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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희 기자 (충북 제천 주재) |
3월 8일 개막을 앞둔 제천종합운동장의 풍경은 축제라기보다 점검 대상에 가깝다. 38년 세월을 버틴 콘크리트는 군데군데 갈라졌고, 관중석 좌석은 벗겨진 페인트로 오염돼 있고 조명은 밝기와 균일도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선수의 경기력과 관중의 안전을 동시에 책임져야 할 공간이 '노후'라는 단어로 설명되는 현실은 아이러니다.
제천시는 그동안 '스포츠 도시'를 내세워 왔다. 그러나 구호와 인프라는 비례하지 않았다. 시설의 노후화는 하루아침에 진행되지 않는다. 예산은 매년 편성됐고, 행정은 매년 존재했다. 그 시간 동안 무엇을 점검했고,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예산 편성조차도 없었는데 최근 일부 라커룸과 조명 개선 예산이 반영됐지만, 이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처방이라기보다 응급조치에 가깝다.
개막전은 도시의 첫인상이다. 전국의 시선이 집중되는 순간, 우리는 어떤 장면을 보여줄 것인가. 시민의 열정인가, 아니면 준비 부족의 흔적인가. 축구는 90분이면 끝나지만, 도시의 평가는 훨씬 오래 남는다.
더 늦기 전에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단기 보수와 땜질식 예산으로는 신뢰를 쌓을 수 없다. 종합적인 안전 진단, 중장기 리모델링 계획, 성과를 홍보하는 일만큼, 기반을 다지는 일도 중요하다.
운동장은 38년째 그 자리에 서 있다. 그러나 행정의 책임까지 대신 짊어질 수는 없다. 화려한 개막의 함성 뒤에 가려진 균열은 곧 행정의 균열이다. 제천시가 진정 스포츠 도시를 말하고 싶다면, 이제는 일시적인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 콘크리트 바닥과 제천종합운동장의 시설을 바라볼 때다.
제천=전종희 기자 tennis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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