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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복 실장 |
대전시 인구 중 교통약자는 2024년 기준 약 47만 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이는 대전시 전체인구의 32.5%에 해당한다. 시민 세 명 중 한 명은 교통약자를 의미한다. 또한 같은 해 이동지원센터를 이용한 교통약자는 약 74만 명으로 전년대비 27.3%가 증가했으며, 도시철도 이용 건수도 일평균 8천여 건으로 전년대비 0.4%증가했다. 이는 교통약자가 공공교통을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보다 촘촘한 이동 지원망 구축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교통약자 이동권을 보장하고 공공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더욱 빠르고, 편리해진 교통약자이동지원 전용차량 배차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노란색 교통약자 승합차를 쉽게 볼 수 있다. 대전교통공사는 인공지능과 기존 이용자 패턴을 활용해 교통약자 차량 실제 운행 데이터 약 130만 건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운행 동선, 수요 밀집도, 대기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의 운영방안을 마련하였다. 그 결과 5개 권역의 대기장소 후보지와 6개의 신규 차고지 위치를 선정하여 고객 대기시간을 평균 2.9분(12.4%)단축했고, 고객만족도도 전년 대비 3점 상승한 92점을 기록했다.
둘째, 임산부를 위한 '무브메이트 '서비스다. 대전시는 출산율 증가 정책과 연계하여 임산부가 보다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 바우처 택시 이용증가로 배차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과 협업하여 신개념 임산부 전용 이동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마이데이터 기반 자동 인증 시스템을 활용해 일반택시를 바로 이용할 수 있으며, 하차 시에는 바우처 지원금이 적용된다. 도입 이후 임산부의 이동 편의가 크게 개선되었고 고객 만족도는 전년 대비 0.8점 상승한 91.3점을 기록했다.
셋째, 교통약자 편의 시설이 갖춰진 도시철도 이용이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은 모든 역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등 교통약자 편의 시설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특히 전국 도시철도 기관 최초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영상 안내 서비스를 역사와 전동차 내에 도입했다. 수어 자동 번역 기술을 통해 3D 수어 영상을 생성, 열차 탑승 방향 안내와 도착역, 공지사항 등의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전동차 안에는 '위드베이비'라 불리는 임산부 배려석 알리미가 설치되어 있다. 임산부가 휴대하는 전용 발신기에서 신호를 보내면 전동차 좌석 근처에 설치된 수신기가 이를 감지하여 알림등이 점등되는 방식으로, 주변 승객들의 자리 양보를 유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교통약자가 공공교통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교통약자의 실질적인 이동권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교통약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2028년에 개통 예정인 트램이 그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지면과 승차 높이가 같은 저상형 트램을 통해 휠체어 이용자나 계단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 유모차를 동반한 보호자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도안동로에서 시범운영 예정인 3칸 굴절버스도 저상형으로 설계되어 교통약자의 편리한 공공교통 이용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교통약자 이동패턴, 시간대별 이용 특성, 주요 목적지 등을 분석해 챗봇 등을 통해 교통안내, 개인경로를 추천하는 것이다. 나아가 통합 플랫폼 구축으로 교통약자 편의를 극대화해야 한다. 다양한 교통수단의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고 교통약자를 위한 예약, 경로 안내 등을 한곳에서 이용하여 출발부터 도착까지 이동 혜택을 받게 해야 한다.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향상을 위한 노력은 결코 멈추거나 줄어들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되고 장애를 경험할 수도 있으며 임산부나 어린이의 보호자가 되기도 한다. 교통약자의 이동권 향상은 곧 우리 모두의 권리이고 삶이다. 교통약자가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전략사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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