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영화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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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의 시네레터] 영화 <김광석>

  • 승인 2017-09-07 14:14
  • 신문게재 2017-09-08 9면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그의 노래는 늘 마음을 흔듭니다. 80년대와 90년대를 통과한 청춘의 고뇌가 담겨 있습니다. 그는 서울 창신동 가난한 봉제 노동자들의 골목에서 오래 살았습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그가 살던 작고 소박한 방이 나옵니다. 그는 대구에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와 변두리에 살며 노래했습니다. 세상의 여리고 약한 것들이 지닌 슬픔을 절절하게 불렀습니다.

그런 그가 스타가 됩니다. 그의 노래는 그저 좋기만 한 게 아니라 비싼 값을 받는 상품이 됐습니다. 절창의 가객은 대중 문화예술의 높은 명성만이 아니라 고수익을 보장하는 아이템 취급도 더불어 받았습니다. 그것이 그의 비극이었습니다.

영화 <김광석>은 그의 노래와 삶, 그리고 죽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비극적인 죽음에 대해 아프게 파헤칩니다. 묻힌 진실에 대하여, 석연치 않은 변명에 대하여, 그리고 남은 노래와 저작권료에 얽힌 탐욕에 대하여 말합니다. 그가 떠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그의 노래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또 새롭게 만납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아직도 짙은 안개 속에 휩싸여 있습니다. 영화는 그것을 밝혀 보려는 전직 방송 기자의 취재 기록입니다.


어찌하여 귀하고 아까운 것들은 세상과 불화하는 것일까요? 아니 어쩌면 그렇기에 고귀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세상 것들과 적당히 손잡았더라면, 줄 것 주고 받을 것 받았더라면, 어쨌든 살기는 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부질없이 짧습니다. 그토록 그의 죽음을 애석해 했던 아버지도,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노래를 사랑했던 이들도 감독의 희끗희끗한 머리칼처럼 나이를 먹어갑니다. 그의 노래만이 여전히 젊은 목소리 속에 우리를 청춘의 추억으로 데려갑니다. 진정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긴 것인가요? 김광석과 함께 유재하, 김현식 그리고 그들의 노래가 생각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극영화와 다른 지점에 존재합니다. 재미와 감동보다는 진실의 규명과 공유에 주안점을 둡니다. 가장 대중적인 매체인 텔레비전과 달리 영화를 통해 만나는 다큐멘터리는 훨씬 깊은 진실과 깨달음을 줍니다. 20년이 넘도록 가수 김광석의 죽음에 매달려 온 감독의 집념 역시 한 인간에 대한 또 다른 인간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합니다.

영화는 내내 김광석의 죽음과 여러 사람의 뒤얽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 뿌연 혼돈 속 이야기 사이로 그의 노래들이 흐릅니다. ‘먼지가 되어’,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그의 노래는 삶의 어느 한 순간을 정묘하게 포착하고, 그 정황과 느낌을 애절한 울림으로 담아냅니다. 애석한 그의 죽음이 정확히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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