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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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 공짜는 없다

윤성국 전 대전관광공사 사장

  • 승인 2026-02-05 16:22
  • 신문게재 2026-02-06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윤성국(신규사진)
윤성국 전 대전관광공사 사장
케케묵은 맛이 없지 않으나 정곡을 찌르며 삶의 이치를 깨우쳐 한때 세간에 화두가 됐던 맛깔스러운 격언을 소환해본다. 세상에 없는 세 가지, '비밀, 정답, 공짜'.

두 사람이 이미 알고 있으므로 비밀은 오래 못 간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공개되기 마련이므로 '비밀'이 없다고 한다. '정답'은 인간의 삶에 하나의 답이 있을 수 없으며, 오늘의 정답이 내일 바뀌기도 한다.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그의 삶이 정답일 수는 없듯. 공짜 또한 없다. 이해관계가 분명한 인물이 대가 없이 준다고? 그럴 리가 없다. 세상 이치에도 어긋난다.

공짜는 참 달콤하다. 아무런 노력 없이, 시쳇말로 '숨만 쉬어도' 돈과 혜택이 수중에 들어오니 그야말로 기분 좋은 횡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가 없는 공짜를 경계하지 않으면 공짜가 요구하는 잔인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다들 잊고 산다. 착각을 하며, 아니 애써 외면하며, 훗날에 대한 경계 없이 무심히 살아가는 까닭이다.

공짜하면 떠오르는 '복지 표퓰리즘(표+포퓰리즘)'. 수많은 학자들의 주장과 경고, 세계 여러 나라의 뼈아픈 경험들이 즐비하다. 복지 포퓰리즘 정책의 폐해를 무시하기라도 하듯 최근 정부의 보편적복지 기조에 편승, 재정능력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들까지 앞다퉈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생활안정, 민생지원 등의 그럴싸한 명목 아래, 전 국민 대상으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유권자의 표심을 사보겠다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않다.

각 지자체의 인구증가를 위한 출산지원정책도 예사롭지 않다. 수천만 원, 많게는 억대의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한 자치단체도 등장하는 등 대책이 난무한다. 근본적인 대책 대신 당장 출산장려금을 통한 인구 증가에만 목을 매고 있는 것이다. 각종 연구에서 확인되듯, 현금을 지원하는 출산장려금 정책이 출생아 수 확대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보면 이러한 복지정책은 지속 불가능에 가깝다. 바닥 수준의 재정자립도에 머물고 있다. 정책의 기본이자 전제 조건이 재정이다. 정책은 재정이 뒷받침되고, 지속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출발해야 한다. 열악한 재정 여건에서는 복지정책이 지속될 수 없다. 어려운 여건에 놓인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정책이라면 장려돼야 하겠지만 이러한 복지정책 남발은 마땅히 자제돼야 하며, 냉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그리스 등 국민의 인기를 얻겠다고 근시안적 국가 경영으로 현금성 지원 및 복지정책을 남발하다가 극심한 경제위기에 처한 나라들이 수없이 많다. 최근 복지정책으로 유명한 유럽의 선진국 핀란드조차도 복지 수준 축소에 나섰다. 국가도 이러한데 곳간이 비어있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장은 검은 마수를 드러내지 않지만 공짜는 반드시 엄중한 대가를 요구한다. 지역경제는 무너진다. 빈 곳간을 채울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하며, 공공요금 인상 청구서를 받아들 수밖에 없다. 시급한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지 못해 정주 여건이 팍팍하기만 하고, 증가한 부채는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빚더미를 안기고 만다.

배울 만큼 배웠고, 살 만큼 사는 나라의 국민인데 공짜의 달콤함에 취해 넙죽넙죽 받아서 될 일이 아니다. '유권자의 수준이 곧 국가의 수준'이라고 한다. 그동안 없는 공짜를 던져주던 말솜씨 좋은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만들어왔다면 이제는 우리 유권자가 수준 있는 정치인들을 만들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공짜는 없다'. /윤성국 전 대전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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