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싱가포르에서 둔산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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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싱가포르에서 둔산을 외치다

조훈희 경제부 기자

  • 승인 2025-08-05 10:36
  • 신문게재 2025-08-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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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조훈희
조훈희 경제부 기자
편집국 후배 기자와 '대전 둔산지구의 미래를 그리다' 시리즈를 최근 마무리했다. 버티고 있는 원도심 자치구에 미안했지만, 대전의 중심인 둔산이 30년이 지난 만큼, 미래를 그려보자는 취지였다. 둔산은 1988년 3월 부산 해운대와 대구 수성, 경기도 분당, 일산 신도시와 함께 개발계획이 수립됐는데, 지금은 15층 규모에 일률적으로 지어진 '성냥갑 아파트'란 오명을 쓰고 있다. 획일화된 아파트 경관과 함께 확장성이 부족한 공원 조경, 인구 고밀화로 인한 사회문제와 교통문제, 위축된 상권 등 헤쳐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게 둔산의 평가였다. 도시 계획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던 배경이다.

그리고 찾은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약 728㎢ 면적으로 대한민국 제주도의 절반도 안 되는 면적에 섬으로 이뤄진 도시국가다. 이 적은 면적에 세계적인 관광 국가, 비즈니스 국가로 발돋움한 계기는 철저한 '도시 계획'에 있다. 섬나라여서 인구에 대한 이동이 없고, 자원까지 없는 만큼, 철저한 계획 없이는 국가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서다.

좁은 땅에서 중앙상업지구, 행정지구, 스마트신도시 지구 등 구역(Distrct) 별로 철저한 계산을 통해 계획을 수립해 나간다. 싱가포르는 50년 성장계획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그렇다 보니 사업 단위 또한 구역별로 진행돼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싱가포르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 조성 사업만 20여 년이 소요될 정도다. 또 사업에 대해 국민 의견을 듣고 의견 수렴을 하는 과정도 거친다. 50년 계획은 10~15년 마스터플랜을 통해 보완 및 수정돼 추진되는데 대체로 사업이 장기간으로 진행되는 만큼, 큰 틀에선 변화가 크지 않다. 이렇게 등장한 게 화려한 건축물과 각각 구역(District)에 상징적인 특성이다. 도시가 지겹지 않고,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배경이다.

다시 돌아와 둔산. 둔산이 아파트나 도시 경관 노후화를 극복하기 위해선 개발 제한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용적률을 다른 지역이나 건축물에 판매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개발 이익을 공유하는 '용적률 거래제'나 도시경관 창출과 개선을 위해 일부 규정을 완화할 수 있도록 특별히 구역을 지정하는 '특별건축구역 제도'가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나아가 향후 도시 계획을 그릴 땐, 도시 개발 마스터플랜도 선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인터뷰이 중 한 분은 도시계획엔 '정답'은 없고 '해답'만 있다고 하셨다. 공감이 된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둔산 미래를 위해 제시한 관련 제도 활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지자체의 답변을 들었고, 향후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제언도 들었다. 그 방향성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도 다 달랐다. 도시를 발전시키고 바꿔나가기 위해선 민·관·정이 모두 함께 '해답'을 찾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조훈희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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