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이라더니… 충남 살충제 계란 4곳 모두 ‘친환경’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친환경이라더니… 충남 살충제 계란 4곳 모두 ‘친환경’

  • 승인 2017-08-17 16:17
  • 신문게재 2017-08-18 2면
  • 맹창호 기자맹창호 기자
▲ 산란계농장의 살충제 성분 검사. <중도일보DB>
▲ 산란계농장의 살충제 성분 검사. <중도일보DB>
정부의 허술한 친환경인증제 운영 실체 드러내

혈세로 보조금에 비싼 가격까지 소비자만 우롱




‘살충제 계란’파문이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충남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산란계 농장이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 인증제가 얼마나 허술한지 실체를 드러낸 것으로 전국적으로도 살충제 계란이 확인된 상당수 농장이 친환경 인증을 받아 허술한 제도운용이란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졌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충남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은 논산 서영농장, 아산 무연농장, 홍성 구운회농장, 천안 시온농장 등 4곳이다.

이들 4곳의 계란농장은 모두 정부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로 납품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시온농장은 친환경농장이지만 기준치의 2배를 넘겨 소비자들을 어이없게 했다.

무연농장에선 풀루페녹수론(Flufenoxuron)이 검출됐다. 이는 계란에선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안 되는 살충제다. 독성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체내 잔류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일부 농장주들은“살충제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시민 이모(45·천안시 불당동)씨는“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라면 살충제가 하나도 검출되지 않아야 하는데 일반 기준치 2배라니 너무 황당하다”며 “친환경 마크가 있는 계란을 믿고 사먹을 수 있겠냐”고 개탄했다.

친환경 인증농장의 살충제 계란은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 정부는 이날 오전 5시 현재 검사대상 1239개 농가 가운데 876개 농가의 검사를 완료해 32개 농가 계란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을 생산하는 농가가 28개에 달했다. 부적합 농가 중 87%가 친환경 무항생제 농가인 셈이다.

이와함께 일반 허용기준 이내로 검출돼 친환경 기준을 위배한 농가도 35곳에 달했다. 이들은 친환경 인증표시만 제거하면 생산한 계란을 일반 제품으로 유통할 수 있다.

친환경 인증 농가의 계란에선 살충제 성분이 조금도 나와선 안 되지만, 농약성분이 검출됐어도 판매할 수 있어 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국내 친환경 농산물 인증은 60여 개 민간업체가 맡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가 1999년 도입돼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관리원이 업무를 전담했지만 2002년 민간업체가 참여하고 올 들어 이들에게 모든 인증 업무가 넘어갔다.

농산물관리원은 인증 업무가 제대로 처리됐는지에 대한 사후관리만 하고 있다.

민간업체들은 인증을 신청한 농가에 대해 서류 및 현장심사를 통해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친환경 인증서를 내준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는 정부로부터 친환경 농산물 직불금을 지원받고 친환경 마크가 붙여 일반 상품보다 보통 1.5~2배의 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살충제 계란에서도 보여주듯 부실한 관리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 2013년에도 민간대행업체 직원의 ‘셀프인증’등 말썽을 빚어 왔지만,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는 이번 사태를 맞았다.

정부의 허술한 사후 운영은 더욱 문제였다. 친환경 계란은 살충제 성분이 나와서는 안 되는데도 허용기준치가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도록 발표됐다. 일부 친환경 계란에서 살충성분인 비펜트린이 검출됐지만, 기준치 이하라는 이유로 폐기되지 않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박완주 의원은 “정부가 친환경 인증 농가 구분조차 없이 전수조사에만 집착해 국민에게는 잘못된 정보가 제공된 셈”이라며 “친환경 인증관련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해 국민적 신뢰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내포=맹창호ㆍ세종=이경태기자 mnew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평통 대전 동구협, 한반도 평화공존 대내외 정책 모색
  2. 세종시 '상권' 고립무원…새로운 미래 없나
  3. 대전 진보교육감 단일화 미참여 맹수석·정상신 후보 "단일화 멈춰야"
  4. 석유 사재기·암표상 집중 단속… 민생물가 교란 범죄 뿌리 뽑힐까
  5. [사설] '차기 총선 통합론' 더 현실적 대안인가
  1.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2. 345㎸ 입지선정위 논의 3개월 남아… 지역사회 우려 해소는 '제자리'
  3. [세상읽기]'대전 3·8민주의거' 그 날의 외침
  4. [내방] 김도완 대전지검장
  5. 대전사람 10명 중 8명 "지역치안 안전해"… 대전경찰청 안전 설문조사 진행

헤드라인 뉴스


무산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방선거 화약고 불보듯

무산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방선거 화약고 불보듯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이 사안이 6·3 지방선거 여야 최대격전지 금강벨트의 화약고가 될 전망이다. 더욱이 행정통합 성공에 따른 논공행상이 아닌 실패로 인한 책임공방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커 휘발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통상 공직선거 한 달 또는 늦어도 공식선거운동 기간을 전후해 각 당은 시도별 공약을 발표하기 마련이다. 올 지방선거가 6월 3일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5월 초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5월 21일께에는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진다. 충청권의 경우 여야 가릴 것 없이 이미 지역..

20년 숙원 해결 기대감 높였던 대전역세권 복합 2구역, 아직 첫 삽 못떠
20년 숙원 해결 기대감 높였던 대전역세권 복합 2구역, 아직 첫 삽 못떠

시행사가 사업설명회까지 열면서 착공의 기대감을 높였던 대전 역세권 복합2구역 개발 사업이 첫 삽을 뜨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중동분쟁으로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착공이 계속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대전시와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예정이었던 대전 역세권 복합2구역의 착공이 연기됐다. 대전역세권개발의 핵심 사업인 복합2구역 사업은 대전역 동광장 주변 2만8391㎡ 부지에 1184가구 공동주택과 호텔·컨벤션·업무·판매시설을 집약하는 초고층 복..

`정부세종청사` 이전 흔들기 시도… 지역 정치권 규탄
'정부세종청사' 이전 흔들기 시도… 지역 정치권 규탄

인구 39만 명 벽에 갇힌 세종시. 2020년 중앙행정기관 이전기(1단계)도 미완으로 남아 표류하고 있는 현실. 행정 기능만 덩그러니 놓인 세종시의 정상 건설을 뒤흔드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에 이어 올해 지방선거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의 이전을 공약하는 일이 반복되면서다. 김민석 총리와 행정안전부까지 나서 "추가 이전 계획은 없다"는 사실을 못 박았으나 선심성 약속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세종시 여·야 정치권에 이어 세종특별자치시의회(의장 임채성)가 12일 이에 대한 규탄의 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반갑다 야구야! 반갑다 야구야!

  • 내가 최강소방관 내가 최강소방관

  •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