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은 '번아웃' 수용자는 '폭력노출'…"교정시설 과밀수용 개선부터"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교도관은 '번아웃' 수용자는 '폭력노출'…"교정시설 과밀수용 개선부터"

  • 승인 2025-09-18 17:28
  • 신문게재 2025-09-19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5062301001643900069351
<속보>"과밀수용이 점점 심해지다 보니 매일 수용자 간 갈등이나 싸움이 생겨요. 그에 따른 고충 상담이나 민원 처리로 업무가 가중되는 측면이 있고요", "저 방에서 수용자가 자살을 시도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항상 긴장되고 스트레스 받죠."

법무부가 전국 54개 교정기관에서 근무하는 교정공무원을 대상으로 2024년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교도관들의 증언이다. 정원 100명인 교정시설에 최고 130명이 수용된 교도소 과밀문제가 수용자 인권문제뿐 아니라 교도관에게도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초래하고 있다. 대전교도소 내에서 사고가 빈발한 상황에서 정원을 초과하는 과밀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중도일보 9월 18일 자 6면 보도>

대전지법 형사11단독에서는 8월 29일 선고를 통해 대전교도소 수용실에서 동료 수형자의 목을 졸라 기절시켜 정신을 잃은 피해자의 뺨을 때려 깨우는 폭행을 반복한 20대 수형자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대전교도소 5수용동 같은 거실에 수용된 30대 피해자를 수시로 폭행해 제압하고 곰팡이 핀 빵을 먹이는 등 상습적으로 괴롭힘과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가 집계한 '2025 교정통계연보'를 보면 대전교도소 등의 전국 55개 교정시설의 '과밀수용' 문제는 2013년 100%를 넘어선 이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교정시설 수용률은 지난 2013년 104.9%를 기록해 지금까지 매년 계획된 정원을 초과해 왔다. 2024에는 122.1%에 달했는데, 전국 교정시설 55곳 가운데 16곳이 100명 정원에 130명 이상 꼴로 수용한 수용률 130%를 넘긴 초과밀 상태다. 대전교도소를 포함해 수도권과 대도시에 있는 교도소가 수용률 130%를 넘어서는 초과밀 교정시설로 분류된다.



통계청 'e-나라지표'에 따르면 교도관이 관리하는 1인당 일평균 수용자 수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잠시 개선되는 것 같더니 지금은 최근 12년 사이 가장 악화된 상태다. 2013년 교도관 1인당 일평균 수용자 수는 3.1명에서 2017년 3.6명까지 높아졌다가 코로나19가 유행한 2021~2022년 3.1명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24년 교도관 1명이 담당하는 일평균 수용자 수는 3.7명으로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교도관이 담당하는 수용자 수가 적을수록 교정 교육과 훈련이 용이해져서 수용자가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교정시설에서 폭행은 수형자 간의 문제를 넘어 교정직원을 향하고 있는데, 교정직원 폭행 건수는 2015년 43건에서 지난해 152건으로 9년 사이 3.5배 늘었다.

대전 법조계에서는 정원을 초과해 수용자 1인당 최소면적을 보장하지 못하는 과밀문제를 해소할 때 예비타당성 조사의 경제성을 잣대로 삼는 것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는 목소리다.

법관 출신의 대전 한 변호사는 "대전교도소에 과밀수용 문제가 그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시설을 새롭게 지어 확장 이전하는 대안마저 경제성 없다며 어깃장을 놓는 것은 수용자 인권보장에 소홀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논란의 금속보호대 대전교도소 1년간 122회 사용… 기록누락 등 부실도
  2. 이철수 폴리텍 이사장, 대전캠퍼스서 ‘청춘 특강’… 학생 요청으로 성사
  3. 고교학점제 취지 역행…충청권 고교 사교육업체 상담 받기 위해 고액 지불
  4.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 치매안심센터 찾아 봉사활동
  1.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2. 세종 BRT예정지 미리알고 땅 매입한 행복청 공무원 "사회적 신뢰 훼손"
  3. "치매, 조기진단과 적극적 치료를" 충남대병원 건강강좌
  4. 새 정부 교육 국정과제 '시민교육 강화' 대전교육 취약 분야 강화 기대
  5. [세종 다문화] 군사 퍼레이드와 역사 행사, 다문화 가정이 느끼는 이중적 의미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5년간 11조 투입해 서해안 수소벨트 구축

충남도 5년간 11조 투입해 서해안 수소벨트 구축

충남도가 석탄화력발전소 밀집 지역인 서해안 일원에 친환경 수소산업 벨트를 구축한다. 도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 활용까지 국내 최대 수소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글로벌 수소 허브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다. 김태흠 지사는 18일 서산 베니키아호텔에서 열린 '제7회 수소에너지 국제포럼'에서 19개 기관·단체·대학·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해안 수소산업 벨트 구축 본격 추진을 선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 지사와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 대사, 니쉬 칸트 씽 주한 인도 대리 대사, 예스퍼 쿠누센 주한 덴마크 에너지 참사관 등 500여 명이 참석..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불꽃야구, 한밭야구장에서 직관 경기 열린다

리얼 야구 예능 '불꽃야구'가 대전 한밭야구장(대전 FIGHTERS PARK)에서 21일 오후 5시 직관 경기를 갖는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한밭야구장을 불꽃야구 촬영·경기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한 협약 이후 시민에게 개방되는 첫 무대다. '불꽃야구'는 레전드 선수들이 꾸린 '불꽃 파이터즈'와 전국 최강 고교야구팀의 맞대결이라는 예능·스포츠 융합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경기는 수원 유신고와 경기를 갖는다. 유신고는 2025년 황금사자기 준우승, 봉황대기 4강에 오른 강호로, 현역 못지않은 전직 프로선수들과의..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추석 앞두고 대전 전통시장 찾은 충청권 경제단체장들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충청권 경제 단체들이 추석을 앞두고 대전지역 전통시장을 찾았다. 내수 침체로 활력을 잃은 지역경제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캠페인을 위해서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는 이상천 대전세종중소벤처기업청장이 취임 직후 첫 공식일정으로 민생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대전세종충남경제단체협의회(회장 정태희)는 지난 17일 오전 대전 서구 한민시장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캠페인'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상천 중기청장을 비롯해 정태희 회장(대전상의 회장), 김석규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장, 송현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전지회장, 김왕환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 준비 만전

  •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2025 적십자 희망나눔 바자회

  •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방사능 유출 가정 화랑훈련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