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범, 동시ㆍ따로 재판 형량 다른 것은 ‘가혹’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경합범, 동시ㆍ따로 재판 형량 다른 것은 ‘가혹’

  • 승인 2017-08-30 16:42
  • 신문게재 2017-08-31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대전고법 차문호 부장판사, 위헌 주장

10건의 강도 상해죄를 범한 A씨가 있다. A씨는 경합범으로 동시에 처벌 받을 경우 각 범죄당 징역 0.8년의 양형을 적용받아 징역 8년형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A씨가 9개 범죄로 먼저 처벌받고 이후 1건이 별도 기소 될 경우는 어떨까? 9개 범죄에 대해 7.2년을 선고받고, 추가 기소된 1개의 범죄는 형법 제55조 제1항의 적용을 받게돼 징역 1년 9월 이상이나 아예 형을 면제 받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경우 어떤 형을 선택해도 불평등한 경우가 된다. 같은 죄에 대해서 기소 내용에 따라 형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기소할 것인지 따로 기소할 것인지는 어디까지나 검사의 재량이다.

한꺼번에 여러가지 항목의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게 따로 기소됐다는 이유로 처벌이 달라질 수 있는 기존의 법적용에 대해 대전고법 차문호 부장판사가 다른 입장을 제시했다.

차 부장판사는 범죄를 함께 재판받는 경우와 따로 재판받는 경우, 형평에 맞지 않게 처벌이 달라지는 것은 ‘위헌’이라며 경합범에 대한 기존과는 다른 형량 결정 방법을 제안했다.

실제로 B씨(35)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8월까지 향정신성의약품인 ‘에이비크미나카’66g을 33회에 걸쳐 1320만원에 판매했다. 또 2015년 10월 초순 같은 종류의 마약 8g을 100만원에 판매하고, 같은해 11월 판매를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첫번째 범죄의 경우 실형 4년을 선고받았고, 두번째 범죄는 수사기관에 범행을 자백했고 지난 3월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차 부장판사는 2범죄에 대한 형의 감경방법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형법에는 39조와 55조 1항에 경합범에 대한 처벌 내용이 명시돼 있다. 형법 39조에는 ‘경합범중 판결을 받지 않은 죄가 있을 경우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한다’고 돼 있다. 형법 55조 1항은 법률상 감경 기준을 사안별로 제시했다.

B씨의 경우 2번째 범죄에 대해 형법 55조를 적용받을 경우 1년 3개월~12년 6월까지 형을 선고 받게 된다.

차 부장판사는 “33회 마약범죄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을 선고했지만, 1회 판매와 미수에 그친 사건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월을 적용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할때 형법 55조 1항의 제한을 받지 않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형법은 경합범이 동시에 처벌될 경우 죄를 저지른 항목이 많아질수록 개별 범죄에 대한 형은 낮아진다. 하지만 경합범이 따로 처벌될 경우 형의 감경 내용에 한계를 두면 높은 형을 선고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즉 형법 55조가 정하는대로 감경 제한을 둬서는 안된다는 해석이다.

차 부장판사는 “감경제한을 두지 않을 경우 동시기소와 분리 기소로 인한 처벌의 불평등이 해소될 것”이라며 “항소심 심리가 마무리 됐지만 나중에 기소되는 사건 병합을 요청하며 재판을 미뤄달라는 요구가 많아 공동피고인들까지 판결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극심한 국내 증시 변동성에…대전 '동전주' 기업, 상장폐지 긴장감 확산
  2. 대전고용노동청, 폭염 취약 건설현장 불시점검
  3. 통합계획서 제출 임박… 충남대·공주대 구성원 공감대 확보가 관건
  4. 원달러 환율 1500원 장기 조짐에 대전 소상공인 '한숨만'
  5.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1. '대형 재난 예방하자' 대전 첫 고층건물 피난용 승강기 합동훈련
  2. 이병도 충남교육감 당선인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 것"… 현판 제막식 열고 인수위원 명단 공개
  3. 대전혁신센터, 창업포럼서 K-콘텐츠로 창업 붐업 시동
  4. 중동발 고유가에 고물가 본격화… 고환율까지 겹친 '3高’에 얼어붙는 지역경제
  5. 우주에 AI데이터센터 정책방향 점검 세미나…국방산업발전대전

헤드라인 뉴스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11일 인수위원회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행정당국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전격 중단을 선언했다. 대전시가 이날 준비한 자료에서 민선 8기 주요 사업 현황이 빠진 것을 질책하면서 전격 재보고를 지시한 것이다. 전임 시정 사업과 재정 운영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와 함께 다음 달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인수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대전시 기획조정실 업무보고는 시작 10여 분 만에 중단됐다. 허 당선인은 보고 과정에서 "민선 8기..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7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개인 투자자들이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확대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81조 8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6조 9000억원 증가했다. 2024년 8월(9조 2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5년 12월(2조원), 2026년 1월(-1조 100..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속보>= 공공기관 2차 이전이 '거점도시 중심 집중 배치'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충청권의 대응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혁신도시 지정 이후 공공기관 이전 혜택을 사실상 받지 못한 대전·충남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단순한 지역 안배보다 산업 연계성과 집적 효과가 중시될 경우 지역별 유치 성과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보 6월 8일자 1면 보도, 6월 9일자 1면 보도> 11일 지역 정치권과 학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는 혁신도시 중심의 분산 배치보다 산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