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통합돌봄 '우수사례' 선정 이후 얼마나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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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통합돌봄 '우수사례' 선정 이후 얼마나 달라졌나

13개 특화사업·케어안심주택 운영
신청자 숫자 아닌 '서비스 연결'과 지속관리

  • 승인 2026-09-03 10:42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화성특례시 전경 (사진=화성시 제공)
화성특례시 전경 (사진=화성시 제공)
화성특례시의 통합돌봄 정책이 경기도가 주목하는 우수사례로 평가받으면서, 이제 관심은 '몇 명이 신청했느냐'에서 '신청한 주민에게 실제 필요한 돌봄이 얼마나 연결됐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시는 3일 병점구 진안동에 위치한 '화성 온(溫) 이음채-케어안심주택' 커뮤니티센터에서 경기도 복지정책과와 도내 13개 시군 통합돌봄 담당 공무원 약 35명을 대상으로 통합지원회의와 케어안심주택 현장 참관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화성시가 경기도 통합지원회의 우수 운영 지자체로 선정된 데 따른 것으로, 다른 시군에 통합돌봄 운영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정책의 성패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수사례로 선정됐다는 사실 자체보다 통합지원회의가 실제 주민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행정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990명 신청' 성과의 출발점이지 종착점 아니다

시는 8월 31일 기준 통합돌봄 신청자가 990명으로 경기도 최상위권의 추진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숫자만 놓고 보면 상당한 규모다. 하지만 통합돌봄은 단순히 신청자를 많이 확보하는 사업이 아니다.

통합돌봄의 핵심은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찾아내고, 개인별 상황을 파악한 뒤 보건·의료, 건강관리, 일상생활, 주거 등 여러 서비스를 하나의 지원체계 안에서 연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990명이라는 신청자 수만으로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검증해야 할 지점은 따로 있다.

990명 가운데 몇 명이 실제 서비스를 받았는지, 어떤 서비스가 제공됐는지, 여러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복합적인 지원이 연결됐는지, 서비스 이후 상태가 개선됐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신청 이후 실제 서비스 제공까지 걸린 시간과 서비스가 중단된 대상자에 대한 사후관리 여부도 중요한 성과지표가 될 수 있다.

■ 통합지원회의가 '회의'에 그치지 않는지가 관건

이날 참관의 중심에는 화성시 통합돌봄과가 진행한 제31차 통합지원회의가 있었다.

참석자들은 회의 운영 절차와 대상자별 지원계획을 확정·조정하는 과정을 살펴봤다.

통합돌봄에서 통합지원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대상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각각의 부서나 기관이 따로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상황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의가 존재한다고 해서 곧바로 통합돌봄이 작동한다고 볼 수는 없다.

회의에서 결정한 지원계획이 실제 현장에서 집행되는지, 의료와 복지, 주거 서비스 사이의 연계가 끊기지는 않는지, 대상자의 상태가 변했을 때 지원계획이 다시 조정되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통합지원회의의 횟수보다 회의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가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

■ 13개 특화사업, '사업의 개수'보다 연계 효과 봐야

시는 현재 경기도 통합돌봄도시 공모사업에 참여해 보건·의료, 건강관리, 일상생활, 주거지원 등과 관련한 13개 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영역이 다양하다는 점은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장점이 될 수 있다. 반면 사업이 많아질수록 각 사업이 하나의 돌봄 체계로 연결되는지가 더욱 중요해진다.

가령 의료서비스를 받은 노인이 퇴원한 이후 건강관리와 식사, 이동, 주거지원까지 필요한 상황이라면 각각의 서비스가 별도로 제공되는 것과 하나의 지원계획 아래 연계되는 것은 결과가 다르다.

따라서 화성시가 향후 공개해야 할 핵심 자료는 13개 사업의 단순 실적보다 사업 간 연계 실적이다.

어떤 대상자에게 몇 개의 서비스를 묶어 제공했는지, 복합서비스 이용자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통해 통합돌봄의 실질적인 수준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케어 안심주택 '시설 입소 대안' 기능하나

이번 현장 참관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화성 온(溫) 이음채-케어안심주택'이다.

통합돌봄의 궁극적인 목표 가운데 하나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나 장애인이 무조건 시설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케어안심주택은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의료·복지·생활지원과 주거를 결합하는 지역돌봄 인프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몇 명이 입주했는지, 입주자에게 어떤 돌봄서비스가 제공됐는지, 건강 상태나 일상생활 능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전환됐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케어안심주택이 시설 입소를 늦추거나 예방하는 역할을 했는지는 향후 화성시 통합돌봄 정책의 중요한 성과지표가 될 수 있다.

검증 대상은 '신청자 수'가 아니다. 화성시가 경기도 우수 운영 지자체로 선정된 것은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다만 우수사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성과가 제시돼야 한다.

■ 경기도 확산 모델 '운영 노하우' 넘어 성과 공개해야

이번 현장 참관에는 용인·성남·하남·고양·안산·구리·오산시 등 도내 13개 시군 담당자가 참여했다.

이는 화성시의 통합돌봄 운영 방식이 다른 지자체에서도 참고할 만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통합돌봄은 지역별 인구구조와 의료·복지 인프라가 달라 단순히 같은 모델을 복제한다고 성과가 보장되는 정책이 아니다.

화성시가 진정한 선도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회의를 운영했는가'라는 행정 노하우를 넘어 '그 결과 주민에게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가'까지 보여줘야 한다.

통합돌봄의 최종적인 성과는 회의 횟수나 사업 개수, 신청자 숫자가 아니다.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생활하는 주민이 늘었는지, 필요한 서비스를 제때 받았는지, 돌봄이 필요한 순간 서비스가 끊기지 않았는지가 핵심이다.

화성시가 경기도 우수 운영 지자체를 넘어 전국적인 통합돌봄 모델을 목표로 한다면, 앞으로의 정책 성과는 '몇 명을 신청시켰느냐' 보다 '몇 명의 돌봄 공백을 실제로 줄였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화성=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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