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소나무 밀반출 막은 주민들, “홍성군 관리·감독 부실 탓”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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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소나무 밀반출 막은 주민들, “홍성군 관리·감독 부실 탓” 지적

  • 승인 2017-08-30 15:12
  • 신문게재 2017-08-31 9면
  • 유희성 기자유희성 기자
▲ 29일 홍성군 갈산면 가곡리 노상마을 뒷산(296-9)의 땅이 파헤쳐지고 나무들이 뽑히거나 부러져 있다.
▲ 29일 홍성군 갈산면 가곡리 노상마을 뒷산(296-9)의 땅이 파헤쳐지고 나무들이 뽑히거나 부러져 있다.


홍성군 갈산면 가곡리 노상마을 뒷산 거대 소나무 불법 굴취 목격

“신고한 주민에겐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원상복구 명령만 하고 자리 뜬 군청 직원”

“비탈 무너져 내릴 정도로 무자비하게 파놓은 산과 거목들이 다시 심는다고 예전처럼 되나. 이미 훼손”

군, “11주 불법굴취와 밀반출 시도 확인, 철저 조사할 것” 뒤늦게 약속ㆍ해명




소나무 밀반출 등에 따른 대규모 산림훼손 사태를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막아냈다. 주민들은 사업자의 불법 행위는 물론 행정당국의 관리ㆍ감독 부실과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 노여움을 숨기지 않았다.

“원상복구 시키면 될 일”이라고 고개를 치켜든 홍성군(군수 김석환) 공무원들에게 주민들은 “무자비하게 파놓은 산과 거대한 소나무가 다시 심기만 한다고 원래대로 되느냐. 이미 산은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30일 홍성군 지역개발국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여 간 홍성군 갈산면 가곡리 노상마을 뒷산(296-9) 일부가 훼손됐다. 산 중턱의 20m 안팎으로 보이는 소나무들이 대거 뿌리채 뽑였고, 주변 곳곳의 비탈은 무너져 내렸다.

▲ 소나무 밀반출 트럭을 막아선 주민들의 차량.
▲ 소나무 밀반출 트럭을 막아선 주민들의 차량.
▲ 5t 트럭에 20m 안팎으로 보이는 소나무가 단단하게 묶여 실려 있다.
▲ 5t 트럭에 20m 안팎으로 보이는 소나무가 단단하게 묶여 실려 있다.


불법 산림훼손이 벌어진 장소는 지난 1월 19일 홍성군이 A씨에게 산림경영계획 인가(2017-3)를 내준 곳이다. 더덕재배를 위한 소나무 벌채 및 작업로 개설을 이유로 1.3㏊ 101주의 지장목(소나무 등) 굴취를 허락한 것이다.

이청영 홍성군 지역개발국장은 “(A씨가)땅 살 때 요양원을 지으려는 계획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길도 없고 허가 조건도 안 맞아 못 지었을 것”이라며 “더덕이라도 심어보겠다고 하다가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본격적으로 A씨는 B업체를 통해 지난 22일부터 소나무 36주의 반출을 시작했다. 당초 이들은 50주의 소나무를 우선 굴취ㆍ반출하겠다는 신청을 했으나 군은 작업로 외 지역 14주에 대해서는 불승인했다. 신청 당일인 22일 군은 해당 지역의 소나무류 생산확인을 통해 36주에만 반출허가를 의미하는 검인 도장을 찍었다.

문제는 사업자가 허가하지 않은 소나무들을 대거 뽑아냈다는 것이다.

사업자는 최근 며칠간 4.5t과 5t 트럭 여러대를 이용해 소나무를 반출했다. 고영대 홍성군 지역개발국 산림녹지과장은 “군 산림 특별사법경찰관과 산림자원팀 등의 확인 결과 11주는 합법 반출했고, 또 다른 11주는 불법 굴취해 트럭에 실어 밀반출 하다가 주민들에게 적발된 것”이라고 했다.

▲ 산비탈의 흙과 돌이 무너져 내려 있다.
▲ 산비탈의 흙과 돌이 무너져 내려 있다.
▲ 밀반출하려던 소나무들을 다시 심고 있다.
▲ 밀반출하려던 소나무들을 다시 심고 있다.


29일 오전 10시, 주민들은 불법 소나무 굴취를 목격하고 대형트럭들의 밀반출을 직접 막아서고 있었다. 지난 28일 오후 4시 군에 신고를 하면서 현장을 지킨 게 18시간 째였다. 화가 단단히 났지만, 거대한 소나무를 실은 대형트럭들의 행렬에 위세가 꺾여 “마을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억지로 서 있는 것이었다. 여기에 “홍성군청 직원들까지 주민 편이 아니다”는 생각에 불안감까지 느끼는 주민들이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온 홍성군은 불법 굴취한 소나무들에 대해 복구 명령만 내리고 현장을 떠난 뒤였다.

주민들은 “홍성군청이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고 기관의 위신이 바로 섰다면 업자가 마을을 수십년 동안 지켜온 소나무들을 불법으로 뽑아가려는 생각은 하지 못햇을 것”이라며 “산 곳곳은 파헤쳐지고 비탈은 무너져 내려 식수원으로 스며들고, 장승같은 소나무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성토했다.

또 주민들은 “주민들이 밤새 지켰으니 업체가 복구하는 모습이라도 철저히 감독해야 하는데 공무원들은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퉁명스러운 대응으로 일관하니 산림이 더 훼손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 작업자들이 불법굴취 소나무들을 다시 심고 있는 모습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주민들.
▲ 작업자들이 불법굴취 소나무들을 다시 심고 있는 모습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주민들.
▲ 산 중턱 좁은 길이 불법 굴취 소나무를 실은 대형 트럭들로 가득차 있다.
▲ 산 중턱 좁은 길이 불법 굴취 소나무를 실은 대형 트럭들로 가득차 있다.


홍성군은 뒤늦게 철저한 조사 및 조치를 약속하고 상황설명에 나섰다.

이청영 홍성군 지역개발국장은 “업체가 허가나지 않은 곳에서 불법으로 11주를 굴취해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으니 소나무를 다시 심을 것”이라며 “관리·감독에 대해서는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모두 지켜보기 힘들고 업무가 한도 끝도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람이 안 보이면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사업자들이 양심을 지켜야 한다”면서 “군청 공무원들이 봐주고자 한 것도 아니고 불법에 대해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사업자에 대해선 개인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며 “다만 특사경이 철저히 조사 후 대전지검 홍성지청에 송치하면 산림법이 세니 벌금형이나 징역형 등 형사처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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