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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오전 지난해 침수를 경험한 대전 서구 정림동과 기성동에 배수펌프와 모대포대가 쌓이고 재해위험개선사업은 장맛비에 공사가 중단됐다. (사진=임병안 기자) |
지난 21일 오전 9시 굵은 빗발이 떨어지는 와중에 대전 서구 정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이 우산을 받쳐 들고 양수기를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비가 내리는 중에 사다리차를 대어 2층에서 짐을 빼는 이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곳은 여름철 수해가 반복되는 곳으로 지난해 시작한 재해위험개선사업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임시방편으로 물을 품어내는 배수펌프 3대를 설치했으나, 주민들의 불안을 씻어낼 수는 없어 보였다. 이곳 옆으로 지나는 우수관로를 확대하는 정비사업도 채 마치기 전에 우기를 맞아 사람들의 접근만 가까스로 막을 정도로 임시조치만 이뤄진 채 현장 근로자는 보이지 않았다.
빗물이 하천으로 빠지지 않아 지난해 침수를 경험한 이곳 주변의 시장 골목도 이곳저곳에서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는 등 주민들은 비 피해를 막아보려 자구책을 찾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임시 물막이 벽을 세워, 빗물이 들어찼을 때 유입을 차단하는 시설을 한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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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갑천에 위치한 옛 가수원교는 높이가 하천의 계획홍수위보다 낮아 하천 흐름을 방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임병안 기자) |
이어 찾은 옛 가수원교는 현재는 차량이 통행하지 않는 보행 목적으로만 사용 중이지만, 계획홍수위보다 다리 높이가 낮아 갑천의 물이 불어났을 때 하천 흐름을 방해하는 대표적 시설로 지적된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해당 교량이 쓰임을 다했고, 하천설계기준에 미달해 철거가 요구된다고 밝혔지만, 철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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