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현대사회에서 노인은 쓸모없어 버려지는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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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현대사회에서 노인은 쓸모없어 버려지는 존재인가?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 신천식의 이슈&리빙 진행자, 도시공학·행정학 박사

  • 승인 2025-08-05 10:36
  • 신문게재 2025-08-06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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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 신천식의 이슈&리빙 진행자, 도시공학·행정학 박사
세계적 경제 강국으로 급부상한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노인들의 운명은 잔인하고 가혹하다. 선진국 클럽이라 불리는 OECD 38개국 중 노인 자살률 1위와 노인 빈곤율 1위가 한국 노인들의 현주소다. 노인세대가 청년세대의 미래와 기회를 제한한다는 세대 갈등 프레임에 섣불리 동의하는 청년세대의 비중 또한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불행한 현실이다. 디지털 전환과 세계화 등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노인세대의 경험과 지식은 구닥다리이거나 쓸모없음으로 평가절하된다. 노인의 사회적 역할과 참여 기회도 점점 축소되거나 배제되는 것처럼 보여진다.

노인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은 개인의 편견을 넘어 사회적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노인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사회적 고립을 각오해야 한다. 노인들 다수는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심리적 위축과 정신 건강 악화에 시달리고 있으며 만성 노인질환 발생율도 고공 상승 중이다. 노인을 대하는 부정적 시각은 미디어가 확대 생산하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도 등장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노인이 지상파 방송에 등장할 경우 캐릭터 설정의 68%는 고집불통이거나 의존적이며 트러블 메이커(Trouble Maker)로 묘사되고 있어 부정적 고정 관념 확산에 크게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생산인구 감소와 대비되는 압도적 고령인구 증가 현상을 경제적이며 사회적인 부정적 요인으로 규정해 노인을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하는 것은 얼핏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 최저 빈곤 국가 중 하나였던 한국의 국가적 위상을 단기간에 정상권으로 끌어 올려 세계인들이 선망하는 세계 속의 한국으로 만들어 낸 노인 세대들의 기여와 헌신을 폄하하거나 잊어선 안된다. 한국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초고속 압축성장의 생생한 성공사례이며, 해외 원조가 절실했던 경제 빈국에서 상위권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한 자랑스런 신화창조의 주인공이다. K 한류의 기치 아래 K-Pop, K-Food 등의 이름으로 세계인들이 선망하는 대상이 됐다. 한국인은 불굴의 의지와 끈기로 전쟁의 폐허를 초단기간에 극복한 초유의 국가로 인류 문명사에 기록될 자랑스런 국가다. 거기에 더해,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성숙을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는 것을 기다리는 것 보다도 훨씬 더 무망하다는 유명 외국 정치 전문가의 평가를 보기 좋게 걷어차고 민주제도를 정착시킨 의식있는 국민이다. 이 모든 것은 현존 노인세대가 주도한 위대한 성과이며 위업이다. 무시당하고 저평가된다 해도 현존 노인세대 특유의 업적과 헌신은 훼손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최근 들어 '엑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등장으로 노인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확산되고 있다. 노인이지만 적극적으로 삶을 즐기고 사회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노인세대들의 또 다른 모습을 강조한다. 그들은 나이는 들었지만 일정 자산을 보유하고 사회적으로 건강하며 교육 수준과 건강 상태까지 양호한 신인류로 존재한다. 이들은 2차 대전 이후 출생한 베이비 부머(Baby Boomers)세대로 한국 사회에서도 광범위한 분야와 영역에서 노인의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키고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세대 집단으로 존재한다. 이들은 높은 구매력을 행사하며 소비시장의 주 고객으로 등장해 고령 친화 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다. 이들은 경제활동 지속 의지를 강하게 보유하며, 자신들의 경험과 지혜를 제공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고 미래세대의 성장과 발전에 헌신하려는 강력한 욕구와 기대를 보여준다. 지역 사회에서도 엑티브 시니어의 활동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과학 기술계 은퇴 과학자들의 열정적인 사회활동과 성과 창출, 퇴직한 지방행정 전문가들의 행정업무 관련 봉사, 노인세대 다수의 평생교육과 사회봉사 활동 참여 등은 노인 관련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 인식으로 전환 확산하는 획기적 계기가 되고 있다. 노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국민은 지혜롭다. 노인 스스로 쓸모를 찾아내는 자발적 노력을 인정하고 성원하는 사회는 지속 가능할 것이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 신천식의 이슈&리빙 진행자, 도시공학·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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