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화재로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 정치/행정
  • 대전

“저희 집 화재로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 승인 2017-09-07 14:57
  • 신문게재 2017-09-08 7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대전서 훈훈한 아파트 이웃 배려 글 ‘눈길’

대전지역 아파트에서 이웃을 서로 배려하는 벽보들이 잇따라 등장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흡연문제나 반려견 소음, 쓰레기 무단 배출 등 아파트 주민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과 정반대 사례여서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화재로 집안 내부가 전소됐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이어졌다. 현재 소방당국에서 화재의 원인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화재 피해자 측에서 이웃들에게 보여준 행동이 이목을 끈다.

화재 피해자 측은 아파트 승강기 내부에 “저희 집 화재로 인해 많이 놀라셨을 텐데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가족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 많이 놀라고 경황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살아 추억도 많고, 너무너무 소중한 공간인데 갑자기 무너져 버려 정말 슬픕니다”라면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안타까운 이웃이라 생각하시고,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너그럽게 양해부탁드립니다”라고 사과의 글을 게시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응원의 벽보가 붙었다는 점이다. 한 이웃은 “이웃은 큰 피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습니까”라며 “얼른 마음 추스르고 추억이 깃든 곳에서 살기 바랍니다”라고 피해 이웃을 위로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봉연씨는 “사회 전체가 개인주의와 청소년 집단폭행 등 상대방 또는 이웃 간에 두터운 불신과 모르쇠의 장벽이 처려 있는 삭막한 현실 속에서 안타까운 일이 닥쳤음에도 이웃 간의 따뜻한 배려와 정을 나누는 훈훈한 모습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유성구 반석동의 한 아파트에도 아파트 단지 내 청소 아주머니를 배려하자는 벽보가 게재돼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 벽보에는 “우리 통로를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니는 청소를 너무나 정성스럽고 깨끗하게 해 주십니다”면서도 “그런데 이 통로에 사시는 몇몇 분들은 쓰레기 국물까지 엘리베이터에 개념없이 흘리고, 악취가 진동하고 뒷정리는 나몰라라 하시구 가래를 바닥에 뱉기도 하구요. 아이들은 과자봉지를 스스럼없이 버리구요. 통로 동민의 한 사람으로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를 뵐 면목이 없다”는 내용이 실렸다.

게재한 주민은 같은 통로 주민들에게 “조금만 더 배려하면서 살면 어떨까요”라며 “상쾌한 기분으로 앨리베이터를 타고 싶다”고 서로 배려하는 자세로 소통하자고 요청했다. 강우성 기자 khaih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4.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5.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1.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2.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4.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5.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헤드라인 뉴스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이재명 정부가 2027년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대전시와 충남도가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0년 가까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던 두 시도는 이번에 우량 공공기관 유치로 지역발전 모멘텀을 쓰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배정에서 제외됐다. 대전은 기존 연구기관 집적과 세종시 출범 효과를 고려해 별도 이전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됐고, 충남은 수도권 접근성 등 조건을 이유로 제외됐다. 이후 대전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과 인구 유출이 이..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