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에 남은 흑두루미 두 마리, 시민이 함께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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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에 남은 흑두루미 두 마리, 시민이 함께 지킨다

순천만에 남은 두 생명, 매일 살피고 기록
먹이 주기 전에 먼저 살아갈 공간 만들어
어린이와 주민이 함께 만든 '생명의 농경지'
흑두루미 목소리 9월 만물공동회로 잇다
민선9기 시민주권을 생태적 시민주권으로 확장

  • 승인 2026-07-14 18:11
  • 전만오 기자전만오 기자
사본 -1.(기획보도)순천마에서 흑두루미 두마리가 쉬고있다
순천만에서 흑두루미 두마리가 한가롭게 노니고있다. (사진=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시(시장 손훈모)가 순천만에 머무는 흑두루미 한 쌍을 지키기 위해 시민과 함께 흑두루미의 먹이터를 조성하고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천연기념물 흑두루미는 보통 10월 중순부터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순천만을 방문하고 이듬해 3월부터 북상하기 시작한다. 시는 흑두루미 한 쌍이 월동 시기가 한참 지난 현재까지도 순천만에 머물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 중 한 마리는 먹이활동 중 논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시간과 횟수가 늘어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는 흑두루미를 지키기 위해 지난 11일 시민과 함께 농경지에 미꾸라지와 우렁이를 방류했다. 또 흑두루미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서식지에 사람과 차량 접근을 제한하는 등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순천만에 남은 두 생명, 매일 살피고 기록하다

시는 흑두루미의 잠자리와 먹이터, 이동경로를 매일 확인하고, 행동과 섭식활동,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관찰하며 건강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특히 몸이 불편한 한 마리가 안정적으로 쉴 수 있도록 쌀겨를 활용한 쉼터를 마련했으며, 야생동물구조센터와 협력해 분변 검사를 실시하는 등 건강상태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또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원거리 관찰을 원칙으로 하고, 주변 방해요인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먹이를 주기 전에, 먼저 살아갈 공간을 만들다

시는 흑두루미의 안정적인 잠자리와 휴식 공간 확보를 위해 순천만 일원에 약 4ha 규모의 대체서식지 무논을 조성했다. 수위와 식생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주변 농경지 먹이터와 하나의 서식권으로 기능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또한 해룡들 주민에게 흑두루미의 체류 상황과 주요 활동 지역을 설명하고, 농작업이나 통행 시 일정 거리를 유지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주민들도 농경지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중요한 먹이터라는 점을 인식하고 사람과 차량의 접근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어린이와 주민이 함께 만든 '생명의 농경지'

먹이 공급 활동에는 올해 10년째를 맞은 순천만 생태학교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어린이들은 지역사회와 함께 동물성 먹이를 공급하며 흑두루미의 먹이와 서식 환경,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켜야 할 거리를 현장에서 배웠다.

농경지와 습지가 사람만의 생산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생명이 관계를 맺는 생태계임을 체감하는 환경교육이자, 주민에게는 자신들의 농경지가 흑두루미의 생존을 지탱하는 중요한 서식지라는 가치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순천만 보전은 주민의 친환경농업과 철새지킴이 활동, 시민의 관찰과 기록이 함께 쌓은 성과다. 이번 활동은 어린이와 지역사회가 각자의 역할을 나누며 '생명을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준 사례다.

▲흑두루미의 목소리를 9월 만물공동회로 잇다

생태를 위한 시민들의 실천은 9월 순천에서 개최되는 '만물공동회'로 이어진다. 순천시는 사람뿐 아니라 새와 나무, 강과 갯벌 등의 존재까지 도시의 주체로 바라보는 학술·토론·예술·축제의 생태 공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민이 자연의 입장을 전달하고, 일정한 법적 지위와 권리를 부여하는 생태법인화의 가능성도 모색할 예정이다. 흑두루미에게 안전한 잠자리와 먹이터를 지키는 현재의 실천은 이러한 논의를 현장에서 먼저 보여주는 사례다.

▲시민주권을 생태적 시민주권으로 확장하는 민선9기 순천

민선9기 순천시는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시민주권의 가치를 미래세대와 인간이 아닌 생명까지 포용하는 생태적 시민주권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순천만에 남은 흑두루미를 보호하는 일도 행정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개체 보호가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이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순천은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시민이 생태 보전의 능동적 주체가 되는 시민주권 도시"라며 "모든 정책은 시민의 목소리에서 나오고 행정은 그 실현을 뒷받침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순천=전만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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