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무회의 상정 못한 '촉법소년 안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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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무회의 상정 못한 '촉법소년 안건'

  • 승인 2026-06-30 17:07
  • 신문게재 2026-07-01 19면
정부가 현행 만14세인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는 중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6월 30일 국무회의에 상정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중대 범죄의 기준이 무엇인지 정해지지 않았고, 공론화 과정에서 현행 기준을 유지하라는 권고안이 나온 영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월 촉법소년 연령 하향 여부에 대한 결론을 두 달 안에 내릴 것을 지시한 이후 성평등부는 협의체를 구성해 공론화 작업을 벌였다. 협의체는 공개 포럼과 토론회를 통해 현행 연령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권고안을 정했다. 하지만 성평등부가 중대 범죄에 한해 기준연령을 '조건부 하향'하는 수정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지자, 한국아동복지학회와 청소년복지학회 등이 반발하면서 상정이 무산된 것이다.

양 기관은 "중대 범죄에 한해 조건부로 연령을 하향하는 방안은 해당 아동에게 전과자 낙인을 부여하고 구금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중대 범죄인지에 따라 형사처벌과 보호처분으로 나뉘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1953년 소년법 제정 때 만든 촉법소년 연령 기준은 한계가 분명하고, 아이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만큼 연령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많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으나,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공감한다. 촉법소년도 중대 범죄는 처벌을 받는다. 소년분류심사원 송치는 체포 구속과 같은 미결구금, 소년원 송치는 교도소 수감과 같은 시설구금의 효과를 갖는다. 촉법소년 범죄 예방 및 교화를 위한 교정 시스템 구축과 피해자 보호 대책은 논쟁의 중심에 서야 한다. 소년법 상 기초조사밖에 할 수 없는 경찰에게 강제 수사 권한을 부여, 촉법소년의 범죄 사실과 피해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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