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례를 보더라도 산이나 산성 관련 세계유산 등재는 고난도의 작업이다. 계룡산성, 중악산, 동학사, 철화분청사기 요지, 지질이 결합한 복합유산(Mixed Property) 형태가 물론 등재에 유리할 수 있다. 문화와 자연을 묶는 등재 추진 방향부터 우선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등재를 추진한 보은 삼년산성, 청주 상당산성과 같은 한반도 중부 내륙의 옛 산성이나 8년 전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과도 겹치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종교적·예술적·문화적 연관성을 지닌 문화경관이란 사실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핵심 권역으로 이름을 올린 한라산 등 다른 산악 유산과의 차별화 작업도 요구된다. 남한산성(2014년 등재), 수원화성(1997년 등재)의 선례와 함께 레바논의 중세 성곽군 아멜 산성이 올해 부산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훼손 우려를 이유로 긴급 등재된 사례까지 참고할 만하다. 북한 금강산(2025년 등재)과의 중첩을 피하면서, 수많은 명산 중 왜 '계룡산'인가에 답할 수 있을지 여부도 중요하다.
계룡산의 경우 '후지산-신앙의 대상과 예술의 원천'으로 문화유산이 된 일본 후지산, 자연경관과 도교·불교의 성지로서 복합유산에 오른 중국 태산이 최고의 모델이라고 본다. 국가 산악제례(중악단), 도참·풍수 신도 유적(신도안), 무속·유교·불교, 운무 경관, 도자 예술을 유기적으로 구조화해 온전히 계룡산만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입증해 보일 차례다. 등재 유산이 되려면 공주시, 계룡시, 논산시, 대전시(유성구) 등 지자체 간 협력과 국가유산청, 환경부, 국방부의 참여도 필수적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