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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준 기자 |
매년 리그 하위권에 머물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과거와 달리, 야구와 축구 모두 올해는 리그 상위권에 우뚝 서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이글스의 행보는 매 순간 파격적이었다. 올해 야심차게 새 야구장에서 둥지를 튼 한화는 시즌 시작부터 승승장구를 거듭하더니 리그 전반기 1위란 진기록을 달성했고, 현재는 2위의 자리에서 다른 프로구단들을 압도하고 있어서다. 당초 시즌 목표였던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 이제는 한국시리즈 진출과 최종 우승까지 넘보는 위치가 된 것이다.
팬들의 함성도 어느 때보다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올해 국내 프로 스포츠 구단 중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한화는 새 구장 효과를 발판삼아 연일 관중석 매진 기록을 새롭게 경신하고 있다. 경기당 좌석 점유율이 99%에 육박할 정도이며, 관중 수입은 지난해의 두 배가 넘어 250억 원을 돌파했다.
김경문 감독은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 지은 후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진출이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대전하나시티즌도 마찬가지다. 최근 리그 후반기에 들어서며 잠시 조직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지난 시즌 리그 하위권에 머물며 강등 위기까지 겪었던 대전은 현재 리그 3위에 안착해 상위권 팀들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향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지역 프로스포츠가 간만에 영광을 맞이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헤쳐나가야 할 과제는 막중하다. 특히 지역 프로스포츠가 가져야 할 책임감의 무게는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발표된 한국은행 대전충남세종본부의 충청권 경제 모니터링에 따르면 충청권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진 고물가와 고금리의 여파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민간소비의 회복 부진으로 인해 지역 경기는 상승 없이 하락과 보합세를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충청 지역의 팬들은 올해도 비싼 입장권을 사서 자신들을 대표하는 듯한 선수들을 위해 뜨거운 성원을 보내온 것이다.
보답은 별 게 아니다. 이번엔 반드시 마무리까지 결과로 증명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동안 수없이 실망감을 안겨줬더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가 올해 적어도 한 번은 다른 팀보다 높이 비상하길 바라는 충청인들의 오랜 염원을 대신 이뤄주길 바란다./경제부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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