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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16일부터 미국에서 일본산 자동차에 관세 15%가 적용되지만 한국산 자동차 관세는 25%가 유지된다. /연합뉴스 제공 |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연방 관보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대한 15%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일본산 자동차 관세는 27.5%에서 15%로 낮아진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는 25% 관세가 계속 적용돼 일본보다 10%포인트의 관세를 더 부담하게 돼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앞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세부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최종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핵심 쟁점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방식이다.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보증 중심으로 접근하려는 반면, 미국은 일본처럼 사실상 '백지수표'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이미 타격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2025년 8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8월 기준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0억97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2%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모든 수입차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한 여파로, 6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국과의 협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데다, 관세 인하가 확정되더라도 실제 발효까지 최소 50일 이상 소요된다는 점이다.
국내 증권사 역시 일본(56일)과 영국(53일)의 사례를 근거로 연내 협상 타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일본산 자동차 관세가 15%로 하향되는 것과 관련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시장 내 부담이 완화되는 반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는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는 현 수준 관세가 지속될 경우 각각 월 4000억 원과 3000억 원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자동차와 부품 관세 인하 시점이 미뤄질수록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한 관계자는 "일본은 관세가 내려가면서 숨통이 트인 반면, 한국은 아직도 25%를 적용받고 있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라며 "완성차 업체의 수출길이 막히면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들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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