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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시민들이 난파된 조운선 발굴을 체험하는 캠프를 개최했다. (사진=국립해양유산연구소) |
충남 태안 앞바다에 고려와 조선시대 조운선 4척이 가라앉은 해역에서 시민들이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수중발굴을 체험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고려난파선 수중발굴 캠프'를 태안 마도해역에서 진행하고 있다. 마도해역은 쌀과 콩, 젖갈 등의 조곡을 싣은 조운선이 개경과 한양을 행할 때 지나는 길목으로 고려와 조선 때 4척이 이곳에 침몰했다. 현재까지 3척을 인양해 발굴된 유물을 국립태안 해양유물전시관에 전시 중이며, 마도4호선을 추석연휴 뒤 인양할 예정이다. 칠몰한 조운선의 발굴은 육지에서 흙속에 매장된 유물의 발굴만큼 많은 역사자료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발굴된 유물 중에는 보물로 지정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중고고학이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수중고고학이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태안 앞바다에서 처음으로 시민 참여 수중발굴캠프를 개최했다. 스쿠버다이빙 경험이 있는 시민 32명은 9월 27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인솔요원의 안내를 받으며 태안 앞바다 수심 12m 밑바닥까지 잠수해 30~40분간 머물며 수중 문화유산 탐사와 발굴을 체험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고려 때 난파선을 똑같이 재현한 모형선박을 제작해 그 안에 역시 유물 모형을 넣고 고의로 침몰시켰다. 수중캠프 참가 시민들은 재현한 수중유적에서 사진 촬영, 실측, 유물 인양 등을 체험하며 수중고고학의 실제 조사 과정을 직접 익히고, 유물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해석하는 시간을 보냈다.
한양 광흥창으로 가다가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조선의 조운선 마도4호선은 지난 10년간 유물 발굴을 마치고 내달부터 선체 인양이 시작된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 관계자는 "국민이 바다 아래에 가라앉은 수중유산 보존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수중 레저에 관심이 높아진만큼 수중 고고학에 대해서도 알아가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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