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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도시개발 사업 특성상 입찰·계약·협력업체 거래 교육 진행 (사진=경기주택도시공사 제공0 |
표면적으로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공정거래 교육이지만, 정책적 의미는 단순한 준법교육보다 크다.
주택 공급과 도시개발,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공공사업을 수행하는 GH의 업무 특성상 입찰과 계약, 사업자 선정, 협력업체와의 거래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공정거래 문제는 한번 발생하면 단순한 법규 위반을 넘어 사업 지연이나 비용 증가, 기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뒤 제재하는 방식보다 업무 과정에서 위험을 미리 발견하고 차단하는 예방형 내부통제가 중요해지고 있다.
■ GH가 CP를 도입한 배경은 '규제 대응'보다 '위험 예방'
CP는 조직이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자율적으로 준수하기 위해 마련하는 내부 준법시스템이다.
핵심은 교육 자체가 아니다. 공정거래 관련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구성원에게 준수 기준을 알리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업무를 점검하며, 위반 사항이 발견됐을 경우 내부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GH의 CP 도입은 공공기관의 준법경영을 '법무 부서 중심의 사후 대응'에서 '조직 전체가 참여하는 사전 예방체계'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GH는 올 6월 CP 도입 선포식을 열고 이종선 부사장을 자율준수관리자로 임명했다. 이후 CP 소식지를 발간하고 외부 전담 변호사 상담창구를 운영하는 등 내부 구성원이 공정거래 관련 위험을 상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관련 31일 수원 본사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교육도 진행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공정거래교육사업 지원으로 마련된 이번 교육에서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주요 개념과 유형, CP의 구조와 실무적 중요성 등이 다뤄졌다.
■ 주택·도시개발 공기업일수록 내부통제 중요
GH가 CP를 도입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업무의 특성을 볼 필요가 있다.
GH는 공공주택 공급을 비롯해 도시개발, 산업단지 조성 등 규모가 사업을 수행한다. 사업 하나가 여러 단계의 계약과 용역, 공사, 조달 과정으로 이어지는 만큼 사업 과정에서 수많은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 관련 위험은 특정 부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업부서의 계약 업무부터 협력업체와의 의사소통, 입찰 및 조달 과정, 용역 수행 과정 등 다양한 접점에서 법적·제도적 판단이 요구될 수 있다.
특히 담당자가 법 위반 의도가 없더라도 관련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CP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법을 위반하지 말라'는 선언보다 어떤 업무에서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번 GH 교육이 불공정거래행위의 대표 유형과 예방을 위한 CP의 실무적 중요성을 함께 다룬 것도 이 같은 예방적 접근과 연결된다.
■ CP의 성패는 '교육 횟수'보다 실제 업무 적용 실현
다만 CP를 도입했다고 해서 곧바로 준법경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CP가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가느냐이다.
정기적인 교육과 소식지 배포는 구성원의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실제 계약이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법적 위험을 걸러내는 장치가 없다면 CP는 형식적인 제도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GH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도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계약·입찰·조달 등 위험도가 높은 업무를 중심으로 사전 점검 항목을 구체화하고, 업무 담당자가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은 신속하게 법률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책임자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왜 해당 문제가 발생했는지, 내부 절차에서 어떤 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분석해 제도를 개선하는 환류체계도 중요하다.
■ '준법경영'에서 '공공사업 신뢰'로 이어져야
GH의 CP 도입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공공사업은 국민과 도민의 세금, 공공자산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사업의 경제성뿐 아니라 사업 과정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됐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특히 공공주택과 도시개발사업은 사업 규모가 크고 이해관계자가 많은 만큼 절차의 공정성이 흔들릴 경우 사업 자체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따라서 CP는 단순히 법무 또는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제도가 아니라 공공사업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경영 시스템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GH가 외부 전담 변호사 상담창구를 운영하고 내부 캠페인과 교육을 병행하는 것도 구성원 개인의 판단에만 의존하지 않고 조직 차원의 준법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 앞으로 과제 'CP가 실제로 작동하는가'
GH는 앞으로 정기 교육과 내부 점검체계를 고도화해 공정거래 자율준수 문화를 조직 전반에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결국 앞으로의 평가는 CP를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CP가 실제 사업 현장에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대상과 내용을 직무별로 세분화하고, 입찰·계약·조달 등 위험도가 높은 업무를 중심으로 사전 점검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아울러 내부 상담과 신고, 점검 결과가 실제 업무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구축해야 한다.
특히 CP 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사례를 다시 교육과 업무 매뉴얼에 반영한다면 단순한 준법 프로그램을 넘어 GH만의 공정거래 리스크 관리 체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
GH의 이번 CP 도입은 공공기관이 법 위반을 사후적으로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예방형 준법경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대규모 주택·도시개발 사업을 수행하는 GH가 CP를 실질적인 내부통제 장치로 정착시킨다면 공정거래 준수뿐 아니라 공공사업의 투명성과 기관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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