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 우리아이 다리 골절 치료 후… '짝다리' 라고요?

  • 오피니언
  • 의창(醫窓)

[의창] 우리아이 다리 골절 치료 후… '짝다리' 라고요?

  • 승인 2015-08-24 14:03
  • 신문게재 2015-08-25 18면
  • 이승구 대전선병원 소아정형외과 박사이승구 대전선병원 소아정형외과 박사
▲ 이승구 대전선병원 소아정형외과 박사
▲ 이승구 대전선병원 소아정형외과 박사
최근 9살인 한 초등학생이 병원을 찾았다. '방방(트램펄린)'을 타다 왼쪽 다리가 부러진 탓이었다. 그 학생은 일주일 정도 입원 후 한 달 반 정도 깁스를 했다. 문제없이 일상에 복귀했지만, 얼마 전 다시 병원을 찾았다. 다리와 허리에서 원인 모를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검사 결과 부러졌던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2cm 정도 길어져 있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소아 골격은 성인과 달리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소아의 골격은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힘에 대해 탄력성이 크고, 두꺼운 골막으로 덮여 있어 손상 시 골 형성능력이 크다. 또 왕성한 재생능력이 있다. 따라서 골절의 치유기간이 성인의 절반 정도로 짧으며, 골 성장판이 있어 길이 성장에 따른 자연적 변형고정이 가능하다.

소아 골격은 성인에 비해 스트레스에 약한 반면, 골절을 유도할만한 충격을 받으면 에너지를 흡수한다. 이 때문에 골절이 일어나기 전에 장관골이 약간 플라스틱처럼 휘는 소성변형을 나타내는 특성이 있다.

다시 말해 여린 나뭇가지처럼 탄성이 있어 소아는 성인과 달리 완전 골절이 되지 않고 휘거나 융기를 만드는 불완전 골절인 경우가 많다. 더불어 소아의 경우 여러 조각으로 뼈가 골절되는 분쇄 골절이 어른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다.

치료에 있어서도 소아 골절은 성인 골절과 차이를 보인다. 나이가 어릴수록 골절이 치유되는 속도가 빠르고, 정확한 위치로 뼈가 붙지 않은 경우에도 자연 교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통 금속판을 통해 내고정을 하기보다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뼈를 본래의 상태에 비슷하게 맞추는 도수정복을 실시하고, 강선만으로 고정한 후 부목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골절 치유 속도가 빨라 뼈가 잘 붙는 점은 소아 골절 치료에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초기 진단이 부적절해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 이미 뼈가 붙기 시작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에 의한 초기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성인 골절의 경우 장기간의 석고 캐스트(깁스) 등으로 고정하는 경우 관절의 강직이 흔하게 발생해 초기부터 물리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아 골절에서는 뼈가 붙는 기간 동안 고정을 해도 장기간 지속되는 관절 강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른과 같은 물리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소아 골절은 해당 부위의 뼈가 완전히 붙었다 해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러진 사지에 과성장이 일어나 정상 쪽의 장관골보다 약간 길어질 수도 있다.

이는 골절부위의 혈류 증가가 인접 골단판(성장판)의 성장을 촉진하거나, 골막이 찢어지면서 골막이 당기던 정상 뼈 상하부위의 끌어당기는 힘이 상실되고, 늘어뜨리거나 잡아당기는 힘이 감소되면서 골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대퇴골이나 경골 골절의 경우, 일어난 지 1~2년 후 약 1.5cm 안팎의 과성장이 나타나기 때문에 소아의 대퇴골 골절 치료 시에는 아예 약 2cm 이내의 종첩을 허용하는 소위 총검형 중첩(bayonet apposition)을 시행하기도 한다.

과성장되거나 성장판 손상으로 한쪽 다리가 짧아졌을 경우 반대 다리와의 차이가 약 2cm 미만이면 아무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면 된다. 그러나 2cm 이상 차이가 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양 다리의 차이가 2~5cm인 경우 짧은 다리 쪽에 굽을 높이는 신발교정을 하게 된다.

만약 5cm 이상 차이가 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교정 수술 시기를 잡기 위해서는 현재 다리의 성장 장애 정도를 판단하고 성장 완료 후의 길이 차이를 예측한다. 통상 여아는 14세, 남아는 16세에 골 성장이 완료되는 것으로 보며, 대퇴 원위부는 연간 10mm, 경골 근위부는 연간 6mm씩 성장을 한다.

이를 토대로 고려할 수 있는 수술 방법으로는 긴쪽 다리의 성장 연골을 제거해 느리게 자라게 하여 짧은 다리가 자란 후 비슷하게 하는 성장판 유합술이나, 짧은 쪽의 다리뼈를 길게 하는 수술인 하지 길이 연장술, 사춘기 이후 긴 쪽의 다리뼈를 짧게 하는 하지 단축술 등이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5년 8월15일 금요일
  2. [S석한컷]대전팬들의 로망 ACL원정 갈 수 있을까? 그럼 당연히 가야지!
  3.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날아간 꿈
  4. 안보공단 대전세종본부, 쉬어가며 배달하기 캠페인
  5. 문화유산회복재단, 중국 동명아카데미와 상호협력 업무협약 체결
  1. 천안법원, 주변인 음란물 제작 20대 남성 징역형
  2. 천안중앙도서관, 9~10월 '리딩클럽 5080' 운영
  3. 대전 집값 31주 연속 하락
  4. 천안갑 문진석 의원, 2025년 행안부 특별교부세 12억원 확보
  5. 천안시 불당2동, 제80주년 광복절 맞아 국가유공자 위문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전세사기 업자와 금융기관 뒷거래 혐의…검찰, 새마을금고 임직원 기소

전세사기 업자와 금융기관 뒷거래 혐의…검찰, 새마을금고 임직원 기소

대전 깡통주택과 전세사기 범행의 자금줄이라고 의심 받아온 대전지역 모 새마을금고에서 전·현직 임직원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낮은 담보와 신용평가 점수임에도 대가를 받고 대출 가능 한도를 넘어서는 대출을 승인해 전세사기 범죄가 시작될 수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대전지검 공판부(부장검사 최정민)는 14일 대전지역 최대 규모의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 A(60대)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전 전무이사 B(50대)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또 B씨의 이부형제이면서 브로커 역할의 건설업자 C(38)씨를 구속기소하고, 자금세탁을..

전국 각지에서 찾아… `직장인 밴드 대전` 16일 대망의 본선
전국 각지에서 찾아… '직장인 밴드 대전' 16일 대망의 본선

중부권 최대 직장인밴드 음악경연 대회인 '2025 직장인 밴드 대전'이 한층 더 화려해진 무대로 찾아온다. 중도일보 주관으로 열리는 직장인 밴드 대전은 대전 대표 축제인 '0시 축제' 기간 마지막날인 16일 대전 중구 우리들공원 특설무대에서 대망의 본선이 진행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직장인 밴드대회는 대전을 넘어 중부권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 각계각층에서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잠재돼 있던 끼와 열정을 발산, 미래 발전 동력으로 삼고 지역 문화 중흥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첫 대회 때..

신임 교육부장관에 최교진 세종교육감 지명...최종 인선 주목
신임 교육부장관에 최교진 세종교육감 지명...최종 인선 주목

3선의 최교진(72) 세종시교육감이 13일 이진숙 후보 낙마 이후 신임 교육부장관에 지명됐다. 이재명 정부는 그동안 걸어온 이력과 일선 교육 경험,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충청권 인사 안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다른 인사 2명 외 다른 지역 교육 인사도 후보군에 올랐으나, 최종적으로 최 교육감으로 무게 중심을 실었다. 최 교육감은 그동안 혁신학교와 고교 상향 평준화, 공교육 강화, 초등학교 학력 시험 폐지, 캠퍼스형 고교 설립, 고교 학점제 선도적 시행 등으로 세종형 교육의 모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통행 방해하는 인도 위 쓰레기 통행 방해하는 인도 위 쓰레기

  • 천 개의 마음 모여 완성한 대형 태극기 천 개의 마음 모여 완성한 대형 태극기

  • 국군간호사관학교 67기 생도 ‘나이팅게일 선서’ 국군간호사관학교 67기 생도 ‘나이팅게일 선서’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대전서 표심 경쟁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대전서 표심 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