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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순이 되면 일본 전역에서 '오봉(お盆)'이라는 특별한 시기가 시작됩니다. 오봉은 조상의 영혼이 집으로 돌아온다고 믿어지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통 문화입니다.
이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조상 숭배 문화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일본의 오봉은 한국의 추석과 매우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두 문화 모두 조상을 기리고 가족이 모이는 시기이며, 성묘를 하고 조상에게 음식을 바치는 전통이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일본의 오봉은 지역에 따라 오봉 시기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2025년도에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 지역은 7월 13일부터 16일까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관서 지역은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오봉을 지냅니다.이것은 메이지 시대 달력 개혁의 영향으로, 도쿄는 양력을, 오사카는 음력을 따르는 전통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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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무카에비(迎え火)'와 '오쿠리비(送り火)' 의식이 인상적입니다. 오봉 첫날에는 문 앞에서 무카에비를 피워 조상의 영혼을 집으로 맞이하고, 마지막 날에는 오쿠리비를 피워 조상을 정중히 하늘로 더시 보내드립니다.
사람들은 이 시기를 조상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가족과의 유대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여깁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조상을 기리며 자신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봉 기간 중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성묘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조상의 무덤을 찾아 청소하고, 꽃과 음식을 바치며 조상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때 무덤 앞에서 향을 피우고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은 일본 오봉의 가장 인상적인 풍경입니다.
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성묘길에 나섰던 저에게 그것은 종교적 신앙이라기보다는 인간으로서 소중한 마음을 배우는 자리였습니다. 조상님에 대한 감사, 지금 여기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 그리고 일상 속 작은 행복에 대한 깨달음.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별로 의식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오봉의 문화는 저에게 사람으로서의 근본적인 정신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일본의 오봉은 조상을 맞이하고 조상을 느끼면서 사람이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겸손함과 감사의 마음을 다시 생각하소 그것을 다음 세대에게도 전해주는 기회기도 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역할일지도 모릅니다.
명예기자 아타리 사에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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