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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보문산 일제강점기 쓰지 만타로가 1930년대 지은 별장을 최근 복원 완료하고 주변 조경 복원을 남겨놓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대전시 공원관리사업소는 보문산 야외음악당에 오르는 길목에 있는 쓰지 만타로(1909~1983)가 지은 근대식 별장의 복원을 최근 마쳤다고 밝혔다. 보문산 중턱에 정남향으로 세워진 2층 건물로 현관과 햇볕 잘 드는 테라스를 겸한 복도, 침실 1·2 그리고 생활실과 부엌의 공간으로 되어 있다. 1번 침실은 일본의 다다미방을 그대로 재현했고, 2번 방은 조선 전통의 구들방으로 쓰지 만타로가 1930년대에 지은 원형을 최대한 유사하게 복원한 것이다.
특히, 소나무를 도끼로 쪼개어 만든 널빤지로 지붕을 얹어 덮고 누름목으로 지붕면을 고정하는데 많은 정성이 들어갔다. 또 나중에 이곳 별장이 시민들에게 개방될 때를 가정해 강화유리를 설치하고 관람객들이 복도와 각 방의 구조를 별장의 입구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쓰지 만타로와 그의 부인 우타가 이곳 별장을 배경으로 남긴 사진에서처럼 대나무 조형을 설치하고, 당시의 나무와 같은 수종으로 식재하는 남은 과정을 거쳐 10월께 최종 준공될 예정이다.
다만, 어렵게 복원하고 대전시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보문산 별장이 100년이 흐른 지금의 대전시민에게 어떤 쓰임으로 활용될지 아직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쓰지 만타로의 아들 쓰지 아츠시(87) 씨는 2023년 중도일보와 만나 "별장은 중풍을 앓으신 할머니를 손수레에 모셔 요양하거나 병환을 얻은 삼촌이 잠시 머물거나 주말에 가족들이 모여 다과를 즐기던 곳"이라고 설명하고 "별장은 조선의 소나무로 조선의 건축양식을 적용해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들이 찾을 수 있고 일본과 교류를 상징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저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보문산 별장은 10월 준공 후 보문산 목재문화체험장과 연계한 관람시설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문화유산 해설사가 상주하거나 해설하는 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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