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수발’에 바쁜 지방의원들

  • 정치/행정
  • 지방의회

국회의원 ‘수발’에 바쁜 지방의원들

  • 승인 2017-08-20 11:07
  • 신문게재 2017-08-21 3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국회의원 따라다니며 눈도장찍기... SNS 등 홍보까지 ‘점수따기’ 여념
지방선거 공천 결정까지 ‘비서’ 역할 불가피... 경쟁주자 간 갈등도 유발



▲ 대전시의회 전경
▲ 대전시의회 전경

“당분간은 수행비서라 생각하고 버팁니다.”

“물갈이 얘기로 군기를 잡는데 어떡합니까?”

내년 6ㆍ13 지방선거를 9개월여 앞두고 지방행정의 견제자인 지방의원이 국회의원 ‘수발’에 바쁘다.

국회의원의 입김에 따라 공천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목과 어깨에 힘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시기인 반면, 지방의원은 가장 초라해지는 이른바, ‘바짝 엎드릴’ 시기가 온 것이다.

대전시의회 A 의원은 며칠 전 지역구 내 기관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해당 기관은 현재 교육관 신축사업 지원논의가 오가는 곳으로, 지역구 국회의원과 함께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동석했다.

다음날 오전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기념한 산행에 이어 민간어린이집 회장단과의 면담에 참석했다. 오후에는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논의하는 간담회까지 소화했다. 이 역시 지역구 국회의원이 참석한 행사였다.

행사 후 A 시의원은 행사에 대한 자신의 소회와 함께 국회의원의 활약상을 높이 평가하는 글을 SNS를 통해 홍보하기도 했다. A 의원은 구청장 출마예상자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다.

충남도의회 B 의원은 주말동안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곳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같은 기초자치단체(市) 대표로 활동 중인 도의원 지역구였지만, 지역 국회의원이 주관한 행사였기 때문이다.

다소 어색하고 눈치도 보였지만,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명함도 건넸다. 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B 의원은 “요즘엔 국회의원 일정에 맞춰 따라다니고 있다”며 “더 바빠지긴 했지만, (국회의원이) 불러만 줘도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대전시의회 본회의장
▲ 대전시의회 본회의장

대전 모 의회 C 구의원은 최근 옆 동네 동료 구의원과 언쟁을 했다.

‘영역’을 침범했다는 이유에서다. 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C 구의원은 국회의원의 ‘부름’을 받고 동료 구의원 지역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물론 동료의원도 동행했다.

마침, 출마하려는 시의원 지역구라 명함도 열심히 돌렸다. 그동안은 지인들을 통해 ‘조용하게’ 동료의원 지역구민을 소개받아 만나왔던데다, 국회의원 측이 호출했기에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C 구의원은 “목숨 줄을 쥔 국회의원이 부르는데, 어떻게 안갈 수 있느냐. 그런데 그걸로 시비를 거니까 어쩔 수 없이 목소리가 커진 것뿐”이라고 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구청장과 지방의회 공천제도 없애자고 하지만, 선거 때는 공천을 받으려고 수행비서를 자처할 정도”라며 “국회의원 역시 과거 유사한 경험을 겪었음에도 바꾸기보다는 십분 활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극심한 국내 증시 변동성에…대전 '동전주' 기업, 상장폐지 긴장감 확산
  2. 대전고용노동청, 폭염 취약 건설현장 불시점검
  3. 통합계획서 제출 임박… 충남대·공주대 구성원 공감대 확보가 관건
  4. 원달러 환율 1500원 장기 조짐에 대전 소상공인 '한숨만'
  5.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1. '대형 재난 예방하자' 대전 첫 고층건물 피난용 승강기 합동훈련
  2. 이병도 충남교육감 당선인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 것"… 현판 제막식 열고 인수위원 명단 공개
  3. 대전혁신센터, 창업포럼서 K-콘텐츠로 창업 붐업 시동
  4. 중동발 고유가에 고물가 본격화… 고환율까지 겹친 '3高’에 얼어붙는 지역경제
  5. 우주에 AI데이터센터 정책방향 점검 세미나…국방산업발전대전

헤드라인 뉴스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11일 인수위원회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행정당국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전격 중단을 선언했다. 대전시가 이날 준비한 자료에서 민선 8기 주요 사업 현황이 빠진 것을 질책하면서 전격 재보고를 지시한 것이다. 전임 시정 사업과 재정 운영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와 함께 다음 달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인수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대전시 기획조정실 업무보고는 시작 10여 분 만에 중단됐다. 허 당선인은 보고 과정에서 "민선 8기..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7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개인 투자자들이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확대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81조 8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6조 9000억원 증가했다. 2024년 8월(9조 2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5년 12월(2조원), 2026년 1월(-1조 100..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속보>= 공공기관 2차 이전이 '거점도시 중심 집중 배치'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충청권의 대응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혁신도시 지정 이후 공공기관 이전 혜택을 사실상 받지 못한 대전·충남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단순한 지역 안배보다 산업 연계성과 집적 효과가 중시될 경우 지역별 유치 성과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보 6월 8일자 1면 보도, 6월 9일자 1면 보도> 11일 지역 정치권과 학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는 혁신도시 중심의 분산 배치보다 산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