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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한 대전대 교수 |
“오랜 세월 동안 이어온 현대시 연구와 그 성과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중도일보 오피니언면 '풍경소리' 필진 송기한 대전대 교수가 <한국 근대 시문학사 1 리얼리즘 시문학사>와 <한국 근대 시문학사 2 한국 근대 모더니즘 시문학사>를 발간한 뒤 이렇게 말했다.
송기한 교수는 “지금껏 한국 현대시를 사적으로 정리한 책은 많이 나왔지만 현대 시사가 온전히 정리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시사가 문단 중심으로 기술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문단 위주의 문학사는 문학 그 자체보다는 문인들 사이의 에피소드나 사적인 활동 등이 개입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된다면 문학사 기술의 중심이 되어야 할 작품이나 시인에 대한 해석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며 “이 책이 문단이나 에피소드 등이 아니라 작품 그 자체, 혹은 시인 중심으로 기술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근대가 시작된 이후 우리 시단에는 수많은 시인들이 명멸해 갔고, 그 결과 이들에 의해 많은 시집들이 상재되기도 했다”며 “이는 그만큼 우리 문학적 유산이 풍부했음을 증거하거니와 그 질적인 수준 또한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님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사 작업을 펼쳐나가면서 그런 빛나는 성과들을 모두 아우르려고 했지만, 그러기에는 지면상으로나 필자의 역량상으로나 부족함이 컸다”며 “시단에서 중요한 작가나 작품은 가급적 모두 망라해서 시사적으로 의미 있는 자리매김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하지만 이 작업은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다”며 “그러한 한계들, 곧 좀더 많은 자료에 대한 해석과 이를 바탕으로 시사적으로 자리매김하는 일은 후일의 필자나 후대의 연구자들에 대한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한국 근대 문학사 혹은 시사를 기술하는 데 있어서 빚어지는 관점의 혼선과 더불어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이 근대의 기점에 관한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 문학계에서 근대의 기점은 크게 세 층위로 논의되어 왔는데, 영정조 기점론과 갑오경장 기점론, 개화기 기점론 등등이 그러하다”고 말했다. 그는 “근대의 시작점에 대한 이 관점들은 모두 그 나름의 정합성을 갖고 있기에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문학이 갖고 있는 장르론적 관점에 기대게 되면, 가장 설득력 있는 근대의 시작은 아마도 영정조 시대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 책은 한국 근대시문학사로 기획돼 편찬할 예정이었지만 출판사 사정으로 내용을 분리해 한국 근대 리얼리즘 시문학사와 한국 근대 모더니즘 시문학사 등으로 분리해 두 권으로 상재한다”며 “그래서 책의 제목과 내용 사이에 약간의 불일치가 있긴 하지만 이 사조들의 범위를 넓히게 되면 어느 정도 부합하기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송 교수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한국 현대시의 근대성 비판>,<1960년대 시인 연구>,<서정주 연구>,<한국시의 근대성과 반근대성>,<문학비평의 경계>, <비평과 인식>, <현대시의 정신과 미학>,<서정의 유토피아>(1,2), <현대문학의 정신사>, <소월연구>, <치유의 시학>,<한국 근래 리얼리즘 시인 연구>, <서정시학의 원리> , <한국 현대작가 연구>, <한국 현대 현실주의 시인 연구>,<해방공간의 한국시사>, <한국 전후시와 시간의식>, <문학비평의 욕망과 절제>, <한국현대시의 서정적 기반>, 수필집으로는 <내 안의 그 아이> , <역사는 기억한다> 등이 있다. 대전대 우수학술연구상, 시와시학 평론상, 대전시 문화상 학술상 , 한국 경제문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대전대 국어국문창작학부 교수,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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