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자가면역질환 '루푸스' 마라톤처럼 더 멀리 완주 향해

  • 사회/교육
  • 건강/의료

[건강]자가면역질환 '루푸스' 마라톤처럼 더 멀리 완주 향해

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

  • 승인 2025-07-20 17:07
  • 신문게재 2025-07-21 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심승철 교수
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
루푸스는 라틴어로 '늑대'라는 뜻으로 얼굴 뺨의 발진을 빗대어 만들어진 병명이다.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는 피부보다 관절염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며 여러 장기를 공격해 발병 10년 이내에 3명 중 2명에게서 신장염이 발생한다. 고혈압 치료에서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듯, 루푸스도 장기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를 통해 루푸스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초기 증상 거의 없고 악화와 호전 반복

루푸스가 '소리 없는 늑대의 공격'이라 불리는 이유는 공격과 후퇴를 반복하는 늑대의 공격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루푸스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여 조기 진단을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양상은 소리 없이 침입하고, 한 번에 공격하지 않아 소리 없는 늑대의 공격과 같다고 비유된다. 젊은 여성인데 관절이 아픈 경우라면, 관절 통증이 루푸스의 증상일 수 있다. 만성 관절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200여 가지에 달한다. 그중 젊은 여성에게 관절염이 생겼다면 루푸스를 의심해 봐야 하는데 루푸스의 증상은 관절염, 피부발진 외에도 피곤, 미열, 두통, 탈모, 부종,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 다양하다. 초기에는 이 중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나 루푸스 진단을 받기 쉽지 않다. 또한 장기를 공격받는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검사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루푸스가 젊은 여성 환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면역과 관련한 많은 유전자가 X-성염색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가진 여성호르몬은 면역 체계를 자극하는 반면, 남성 호르몬은 면역 체계를 안정시킨다. 따라서 여성 호르몬을 복용하면 루푸스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루푸스 진단을 위해 가장 먼저 일반 혈액검사를 통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치를 확인한다. 자가항체인 항핵항체의 존재 여부와 그 양을 측정하며, 항DNA 항체 등 추가적인 자가항체와 보체도 함께 검사한다. 또한, 환우분들의 약 1/3에서는 항인지질항체가 동반되어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추가 검사도 필요하다. 또한, 루푸스 신장염은 신기능 부전이나 신증후군으로 진행되기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변검사를 통해 단백뇨를 측정하는 것이 질병 활성도를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검사다.

▲질병 활성도 낮추고 유지하는 치료



루푸스의 치료는 질병 활성도를 현저히 감소시키는 초기 치료(3~6개월)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반응을 유지하기 위한 유지 치료로 구분된다.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질병활성도가 없는, 즉 증상이 완화된 상태를 말한다. 면역억제제 치료에 대한 반응은 치료 시작 후 6개월 이내에 확인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장기적인 신기능 유지의 강력한 예측 인자다. 특히, 부분 관해에 머무르는 경우 완전 관해에 비해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한 완전 관해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해야 한다. 루푸스 치료에 사용하는 약제는 항마라리아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약물이 사용된다. 항말라리아제는 소염진통제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관절 증상과 피부 침범에서 효과적이며, 루푸스의 신장 손상 악화 억제에 도움이 된다. 또한 혈관 및 혈전 발생을 감소시키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는 소위 스테로이드제로 알려진 약제로 루푸스의 빠른 조절을 유도하는 기본적인 치료약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사용 전후에 생존율의 차이가 크므로 루푸스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약제다. 환우분들 마다 증상의 종류와 정도가 다르므로 본인에 맞는 용량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억제제는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 반응을 조절해 자가면역질환의 염증과 조직 손상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마이코페놀레이트(Mycophenolate)는 증식루푸스신염의 일차 치료제로 루푸스신염의 치료에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충격 요법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 반면 난소기능 부전이나 탈모 등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는 충격 주사치료는 중등도 또는 심한 루푸스 치료에 최초로 사용한 면역억제제다. 이 약제는 난소의 기능 저하로, 가임기 여성에서는 사용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는 초기치료로 루푸스 신장염이 호전된 후에 유지치료로 흔히 사용되며 장기간 안전성이 입증되어 임신 중에도 복용할 수 있다. 칼시뉴린(Calcineurin) 억제제는 T세포에 의한 면역반응을 감소시키는 약제로 루푸스 신장염에 좋은 효과가 증명되었다. 5형 루푸스 신장염에서는 글루코코티코이드에 비해 단백뇨를 줄이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마라톤처럼 더 멀리 완주 향해

루푸스 치료에 사용하는 약제 중 생물학적 제제는 기존의 화학 합성 약제와 달리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약물로, 우리가 원하는 특정 물질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표적치료제라고도 불린다. 벨리무맙(Belimumab)은 B세포의 증식을 유도하는 B세포 성장인자를 억제하여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피부 및 관절 침범 환자에게 효과가 있으며, 루푸스 치료제로 효능을 인정받은 최초의 생물학적 제제다. 리툭시맙(Rituximab)은 자가면역질환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B세포를 제거하는 약제로, 면역억제제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한 환자 등 다른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에 선별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다. 루푸스는 마라톤과 같은 질환으로 혼자 달리면 쉽게 지치고 포기하기 쉽다. 하지만 함께 달린다면, 더 멀리, 완주까지도 할 수 있다. 마라톤에서 선수가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함께 달리는 보조자가 있는 것처럼 루푸스 치료에서도 의료진은 환우분들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완치의 그날까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도움말=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1년 만의 행정수도 재추진...3가지 관문 통과가 관건
  2.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건축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3. 일상 속 위험, 예방이 먼저!
  4. 원모어아이 v2.0, 조달청 혁신제품 선정...기술력 입증
  5. 국세청, 집중호우 피해 납세자에 세정지원 강화
  1. 매월 22일 '소등의 날' 실천...세종시민이 탄소중립 선도
  2. 타이어뱅크(주)의 서비스 혁신·지역사회 나눔....7월에도 쭈욱~
  3. 19일 오후부터 충청권에 또 폭우…오전까지 침수·담장 붕괴 등 비 피해
  4. 지역 어르신들에게 삼계탕 선물
  5. 천둥 번개 동반한 강한 비… 대전·세종·충남 최고 150㎜

헤드라인 뉴스


나흘간 물폭탄에 충청권 3명 사망·1명 실종, 이재민 965명 (종합 2보)

나흘간 물폭탄에 충청권 3명 사망·1명 실종, 이재민 965명 (종합 2보)

7월 16일부터 나흘간 충청권에 600㎜ 가까운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9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충남은 전국 피해의 80%를 차지하는 농작물이 침수됐고 가축 수십만 마리가 폐사해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산과 아산, 당진에서 수해 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충남도는 피해조사와 복구 대책 마련을 위한 합동조사단을 꾸린 상태다. 20일 충청권 4개 시·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이어진 극한 호우에 충남에서는 서산(2명), 당진(1명)에서 3명이 침수 피해로 사망했다. 세종에서는..

與 당권주자 해수부 논란 일제히 침묵 비판
與 당권주자 해수부 논란 일제히 침묵 비판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8.2 전당대회 충청권 순회경선에서 해수부 부산 이전 논란에 일제히 침묵,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행정수도 완성 역행 우려와 공론화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강행되는 이 사안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어 지역 민심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19일 당 대표 후보인 정청래 의원(서울마포을)과 박찬대 의원(인천연수갑), 최고위원 후보로 단독 출마한 황명선 의원(논산금산계룡) 등 3명은 8·2 전대 첫 지역별 순회 경선지인 충청권 온라인 합동연설에 나섰다. 이 가운데 정 의원과 황 의원은..

"모두가 비싸게 샀다" 비판 받아온 단통법 22일부터 폐지
"모두가 비싸게 샀다" 비판 받아온 단통법 22일부터 폐지

'모두가 비싸게 산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1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고액 보조금 경쟁을 막고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며 시행된 단통법이 22일 폐지되면서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 유통 구조도 크게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단통법은 2014년 10월 휴대전화 유통시장의 혼탁한 보조금 경쟁을 바로잡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이통사가 지원금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고, 유통점이 지급할 수 있는 추가 지원금을 공시지원금의 15% 이내로 제한했다. 하지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지급 D-1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지급 D-1

  • 위험한 하굣길 위험한 하굣길

  •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