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요양시설 옴 확산에 ‘대리처방 의혹’까지…감염 관리 체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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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요양시설 옴 확산에 ‘대리처방 의혹’까지…감염 관리 체계 흔들

'탁상 대응에 불법 처방까지'...보호자 불안 증폭

  • 승인 2026-03-23 10:12
  • 수정 2026-03-23 16:04
  • 신문게재 2026-03-24 13면
  • 김기태 기자김기태 기자

부여군 요양시설에서 옴 확산 은폐 의혹과 불법 대리처방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보건소의 전화 조사 위주 행정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감염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옴이 법정 감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현장 조사가 미흡해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입소자 보호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요양시설 내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감독 강화와 구조적인 대응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부여군 내 일부 요양시설에서 옴(피부 기생충 감염) 확산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리처방 논란까지 불거지며 감염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장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보호자들의 불안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본보 3월 14일 보도 이후 추가 제보도 이어졌다. 한 보호자는 "2025년 11월 요양시설에 입소한 어머니가 온몸을 긁어 상처가 날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고, 결국 2026년 1월 다른 지역 요양원으로 옮겼다"며 "보건소에 항의했지만 법정 감염병이 아니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옆 방 어르신이 장갑을 끼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감염 여부를 물었지만, 시설 측에서는 오히려 '왜 신고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대응은 옴 발진 등 감염 증상에 대한 설명이나 정보 공유 없이 상황을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감염 의심 사례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정확한 확산 규모나 경로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여보건소는 지난 3월 20일 기준 관내 확진자가 3명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감염취약시설 40개소를 대상으로 전화 확인을 통해 집계된 수치다.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는 "감염은 경로를 추적하면 어느 시설에서 시작됐는지 충분히 파악이 가능하다"며 "전화 조사만으로는 실제 확산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옴이 법정 감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현장 조사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감염이 음성적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대응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시설에서 제기된 대리처방 의혹은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대리처방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 한해 보호자에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요건을 갖추지 않은 경우 불법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시설에서는 다수 입소자의 치료를 위해 직원 명의로 처방을 받거나, 비급여 약을 구입해 사용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확산을 빠르게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지만, 법적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요양원 관계자는 "요양시설 자체에서 발생하기보다는 입소 전 잠복기를 거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감염이 발생하면 모든 입소자를 목욕시키고 침구류를 교체·세탁해야 하는 등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 감염 문제가 아닌 구조적 관리 문제로 보고 있다. 특히 고령층이 밀집된 요양시설 특성상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감염병 여부를 떠나 요양시설 관리·감독 체계와 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경고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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