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 경북도 유형문화유산 지정서 전달·기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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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경북도 유형문화유산 지정서 전달·기탁식

1611년 최고 향안부터 항일 창의격문까지
경북도 유형문화유산 49점 지정 축하
영천향교 '지정 유물' 등 고문서 80점 기탁

  • 승인 2026-01-28 16:34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경북 영천시는 28일 영천향교 소장 고문서의 경북도 유형문화유산 지정을 축하하는 지정서 전달식과 영천향교에서 해당 유물을 시에 맡기는 기탁식을 함께 진행했다.

경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물은 영천향교 소장 고문서 총 49점(향교 자료 28점, 향청 자료 21점)으로, 지난 5일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영천향교는 이번 지정 유물을 포함해 향교·향청 관련 고문서 총 80점을 영천시에 기탁하기로 결정해 지역 문화유산 보존에 큰 뜻을 더했다.

해당 고문서는 조선시대 영천 지역 사림의 형성 과정과 향촌 지배 구조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독보적인 자료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등 숱한 전란 속에서도 영천향교 유림들이 대를 이어 지켜낸 이 자료들은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희귀본이 다수 포함돼 주목되고 있다.

주요 유물은 향교 자료 중 1618년(광해 10) 작성돼 동·서재 구분 이전의 교생 명단을 보여주는 '향교 유안(儒案)'과 1751년(영조 27) 향교 동재에 머물던 정식 유생들의 명단인 '청금안(靑衿案)'이다. 청금(靑衿)은 푸른 깃이라는 의미로 당시 유생들이 입던 푸른색 도포의 깃을 상징한다. 이는 조선시대 사림의 인적 구성을 보여주는 핵심 사료다.

특히 조선 후기 향교 교육의 쇠퇴를 반박할 수 있는 '접소관절목(接所官節目)'과 정조 승하 당시 망곡례(국상이 났을 때 대궐 쪽을 향해 애곡하는 예식)에 참여한 인사 명부인 '국휼시망곡록(國恤時望哭錄)' 등은 영천향교만의 차별화된 기록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이외에도 15세 이하 학동 명부인 '동몽안(童蒙案)', 평민층 교생 명부인 '서재안' 등이 포함돼 조선시대 교육 체계를 생생히 증언한다. 강릉에서 활동한 의병장 민용호가 1896년(고종 33) 경상도 각 향교에 보낸 '창의격문'은 구한말 항일 운동의 확산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향청 자료로는 1611년(광해 3)에 작성된 영천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향안(鄕案)'부터 1673년(현종 14)까지 '향안'이다. 필사본임에도 불구하고 17세기 영천 지역의 사족을 총망라한 엘리트 명부로, 당시 지역 지배질서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이덕기 영천향교 전교는 "향교의 보물이자 영천 사림의 자긍심인 고문서들이 경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시의 전문적인 관리를 받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시는 이번에 기탁받은 80점의 고문서를 항온·항습 설비를 갖춘 임고서원 수장고에 보관 중이며 향후 영천시립박물관이 개관하면 이전해 전시 및 지역사 연구·교육자료로 적극 활용한다.

시 관계자는 "영천향교 고문서는 변함없이 대대로 전해져야 할 우리 지역의 찬란한 유산으로, 이번 기탁은 영천시립박물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소중한 유물을 맡겨주신 뜻을 받들어 보존과 활용에 만전을 기해 역사문화도시 영천을 더욱 빛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천시는 상시 유물 기증·기탁 운동을 진행 중이며 기증·기탁 관련 자세한 문의는 문화예술과 시립박물관팀(054-330-6752)으로 하면 된다.


영천=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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