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강의 10만 원에 산다"…지역 대학가 학생 간 강의 매매 성행

  • 사회/교육
  • 교육/시험

"꿀 강의 10만 원에 산다"…지역 대학가 학생 간 강의 매매 성행

수강신청 놓친 강의 들으려 돈 주고 거래
커뮤니티서 금액 제시하고 판다는 게시글도
점검, 개선 의지 없는 대학들…대책 마련 필요
충남대 수강신청 '대기순번제' 도입 검토 중

  • 승인 2025-08-24 17:38
  • 수정 2025-08-24 20:58
  • 신문게재 2025-08-25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dddd
수강신청 기간 중 지역 대학 커뮤니티 플랫폼에 올라온 강의 매매 게시글 (사진=독자 제보)
개강을 앞둔 대전 지역 대학가에서 수강신청 기간 학생끼리 강의를 사고파는 행위가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점 받기 수월하다고 소문난 강의나 졸업에 필요한 교양 필수 과목을 고가에 매매하는 행위가 수차례 나타나고 있지만, 대학마다 인지하지 못하거나 개선 의지조차 없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9월 2학기 개강 앞두고 각 대학별 수강신청 기간 지역 국립대 1곳과 사립대 3곳 대학 커뮤니티에서 "팝니다", "삽니다"라는 제목의 강의 매매 게시글들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수강 정원이 차버린 인기 과목을 기존에 신청한 학생이 수강 취소 후 다른 이에게 양도하는 과정에서 대학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중고 거래'하듯 돈을 받고 파는 것이다.

지난 8월 4일부터 8일까지 2학기 수강신청이 진행된 충남대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강의명과 함께 '가격 제시해주세요', '쿨 거래', '가격 선 제시 해주세요' 등 원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 일정 금액을 주고 사거나 돈 받고 팔겠다는 게시글이 여럿 목격됐다.

대학 2
수강신청 기간 중 지역 대학 커뮤니티 플랫폼에 올라온 강의 매매 게시글 (사진=독자 제보)
대전대와 한남대 역시 지난 수강신청 기간 대학 커뮤니티에 "3만 원에 사이버 강의 사겠다", "신청한 강의를 팔겠으니 살 사람은 쪽지를 남겨달라"라는 내용이 다수 올라왔다. 지난 19일에서 23일까지 수강신청 기간이었던 목원대 커뮤니티에도 "A 강의 판매하실 분 계시냐"며 "가격은 원하는 대로 제시받겠다"라는 내용과 "B 강의 10만 원에 산다"라는 글들이 올라오는 한편, 학생 간 강의를 사고파는 행위에 대해 문제라며 꼬집는 글도 올라왔다.

지역의 한 국립대 학생 C 씨(2학년)는 "학교 커뮤니티에서 학생들끼리 강의를 양도하는 건 늘 있던 일이지만, 언젠가부터 물건처럼 사고파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라며 "다들 취업을 위해 좋은 학점을 따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대학수업을 듣기 위해 등록금을 내는데 원하는 강의를 듣지 못해 남에게 돈까지 지불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건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충남대 등 몇몇 대학에선 이 같은 수강신청 과목의 매매를 수업·연구 수행 방해 행위로 간주하고 적발 시 수강신청 무효처리 및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학생·졸업생만 접속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폐쇄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대학 본부에서 적발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 간 강의 매매 행위가 성행하는 것을 모르거나 "수강신청이 온라인 시스템으로 진행되다 보니 어쩔 수 없다"라며 점검이나 개선 의지조차 없는 대학도 있었다. 목원대 학사지원과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에서 강의 매매가 성행하고 있단 것은 언뜻 들어 알고 있었지만, 우리 대학에서도 이런 일 발생하고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라며 "부서 인원이 적어서 그것까지는 파악을 못 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에선 수강신청 시 대기순번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매매 행위가 확인돼 강의 수강 인원이 꽉 찼다면, 원하는 학생들이 대기 순번을 올릴 수 있도록 수강신청 시스템 개편을 검토 중"이라며 "지난 여름 계절학기에 일부 교양 수강신청 과정에서 시범 운영했는데, 이번 2학기에 공청회를 열어 내년 1학기부터 전체 적용해도 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도소 실탄 관리부실 논란… 이전 사업까지 우려목소리
  2. 민선9기 대전시 인수위, 이장우표 "일류경제도시' 도마 올린다
  3. 충남대·공주대, 규제 걷어내고 대학혁신 실험대에
  4. 천안시, 대표 휴식공간 '공원' 새단장…봄꽃·수경시설 확충
  5. 오석진 교육감직 인수위 15일 출범…전문성·실행력 갖춘 진용 꾸리나
  1. 충남대병원, 3년 내 새병원 예타 통과 목표…"머뭇거릴 수 없다"
  2. [건강] "아프다" 말 못 하는 치매 어르신… '치과' 문 연 노인병원의 도전
  3. [기고] 반복되는 한화 폭발사고, 이제는 안전문화로 답해야 한다
  4. 한화에어로, 안전문화혁신위 출범… 반복 사고 우려는 여전
  5. [건강]여름철 건강 이상, 단순한 더위 때문일까?

헤드라인 뉴스


대전 바이오특화단지 용두사미되나… 2년째 손놓은 정부

대전 바이오특화단지 용두사미되나… 2년째 손놓은 정부

대전시가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특화단지로 지정된 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특화단지 청사진 제시는 고사하고 관련 예산 역시 전무, 사업 추진 의지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권역별 바이오사업 산업 육성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정부 당초 계획이 용두사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15일 대전시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 2024년 6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전국 5개 바이오 특화단지에 대한 육성사업을 추..

`e스포츠 황제` 페이커, 대전에 뜬다…MSI 2026 향한 전 세계 팬들 시선 집중
'e스포츠 황제' 페이커, 대전에 뜬다…MSI 2026 향한 전 세계 팬들 시선 집중

세계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페이커' 이상혁이 대전에 온다. 국내·외 수많은 e스포츠 팬들의 우상인 이상혁이 소속팀 T1과 함께 오는 28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개막하는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출전하게 되면서 개최도시인 대전이 들썩이고 있다. 세계 최고의 e스포츠 스타가 대전 무대에 선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전은 축제 분위기다. 소속팀인 T1은 14일 강원 원주 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6 LCK 로드 투 MSI 최종전에서 젠지 e스포츠를 세트 스코어 3대2로 꺾고 LCK 2번..

조치원 軍 통합비행장 차일피일… 주민 소음 피해 보상금만 1억원
조치원 軍 통합비행장 차일피일… 주민 소음 피해 보상금만 1억원

<속보>=세종시가 지난 4년간 조치원 군(軍) 비행장 소음 피해 주민들에게 1억 원에 육박하는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2025년 완공 예정이던 조치원·연기 비행장 통합 이전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진 상황인데, 보다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통해 주민들의 소음 불편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세종시가 제공한 군 비행장 소음 피해 보상금 현황을 보면, 시는 최근 4년간 연평균 2400여만 원씩 1억 원에 가까운 보상금(전액 국비)을 해당 주민들에게 지급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엔 107명에게 266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