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중구의 곳간을 키우는 '제2인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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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중구의 곳간을 키우는 '제2인구' 전략

고두환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 대표이사

  • 승인 2026-09-06 16:44
  • 신문게재 2026-09-07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고두환
고두환 대표
지방행정은 오랫동안 주민등록인구를 중심으로 설계돼 왔다. 주민을 위한 복지와 행정서비스가 기본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방재정 여건이 갈수록 빠듯해지는 시대에는 질문 하나를 더해야 한다. 지역 밖의 사람과 돈을 어떻게 끌어들이고, 그 성과를 다시 주민에게 돌려줄 것인가.

대전 중구는 이 질문에 답할 자산을 이미 상당 부분 갖췄다. 2025년 고향사랑기부금은 31억1000만 원으로 전년의 약 네 배가 됐다. 같은 해 방문객도 전년보다 9.1% 늘었다. 지역화폐 중구통은 현재 9만여 명이 가입했다. 각각만 놓고 봐도 의미 있는 성과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세 정책을 따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일이다.

나는 그 총괄 개념을 '제2인구'라고 부르고 싶다. 주소는 중구에 없지만 성심당과 원도심을 찾아오고, 중구에서 돈을 쓰고, 고향사랑기부를 하고, 지역의 문화와 복지사업을 응원하는 사람들이다. 주민등록인구가 아니더라도 중구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지역경제에 기여한다면 중구가 관리해야 할 중요한 인구다.

이 관점에서 보면 고향사랑기부제, 생활인구, 관광, 지역화폐의 역할도 선명해진다. 관광과 문화는 사람을 불러오는 입구다. 고향사랑기부는 지역에 대한 관심을 실제 외부재원으로 바꾸는 장치다. 생활인구 정책은 한 번 온 사람을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관계정책이다. 지역화폐는 그렇게 들어온 돈을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에게 흘려보내고 다시 지역 안에서 돌게 하는 수단이다.

정책의 출발점을 '지역민에게 무엇을 더 줄 것인가'에만 두면 재원은 늘 부족하다. 반대로 지역 밖의 수요와 자본을 끌어오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지역을 경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객을 모으고, 다시 찾게 하고, 소비와 기부로 연결하고, 유입된 돈이 지역 안에서 여러 번 돌게 만드는 것이다. 주민을 덜 중요하게 보자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지역 밖에서 더 많은 돈을 벌어와 그 성과를 주민이 향유하게 하자는 것이다.

중구는 이미 작은 실험을 시작했다. 올해 부여군과 중구통·굿뜨래페이를 활용해 서로의 고향사랑기부를 홍보하고, 기부자에게 지역화폐 혜택을 주는 협업을 진행했다. 기부와 지역화폐가 별개의 제도가 아니라 사람을 지역으로 연결하는 하나의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김제선 중구청장이 말하는 '중구통 2.0'도 이런 큰 그림 안에서 봐야 한다. 단순히 발행액을 늘리거나 온라인 쇼핑 기능을 붙이는 데서 그치면 2.0이라 부르기 어렵다. 고향사랑기부자와 방문객, 생활인구가 중구에서 쉽게 소비하고, 정책수당과 민간의 혜택이 함께 연결되며, 소비가 다시 지역 상권으로 순환하는 기반이 돼야 한다. 중구통은 하나의 사업이 아니라 제2인구를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인프라가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부서별 정책을 묶는 총괄 전략이 필요하다. 고향사랑기부는 자치부서, 관광은 문화부서, 지역화폐는 경제부서가 각각 관리하는 방식만으로는 사람의 이동과 돈의 흐름을 하나로 만들기 어렵다. 구청장 중심으로 '누구를 중구의 제2인구로 만들 것인가, 어떻게 관계를 쌓고, 얼마의 외부재원을 끌어와 어디에서 순환시킬 것인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지역의 곳간은 세금과 보조금만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중구의 경쟁력은 주민 22만 명에만 있지 않다. 성심당을 찾는 사람, 원도심을 즐기는 사람, 중구에 기부하는 사람까지 중구의 경제권으로 연결할 수 있다. 지역 안의 예산을 나누는 행정에서 지역 밖의 사람과 돈을 끌어와 곳간을 키우는 행정으로. 그리고 그 성과가 다시 주민의 삶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중구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지방자치의 모델이다.

/고두환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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