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충남 무역수지(239억 달러)에서 일등공신 역할은 전년 대비 무려 65.1%나 증가한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했다. 뒤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산기록매체, 프로세서와 컨트롤러, 경유, 집적회로반도체, 제트유, 자동차부품 등 효자 품목이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 수출실적 면에서 올 상반기에 한 단계 뒤처진 3위는 아쉽다.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도세를 가진 수도권 경기를 추월하긴 역부족이지만 2위 울산과의 격차는 능히 좁히고 따돌릴 수 있을 정도다.
무역수지의 이면(裏面)도 함께 봐야 한다. 일정 기간의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만 갖고 긍정적으로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연초에 수출이 다소 부진했던 터에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의 벽을 뚫고 주력 산업에서 선방한 점은 평가받아야 한다. 고부가 품목의 수출 증가세 못지않게 호조를 보이는 K-푸드·K-뷰티 인기도 놓쳐선 안 된다. 이번에 생산·수출거점 위상은 확인했고 또 자신감을 가질 수는 있다. 다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결과인 불황형 흑자의 타개는 앞으로의 과제다.
이는 제조업이 강하고 수출 위주 산업구조를 가진 충남의 숙명과도 같다. 미국의 시장개방 요구는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투자 부진, 생산성 저하, 중국발 덤핑 공세는 충남 기업에 직간접적 위협이다. 시장 다변화 및 수출 물류비 지원, 해외 마케팅 대행, 무역보험 지원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펴야 한다. 무역위기 대응 패키지 지원까지 더해지면 지난해 충남 수출액(926억 달러, 울산은 881억 달러)도 넘볼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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