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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후(당진3, 더불어민주당)충남도의원. |
충남·대전 통합은 갑자기 등장한 정책이 아니다. 자치분권과 균형성장을 국정 철학으로 제시했던 노무현 정부, 지역의 자율성과 초광역 협력을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우리 사회는 '서울 중심 구조'를 넘어서는 지역체제 개편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충남은 수도권과 하나의 경제·생활권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이를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지역 성장 전략으로 전환할 행정 권한과 재정 기반은 충분하지 않았다. 인구와 소비, 고급 서비스 기능은 수도권으로 흡수되는 반면 지역은 생산과 주거 기능을 담당하는 외곽 공간으로 머무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제조업 기반 역시 수도권 본사 기업의 생산 거점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부가가치와 의사결정의 중심이 외부에 놓이는 산업 구조가 고착되는 측면도 있었다. 산업과 교통 흐름은 이미 광역화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행정체계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불균형이 지속돼 온 것이다. 대전과의 통합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완화하고, 수도권 1극 구조에 대응하는 새로운 성장축을 형성하려는 전략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지방소멸에 대한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지역이 스스로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통합은 재정 지원 확대, 통합특별시로서의 위상 강화, 공공기관 우선 이전, 산업 활성화라는 제도적 변화와 함께 추진되고 있다. 이는 지역 산업 기반을 넓히고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행정 효율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더불어 행정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주민을 대표하는 지방의회의 권한 강화 역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통합특별시는 '큰 행정조직'이 아니라, 권한과 책임, 민주적 통제가 함께 확장되는 지역 거버넌스 모델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서 특별법 논의가 지체되면서 실질적 자치분권을 제도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합은 특정 정당의 정책 성과로 다툴 사안이 아니다. 정치적 유불리나 색깔론에 따라 방향이 흔들려서는 안 될, 지역과 국가의 공간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미래와 국가의 균형 발전을 좌우할 사안을 단기적 정치 계산의 틀 안에 가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한민국이 오랫동안 서울공화국이라는 말로 상징돼 온 현실을 넘어설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한 번 기회를 흘려보낼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충남과 대전의 통합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체제의 미래를 가늠하는 시험대 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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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