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권력이 시민을 위협했다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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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권력이 시민을 위협했다는 의혹

문제의 핵심은 '신분' 이다

  • 승인 2026-03-29 10:38
  • 신문게재 2026-03-30 6면
  • 정진헌 기자정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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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진헌 기자
3월 16일 야간 10:00경, 경남 통영시 무전동 한 치킨집에서 발생한 사건이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통영해양경찰서 소속 직원들이 회식 중 업주 폭행 및 난동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권력의 근간인 신뢰가 흔들리고 공직 기강 문제로 번지고 있다.

현장 CCTV에는 술에 취한 상태로 보이는 인물이 식당 의자를 발로 차고 가게 출입문을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시민과의 몸싸움이 있었던 정황과 폭언이 오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공직 기강 붕괴다.

현재까지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책임 소재는 공식 조사로 확인돼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느끼는 충격과 불안은 이미 현실이 됐다.

경찰은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시민을 제압하는 조직이 아니다.

특히 해양경찰은 바다와 어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기관이다.

그런 조직이 심야에 시민 앞에서 물의를 일으켰다는 의혹만으로도 신뢰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단순한 개인 일탈 의혹을 넘어 회식 자리에는 간부급 직원들도 함께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조직 문화와 지휘·감독 책임까지 함께 점검해야 할 문제다.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윤리는 근무시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제복을 벗는 순간에도 국민의 신뢰는 계속된다.

지금 시민들이 묻고 있는 것은 단 하나다.

"이 사건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이 조직 믿어도 되는가"

"재발방지"라는 말은 너무 많이 들었다. 문제는 왜 항상 사건 뒤에만 등장하느냐는 것이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반복되는 상투어일 뿐이다. 국민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이건 실수가 아니라 자격 상실이다.

그 자리에 해경 간부까지 있었다는 주장인데 부하의 일탈을 막지 못한 조직은 무능이고, 막지 않은 조직은 공범이다.

총과 수갑을 가진 조직이 술자리에서 통제력을 잃었다면, 시민 앞에서는 얼마나 더 위험할 수 있겠는가

조직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사건은 개인이 만들고, 책임은 조직이 흐리고, 시간은 모든 것을 덮어주기 때문이다.

침묵으로 버틸 것인가, 책임으로 바로 설 것인가.

침묵하면 조직은 편해진다. 그러나 국민의 불안은 커진다.

통영해경은 시민이 됐다고 할 때까지 자성하고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한려수도의 자존심을 지키고 경찰공무원으로서 명예를 짓밟지 않는 해경이 되길 바란다.

해경청장은 알아야 할 것이 1가지 있다. 이제부터는 책임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부산=정진헌 기자 podori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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