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창고 속 악기, 경기도 교육청 '소리이음' 성과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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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창고 속 악기, 경기도 교육청 '소리이음' 성과 검증

수리·운반비까지 지원…악기 이동량 보다 실제 수업 활용률 핵심

  • 승인 2026-09-07 15:17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 전경(사진=도 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 전경(사진=도 교육청 제공)
학교 창고에 장기간 보관돼 있던 악기를 다시 교육 현장으로 끌어내는 경기도 교육청의 '소리이음 악기공유 지원사업'이 시작된다.

학교마다 사용 빈도가 떨어진 악기를 한곳에 묶어 필요한 학교에 넘겨주는 방식이다. 악기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학생들의 예술교육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지만,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려면 '몇 점을 공유했느냐' 이상의 자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악기의 이동 자체가 아니라 이동 이후 실제 학생 교육에 얼마나 활용됐느냐다.

경기도 교육청은 경기예술교육 통합 플랫폼 'RAS경기예술마루'의 '소리이음마루'를 활용해 학교가 보유한 유휴악기를 등록하고, 필요한 학교가 공유 또는 관리전환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보유학교는 9월 9일부터 16일까지 유휴악기를 등록하고, 수요학교는 9월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공유 가능한 악기를 확인한 뒤 신청할 수 있다. 11월에도 2차 사업이 예정돼 있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악기 연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기도 교육청은 2026년 사업예산 범위에서 악기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수리와 운반에 드는 비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학교가 오래된 악기를 다시 활용하려면 상태 확인부터 수리, 운송까지 별도의 비용과 행정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오래된 악기의 경우 부품이 없어 수리가 어렵거나, 수리비가 새 제품 구입비에 근접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등록 악기 수를 사업 성과로 제시할 경우 실제 활용 가능한 자원의 규모를 제대로 보여주기 어렵다.

사업 첫해에는 최소한 등록 악기 수와 함께 점검 결과, 수리 대상, 수리 완료, 공유·관리전환 규모를 구분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악기 종류별 현황도 중요하다. 피아노·현악기·관악기·타악기 등 악기별로 상태와 수리비가 다른 만큼 단순한 총량만으로는 사업의 경제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휴 악기를 재활용하면 새 악기를 구입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리와 운반에 예상보다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면 경제적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사업 종료 뒤에는 총사업비와 악기 1점당 평균 수리비, 평균 운반비, 학교별 지원액 등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공유악기를 활용한 학교에서 당초 계획했던 신규 악기 구입이 실제로 줄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 가장 중요한 숫자는 '학생 수혜 규모'

사업의 최종 목적은 악기를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예술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데 있다.

악기를 받은 학교에서 실제 수업에 몇 차례 사용했는지, 동아리와 방과후 프로그램에서는 얼마나 활용했는지, 해당 악기를 경험한 학생은 몇 명인지 등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 번 사용한 뒤 다시 보관된 악기와 정기적으로 활용되는 악기는 교육적 가치가 크게 다르다.

따라서 공유 후 3개월·6개월·1년 단위의 활용률을 조사한다면 사업의 지속성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공유사업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실적을 위해 악기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보유학교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악기가 수요학교로 옮겨졌더라도 해당 학교에서 실제 수업에 활용되지 않는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교육환경이 달라진 것이 없다.

결국 성과의 기준은 '관리전환 몇 건'이나 '공유 악기 몇 점'이 아니라 학생들이 실제 악기를 사용한 시간과 인원에 맞춰져야 한다.

경기도 교육청의 첫 사업 결과가 악기 공유 건수에 머물지 않고 실제 학생 참여와 예산 절감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가 '소리이음'의 다음 검증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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