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돌아온 탕자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 돌아온 탕자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5-12-14 11:51
  • 신문게재 2025-12-15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필자는 군대에 있을 때 카톨릭 세례를 받았다. 어떤 세례명을 할까 고심하다 '아우구스티누스'로 정했다. 이유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젊을 때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회심(回心)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신학자 중 한 명이 된 바로 '돌아온 탕자'였기 때문이다. 당시 필자는 진로에 집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군대에 끌려간 상황에서 군대에서 전역하고 나면 돌아온 탕자 아우구스티누스처럼 삶에 집중해보자고 다짐했고, 그래서인지 아우구스티누스의 일생에 끌렸다.

돌아온 탕자는 성경 누가복음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 아버지가 두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유산을 요구하자 아버지는 아들의 요청을 들어준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그 아들은 방탕하게 재산을 탕진하고 매우 궁핍해진다. 더이상 버티지 못한 탕자 아들은 아버지에게 돌아가 자기를 종으로서 받아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탕자 아들의 예상과 달리 아버지는 그를 꾸짖지 않고 큰 축제를 열어준다. 이에 질투심을 느낀 형이 환영 축제에 참석하기를 거부한다. 그러자 아버지는 큰아들에게 "모든 것이 네 것이며 둘째 아들은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아왔으니 축제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말한다.

방탕한 동생을 용서하지 못하는 형의 모습도, 방황했지만 돌아온 아들을 용서한 아버지의 모습도 모두 우리 삶의 일면 중 하나일 것이며, 이런 삶의 일면에 어떤 것을 정답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연예 보도 전문 인터넷 언론인 '디스패치'가 영화배우 조진웅의 과거 미성년자 시절의 성범죄 등 전력을 보도하며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되었고, 이에 조진웅은 배우 생활을 전격적으로 은퇴했다.

이런 조진웅 배우가 비판받아 마땅한 것도, 이런 조진웅 배우를 용서해주자는 것도 삶의 일면일 것이며 여기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다만 미성년자의 범죄를 규율하고 있는 소년법의 근본적인 취지는 "용서"에 더 가깝다.

소년법 제1조는 "이 법은 반사회성(反社會性)이 있는 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矯正)을 위한 보호처분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소년법 제32조 제1항은 제1호의 '보호자 또는 보호자를 대신하여 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자에게 감호 위탁'부터 제10호의 장기 소년원 송치까지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정하고 있다.

그리고 소년법 제68조 제1항은 "이 법에 따라 조사 또는 심리 중에 있는 보호사건이나 형사사건에 대하여는 성명·연령·직업·용모 등으로 비추어 볼 때 그 자가 당해 사건의 당사자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신문이나 그 밖의 출판물에 싣거나 방송할 수 없다.", 같은 조제2항은 "제1항을 위반한 신문(편집인 및 발행인), 그 밖의 출판물(저작자 및 발행자), 방송(방송편집인 및 방송인)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소년법 제70조 제1항은 "소년 보호 사건과 관계있는 기관은 그 사건 내용에 관하여 재판, 수사 또는 군사상 필요한 경우 외의 어떠한 조회에도 응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해 대한민국의 소년들이 낙인 없이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소년법이 정한 '용서'의 의미가 앞으로 사회적으로 어떻게 논의될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흉악범죄의 전력을 감싸줄 수 없다."라고 현행 소년법의 개정을 촉구할 수도, 누군가는 "그래도 청소년 시절은 잘못만큼은 벗어나서 성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어야 하지 않냐."며 현행 소년법의 유지를 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시 신청사 건립 속도, 해체 부지에 100대 규모 임시 주차장 조성
  2. 홍성군, 월산상가 '상다리 펴는 날' 개최
  3. 대전 70세 어르신 버스비 지원 축소, 없던 일로… '무제한' 유지
  4. 맞고 물려도 대책 없는 특수교사… 교권 보호 '사각지대'
  5. 금리 인상 기조에 주담대 차주들 '한숨'... 대출금리 줄 인상에 난색
  1. "지천댐 통한 지역 발전 이끌어야" 충남도의회 심우성·민병희 의원 종합대책 촉구
  2. 대전 직업계고 취업률·유지취업률 전국 3위…충청권 1위
  3. [사이언스칼럼]기후변화가 바꾸는 일상, 우리가 바꿀 미래
  4. 대전 트램 공사에 대덕대교 퇴근길 차량 속도 최대 42% 감소
  5. 대전교도소 메디컬센터 첫 진료개시…"교정처우 개선 우수모델 안정적 운영을"

헤드라인 뉴스


수능·내신 대전환에 국제중 인기…7년 새 지원자 73.6% 증가

수능·내신 대전환에 국제중 인기…7년 새 지원자 73.6% 증가

수능과 내신 평가체계 변화로 대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학교 단계부터 학업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국제중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특목고·자사고 진학 실적과 영어 중심 교육환경 등이 맞물리면서 국제중 선호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6일 종로학원이 분석한 2027학년도 국제중 지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 5개 국제중 가운데 경쟁률을 공개한 4개 학교의 지원자는 8998명으로 집계됐다. 474명 모집에 평균 경쟁률은 18.98대 1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원자는 2021학년도 5182명에서 2025학년도 8597명까지 꾸준히..

고속철도 통합 60일…이용객 12.6% 늘고 교통비 515억 절감
고속철도 통합 60일…이용객 12.6% 늘고 교통비 515억 절감

고속철도 통합 이후 열차 운행과 좌석 공급이 확대되면서 이용객이 전년 대비 1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임 할인과 마일리지 등을 통한 교통비 부담 완화 효과도 51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5일 고속철도 통합 60일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운영 성과와 향후 서비스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고속철도 일평균 이용객은 32만 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만 6000명(12.6%) 증가했다. 월별 증가율도 9월 11.9%에서 10..

`2100세대 공급` 세종 합강동, 유·초·중 신설 심사 끝…고교는 내년 중투심
'2100세대 공급' 세종 합강동, 유·초·중 신설 심사 끝…고교는 내년 중투심

올 연말 2100세대 공동주택 공급이 예고된 세종 합강동(5-1생활권)의 초·중학교 설립 심사가 모두 완료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각각 2곳, 중학교 한 곳의 설립이 확정됐으며, 내년에는 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절차도 밟아나갈 계획이다. 5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정기4차 중앙투자심사에서 5-1생활권(합강동) '가칭' 합강2초등학교 설립 심사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중투심을 넘어서면서 합강동에 계획된 유·초·중등 설립이 모두 확정됐다. 합강2초의 총 사업비는 481억 원 규모다. 초5-7 부지에 50학급(특수2 포함) 120..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깊어가는 가을과 낙엽 깊어가는 가을과 낙엽

  •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 울긋불긋 물든 도심 울긋불긋 물든 도심

  •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