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강의 논 역시 당진을 대표하는 곡창지대로, 매년 당진 쌀 생산량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넓고 기름진 토양과 해나루 들녘을 적시는 맑은 물은 우강쌀을 더욱 맛있고 풍요롭게 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주변 결혼이주여성들도 이 풍경에서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정을 쌓아가고 있답니다.
제가 우강면에 처음 왔을 때, 넓은 들판과 푸른 하늘이 참 멋졌습니다. 또 이웃들이 건네는 따뜻한 인사 덕분에 낯설지 않고 고향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이면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잊게 해줍니다. 또 가을에는 황금빛 논이 장관을 이루고, 겨울에는 들녘이 고요하게 잠들며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 농번기에는 이웃들이 함께 모여 모내기를 하고, 수확 철에는 서로 손을 보태며 풍년을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벼 베기와 농사일을 도우며 진정한 농촌의 정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이웃을 넘어 가족처럼 지내는 우강 사람들 덕분에 제가 한국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7월에는 당진에 내린 폭우로 논이 물에 잠겼을 때 마음이 매우 아팠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금세 물이 빠졌고, 논은 제자리를 찾아갔습니다. 겉보기에는 약해 보이지만 생명력이 강한 벼들이 힘을 내어 꽃을 피우고 알찬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 벼들이 선물처럼 맺은 쌀은 많은 사람들에게 식량을 주며 '하늘이 내려준 진주'라고 불립니다.
우강은 단순히 농촌 마을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삶터이자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곳입니다. 드넓은 논과 맑은 물, 따뜻한 이웃의 정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 그것이 제가 사랑하는 당진 우강입니다.
팜홍화 명예기자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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