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 곁의 검은 그림자 ‘식량 위기’농업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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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 곁의 검은 그림자 ‘식량 위기’농업이 해답이다

이효숙 대전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 승인 2026-04-08 17:04
  • 신문게재 2026-04-09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농업
이효숙 대전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어느덧 대지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노란 산수유가 기지개를 켜고 보리밭의 푸른 싹이 따사로운 햇살 아래 생동감을 더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우리 농촌이 맞이한 올봄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무겁다. 꽃샘추위보다 더 매서운 '글로벌 식량 안보의 위기'가 우리 눈앞에 닥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UN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2026년 세계식량위기보고서'는 충격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2억 8천만 명 이상이 극심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는 5년 전보다 25%나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발발한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충돌은 단순히 주유소 기름값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요소 수출량의 35%가 지나는 이 해역의 불안정은 요소 가격을 톤당 130달러 이상 끌어올렸고, 국내 무기질 비료 가격 또한 전년 대비 8.3% 인상되어 농가 경영을 직격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가을장마는 벼 깨씨무늬병과 수발아를 확산시켜 종자 생산량 감소라는 재앙을 불렀다. 종자 부족은 생산 기반 자체를 흔드는 일이며, 식량 자급률 45.2%에 불과한 우리나라에는 생존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화살이 되고 있다. 이는 2026년 농산물 가격의 전방위적 상승인 '애그플레이션'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제 농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 안보'의 핵심이다. 전쟁, 기후변화, 고물가라는 삼중고를 극복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대전시 농업기술센터는 이러한 위기에 맞서 대전지역 여건에 적합한 맞춤형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스마트농업의 전면적 보급이다. 시설채소 에너지 저감시설 및 환경제어 시스템 5개소, 노지과원 재해방지 및 시설과수 스마트팜 5개소, ICT활용 양봉 스마트시스템 2개소를 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농업인대학 스마트농업과정과 경영실습 과정을 4회 운영하여 대전형 스마트팜 농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둘째, 탄소중립 실천과 외부 투입재 의존도 감소다. 가축분뇨 퇴비화 시설 4개소와 TMR배합사료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토양시비처방 1000건, 가축분뇨 퇴비 부숙도 검사 60건을 지원한다. 농산물안전성 검사(잔류농약 463성분 및 동물용의약품 10성분)와 PLS(농약허용기준강화) 연계 농약안전사용 교육, 유용미생물 3종 공급,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지원을 통해 환경오염을 최소화 하고 있다.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연중 운영하여 기상이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셋째, 고령화와 경영비 절감을 위한 신기술을 보급이다. 드론활용 벼 병해충 공동방제 400ha, 볍씨 온탕소독 및 파종 생력화 기술 2개소, 고온기 시설채소 온도저감 시스템 6개소, 과수 무인방제시설과 공기순환방열팬 9개소를 보급하여 지속가능한 농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기후 위기는 이미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라고 미룰 여유는 없다. 지금 바로 농업 체질을 개선하고 선제적 투자를 확대하는 것만이 우리 아이들에게 '배고프지 않은 미래'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농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대전시 농업기술센터는 앞으로도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에 맞서 지역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식량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이효숙 대전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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