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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선화동 3.8민주의거기념관에서 이양희 기념사업회장이 1960년 3월 8일 민주의거 당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하지만 66년이 흐른 지금, 3·8민주의거의 이름과 의미를 온전히 알고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역사 속 한 장면으로만 남겨두기엔, 그날의 선택과 용기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질문을 던진다.
최근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는 '현대사 재조명'과 '민주주의 교육'을 화두로 다시 움직이고 있다. 교과서 등재 추진은 물론, 시민을 대상으로 한 '3·8아카데미'를 개설해 학생과 성인을 아우르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기념관 운영 역시 단순한 전시를 넘어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는 제도가 아니라 배우고 토론하며 익혀야 할 가치라는 문제의식에서다.
과연 3·8정신은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왜 지금, 다시 3·8민주의거를 이야기해야 할까. 기념사업회를 이끄는 이양희 회장의 생각을 통해 3·8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올해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공직에 있을 때만큼 바쁘게 지내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유민주주의가 잘 뿌리 내리기 위한 일들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3·8민주의거만 하더라도 벌써 66년 전의 일이 됐고, 민주주의는 태어나면서 아는 것이 아니라 잘 배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과서 등재 등을 위한 여러 계획들도 세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3·8기념관이 개관 1년을 맞았고, 3·8아카데미를 개관하는 등 교육을 위한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시민단체나 사회단체 등과 협업하고 함께 논의하는 자리도 만들고, 민주주의에 대한 이슈를 가지고 거리로도 나가며, 필요한 곳이 있다면 직접 현장으로 가는 출장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올해 시작한 3·8 아카데미 운영이 기대된다.
▲3·8민주의거를 이미 아는 분들은 알지만 실제 알고 있는 비율이 5%도 되지 않는다.
대전의 3·8의거는 대구 2·28 학생민주의거, 마산 3·15의거와 함께 4·19의 도화선이 된 사건으로, 부정선거를 자행한 자유당 정권을 교체한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주권 발동 사례다. 정치사적으로도 영국 명예혁명, 프랑스 대혁명과 비견할 수 있는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민주주의를 태어나면서 아는 사람은 없다.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발달 과정의 중요성이 교과서에 충분히 등재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민주 발전사를 교과서에 반영해 달라고 수차례 주장했지만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념관에서 시민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자 아카데미를 개설했고, 출장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아카데미 강좌 방식과 강사진, 프로그램 등을 소개한다면.
▲4월부터 공개 시민강좌를 열어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학생 강좌, 오후 2시에는 성인 강좌를 운영한다. 시민단체와 협업 약정도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방송도 만들어 교육과 행사를 알리고, 회원과 시민이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하려 한다.
고심 끝에 3·8 아카데미를 구상했고, 현재 양승근 원장과 교무실장 이영조 교수, 이갑상 교수, 유한봉 교수, 신천식 교수, 황미숙 교수, 천윤호 운영처장까지 탄탄한 강사진을 꾸렸다.
이영조 교수는 대전노인지도자대학장으로 말 그대로 살아있는 근현대사 사전이라 할 수 있다. 이갑상 교수는 신경주대 교수로 경영학 박사이며, 유한봉 교수는 대전시민대학 교수이자 대전서구지회 노인대학장을 맡고 있다. 여기에 성인교육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한국웃음행복아카데미 원장 황미숙 교수도 참여했다. 운영처장은 천윤호 상임부회장이 맡아 행정적으로 아카데미를 돕고 있다.
-교과서 등재 추진 상황은.
▲공식 석상에서 교과서 등재를 요청하고 시의회와도 상의하며 예전보다 논의는 활발해졌지만, 아직 뚜렷한 진척은 없다.
올해는 예산안과 함께 국회 차원의 토론회를 추진해 다른 지역 민주의거와 함께 교과서 등재를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3·8민주의거 정신이 후대에 계승되기 위해서는 일선 학교의 교육과 참여가 필요하다.
▲지난해에는 배재대학교 최호택 교수 강좌 시간에 대학생을 대상으로 3·8민주의거를 알리는 기회를 가졌다.
초중고 및 대학교까지 학교별로 젊은 세대에게 널리 알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매년 열던 백일장도 학교별 개최로 전환하고, 시 낭송도 각 학교 강당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개최해 온 클래식 음악회 역시 우리들공원이나 으능정이 거리 등에서 팝송이나 K팝을 포함한 공개 행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송대학교 전영진 교수에게 기획을 요청했는데, 젊은 사람을 위한 일종의 광장도 만들고 젊은 사람을 모아 호흡하면서 3·8민주의거를 알려보려 한다.
대전을 찾은 방문객들이 민주주의의 의미와 역사를 자연스럽게 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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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성희 기자 |
▲민주주의는 나누어 가는 제도다. 정치 지도자 사이에 법으로만 해결되지 않는 것을 정치라는 대화와 타협의 도구를 통해 국가의 안전과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에서 유를 찾아내야 한다.
국제적으로도 격동기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이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만을 두고 여러 나라들 사이에 벌어진 긴장관계까지. 심히 어려운 시기다.
3·8민주의거와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 일선 학교에선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며 불편해 하기까지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교과서 등재뿐 아니라 민주주의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넓은 의미에서 사회교육의 장을 확장하고, 언론, 교육기관, 각종 기관들이 함께 민주주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역대 대통령들의 과오를 평가하는 것과 동시에 대한민국 발전과정에서 정부가 잘 이룩해낸 성과들을 모아 기록하고 우리 현대사를 아름답게 재조명해 민족대통합을 하는 길이 결국은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영속가능한 그리고 훌륭한 민주주의를 이룬 우리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방법이다.
-사업회의 여러 과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추가 유공자 인정'이 아닐까 싶다. 11명만이 공로를 인정받은 상황이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데.
▲3·8민주의거에 대한 자료는 극히 제한된 사진 몇 장뿐이다.
활동 중 다치고 이후엔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으로 간 사람이 수도 없이 많지만 증거가 없고 기록이 없다. 현재 3.8에 참여했고 살아있는 사람이 한 2000명은 될까 싶다.
-국가유공자 외 다른 방법은 없나?
▲국가유공자 인정이 싶지 않기에 지방유공자 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한다.
혜택은 없지만, 여러분의 젊은 시절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과 행적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방식은 3·8 유공자 집 앞에 지방유공자 표식을 해주거나 둔지미공원 돌에 이름을 새겨주는 기념물을 만드는 방식으로 일부 위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상징적 의미를 담은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3·8민주의거기념대종을 제안했다. 제야의 종처럼 3월 8일, 대전고나 둔지미 공원에서 3·8민주의거를 기념해 3·8종을 치는 행사다.
새해 벽두 대전에서 종도 치고, 3·8민주의거에서 시작한 민주주의의 외침을 상징적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만들면 어떨까 논의를 하고 있다.
-2024년 11월 개관한 3·8 민주의거 기념관도 직접 관리와 운영을 시작했다.
▲최근 방문객이 꽤 늘어나 개관 이후 1만 5000명 정도가 기념관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념회에서 활발하게 기념행사도 하고 외부활동을 하면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지역 유명 관광코스와 연계하거나, 도시철도나 버스정류장 등에 안내해 많은 방문객을 초청하려고 한다. 또 새롭게 시작한 3·8아카데미 교육과 활동으로도 시너지가 발현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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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성희 기자 |
▲1960년 3·8민주의거를 보도했던 중도일보는 오랜 연륜을 가진 언론이다. 앞으로 대전·충남 통합과 통일 이후 충청권이 수도가 된다면, 그 중심에서 중도일보가 수도 일간지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과거 대전은 땅도 좁고 기업도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난한 도시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장 기업 수가 서울·경기·인천 다음으로 많을 만큼 성장했다. 대전의 음악가, 시인, 코미디언, 가수, 교장선생님 등 이 도시를 사랑하고 역사를 만들어 온 분들의 발자취를 기리는 비석도 세우고 기념관도 만들면서, 우리의 역사를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 이른바 '대전정신'이 필요하다. 장차 통일 시대의 수도가 될 곳, 우리 대전은 3·8민주의거와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도시다. 또한 과학 분야에서도 선진화를 이끌었고, 대한민국 현대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온 도시 정신이 살아 있는 곳이다.
이런 도시가 통일 시대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대전과 충청이 단합해 번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정신적 중심을 함께 다져가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대담=고미선 사회과학부장(부국장)·정리=이현제 기자
○… 이양희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은.
1945년 충청남도 대전부(현재 대전시)에서 태어나 대전원동초등학교, 대전중학교, 대전고등학교,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무1보좌관 등을 역임하고, 1995년 정계에 임문했다. 이후 제15·16대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24년 제9대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장에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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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