조들의 철학적 지혜와 과학기술의 발전이 우리 농업에 끼친 영향을 알아보고, 우리의 농시(農時)를 재조명하는 데 있다.
![]() |
앙부일구 모습. 사진=농업박물관 제공. |
1부 '하늘을 바라보다'는 우리 선조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풍년을 기원하고, 국가의 운명을 점치기 위해 하늘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공간은 새벽을 지나 하루가 시작하는 붉은 새벽빛으로 꾸며졌으며, 하루의 시작을 상징하는 해가 떠오르는 시간대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충청북도 청원군 아득이 마을에서 발견된 ▲아득이 별자리 석판 ▲덕화리 1호분 천장 벽화 ▲천상 열차 분야 지도를 통해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 선조들이 오랜 시간 하늘을 바라보며 관찰하고 기록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늘에 기우제를 지내며 사용한 깃발 '농기'에 그려져 있는 용과 검은 구름은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다가온다.
2부 '하늘에 물어 보다'는 하늘을 관찰하며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읽고 농사 시기를 가늠해 온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과학기술의 발전을 보여준다. 이 공간은 푸른 하늘의 색으로 연출했고, 태양이 가장 높이 떠 있는 정오 무렵의 앙부일구가 가장 정확하게 기능하는 시간대를 상징한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앙부일구'는 물론 다양한 형태의 해시계 12점을 살펴볼 수 있는 게 이채롭다. 또 미디어아트를 통해 앙부일구가 담고 있는 시간과 계절에 해당하는 농사 흐름을 생생하게 만나 볼 수 있다. 하늘의 시간을 읽기 위한 동양과 서양의 '혼개통헌의', '아스트롤라베' 등의 천문 도구들도 살펴볼 수 있다.
![]() |
특별전 전시관 전경. |
이와 함께 △'칠정산 내외편' : 중국과 서양 세계의 역법을 참고해 조선의 실정에 맞는 역법으로 수정하고 보완 △'농사직설'과 '농가집성' : 우리 시간과 절기에 맞게 편찬, 농사의 흐름을 체계화한 기록 △ '빈풍칠월도', '진주성도', '경작도' 등 : 농사와 농촌 풍경을 담은 회화작품과 계절별 농사 도구 등 다양한 농업 역사의 흔적들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코너인 에필로그에서는 디지털 체험을 통해 내가 태어난 날과 가까운 절기를 확인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절기에 따른 농경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스마트폰에 담아 갈 수 있다.
오경태 국립농업박물관장은 "우리 선조들은 하늘을 보고 읽으면서, 앙부일구를 만들고 그 안에 사라지지 않은 우리의 시간을 담게 됐다"라며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앙부일구가 국가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길 소망한다. 더불어 농업의 역사 아래 과학기술 발전이 끼친 영향과 그 가치를 알아보고 미래 산업으로서 농업의 역할을 알아보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양부일구는 절기선이 11개이고, 세 개의 용주가 반구형 몸체를 받치고 있는 해시계다. 중앙에는 세 개의 날개를 편 듯한 장식의 영침이 고정돼 있고, 세 개의 받침대에는 물을 부을 수 있는 물홈이 파여 있다. 물을 채우면 서로 연결된 수로처럼 작용해 앙부일구의 수평을 맞출 수 있었다.
석제 받침대는 앙부일구 설치에 사용하며, 일구대(日晷臺)라고 한다. 한양 도성 내 흥선대원군의 별서, 석파정(石坡亭)의 뜰에는 세 개의 받침을 가진 일구대가 마련돼 있다. 이한철이 그린 <석파정도(石坡亭圖)>를 보면, 석제 받침대 위에 올려진 앙부일구의 다리가 세 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 |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빈풍칠월도(근현대, 국립농업박물관), 대전통편(1865, 국립농업박물관), 칠정산 내편(조선, 국립농업박물관), 아득이 별자리 석판(청동기, 충북대 박물관 소장). 사진=박물관 제공.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