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여론조사, 내가 졌으니 조작했다고? 데이터는 '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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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여론조사, 내가 졌으니 조작했다고? 데이터는 '팩트'

당진 박승군 기자

  • 승인 2026-05-16 10:56
  • 수정 2026-05-17 07:26
  • 박승군 기자박승군 기자

현대 여론조사는 가상번호 도입과 무작위 추출 방식을 통해 조사자의 주관이나 특정 성향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통계 보정 및 질문 구성 등 모든 절차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엄격한 감시를 받으며, 조작 적발 시 강력한 법적 처벌이 따르기 때문에 인위적인 결과 수정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정치권은 여론조사 결과를 부정하기보다 이를 현재의 민심을 반영한 객관적인 지표로 받아들이고 향후 전략을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크기변환]사본 - 박승군 사진
당진주재 박승군 기자
정치권에서 여론조사는 때로 '응원가'가 되고 때로는 '소음' 취급을 받는다.

결과에 따라 '거봐라'와 '못 믿겠다'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요즘 세상에 여론조사 조작? 그건 불가능에 가까운 모험"이라는 것.

나는 민선 8기 때도 여론조사를 해봤고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서울과 충남 등 몇 군데 여론조사 기관을 접촉해 상담한 결과 한쪽을 조금이라도 이롭게 할 방법은 없었고 더군다나 마사지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당진에서 발표한 당진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두고서도 반응은 '거봐라'. '조작했다'. '못믿겠다'. '의외다'. '이럴 수가' 등의 반응이 나오는 것을 들었다.

물론 진 쪽은 '내가 이기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뭔 소리냐'며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현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그 자체로 정확하며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남은 기간 더 열심히 표심을 공략하는 것이 방법일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등록된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절차를 거쳐 발표한 수치는 조작이 불가능하고 그 자체를 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번호부터 '랜덤', 내 맘대로 고를 수 없다

과거에는 조사 기관이 보유한 전화번호부로 전화를 돌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안심번호(가상번호)의 도입으로 통신사로부터 성별·연령·지역별로 무작위 추출한 '가상번호'를 제공 받는다.

조사 기관은 응답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며 특정 성향의 사람만 골라 전화를 거는 행위 자체를 원천 봉쇄하고 RDD(임의전화걸기)로 컴퓨터가 무작위로 번호를 생성해 전화를 거는 방식 역시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를 차단한다.

'가중치'는 마법이 아니라 수학이다

"응답자 비율이 인구 통계와 다르니 조작이다!"라는 주장도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를 보정 하는 것이 바로 '통계적 가중치(Weighting)'이다.

특히 행정안전부 인구 기록 기준에 따라 조사 결과는 반드시 최근 행안부 발표 인구 통계에 맞춰 성별·연령·지역별 비중을 재조정해야 한다.

이밖에 검증된 산식이라는 보정 과정은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수학적 산식(셀 가중 또는 림 가중)에 따라 이뤄지며 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눈을 부릅뜬 '심의위원회'의 존재

대한민국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라는 강력한 감시자가 있다.

단 한 번의 조작으로 여론조사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으므로 모든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질문지 구성부터 표본 추출 틀, 가중치 부여 방식까지 상세한 자료를 여심위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이를 열람할 수 있고 전문가들도 들여다 보는데 만약 데이터를 임의로 만졌다가 적발되면 천문학적인 과태료는 물론 조사 기관 등록 취소라는 '사형 선고'를 받게 돼 돈 몇 푼 벌자고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AI와 시스템이 감시하는 실시간 인터뷰

면접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경우에도 '마사지'는 불가능하고 전 과정 모든 통화 내용은 녹음하며 감독관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특히 편향된 질문 방지를 위해 질문지는 사전에 선관위에서 승인한 문구 그대로 읽어야 하고 특정 답변을 유도하는 뉘앙스가 섞이면 그 조사는 즉시 폐기 대상이다.

'숫자는 죄가 없다'는 말이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내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불리하게 나왔다면 그것은 조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현재의 '민심 스냅샷'이 그렇다는 신호일 확률이 높다.

끝으로 후보자들은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조사를 부정하기보다는 데이터가 보여주는 민심의 흐름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승부사의 자세 아닐까?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할 뿐이다. 당진=박승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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