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옷을 바꾸며 계절을 느끼는 일본의 문화, 코로모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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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옷을 바꾸며 계절을 느끼는 일본의 문화, 코로모가에

헤이안 시대에서 이어진 코로모가에의 전통과 현재

  • 승인 2026-06-17 08:53
  • 황미란 기자황미란 기자
포근한 봄이 지나가고 초여름의 더위가 느껴지는 6월 초, 일본에는 전통적인 계절 전환 문화인 '코로모가에(衣替え)'가 있다. 코로모가에는 겨울옷을 정리하고 여름옷으로 바꾸는 습관으로, 한국어로는 옷장 정리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단순히 계절에 맞게 옷을 정리하는 생활 방식처럼 보이지만, 계절의 변화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실천해 온 일본의 전통적인 생활 문화이기도 하다.

코로모가에의 기원은 헤이안 시대(794~1185)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궁중 의식의 하나로 여겨졌으며 음력 4월 1일과 10월 1일을 기준으로 계절 옷을 갈아 입었다. 또한 옷뿐만 아니라 가구나 바닥 매트까지 여름용으로 바꾸는 등 생활 전반을 새롭게 정비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현재의 코로모가에 문화는 메이지 시대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경찰관과 관료 제복을 기준으로 6월 1일부터는 여름 제복, 10월 1일부터는 겨울 제복을 입도록 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 기준은 현재까지 이어져 학교 교복이나 기업 제복 등에도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본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열도이기 때문에 홋카이도와 오키나와처럼 지역별 기온 차이가 크다. 이에 따라 반드시 날짜를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지역과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적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 시기가 되면 일본 거리에서는 흰색이나 파란색 등 시원한 색상 옷을 입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계절의 변화를 체감한다. 일부 일본 노래에서도 여름을 표현할 때 흰 셔츠와 같은 이미지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코로모가에는 단순한 옷 교체 습관을 넘어, 계절의 변화를 생활 속에서 느끼고 자신도 자연의 흐름 속에 함께하고 있음을 인식하게 하는 문화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전통을 통해 사계절 의미를 되새기고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시바타노조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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