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배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온 상황에서 과학벨트 거점지구로서 충청권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에 따르면 최근 영·호남 지역 의원들이 국회에서 과학벨트를 내륙 R&D삼각벨트로 확대 추진하는 방안에 대한 지지 서명 운동을 벌이며 충청권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서는 등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 흔들기를 본격화 하고 있다.
영남과 호남에서 각각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대구 북구)과 민주당 김영진 의원(광주 서구을) 등이 주도하고 있는 서명운동에는 현재 영·호남 의원 대부분이 동참한 상태며, 이들은 100인 서명을 목표로 최근 충청권 의원들에게까지 접촉해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기존 3조 5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과학벨트를 10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 충청과 영·호남을 잇는 R&D(연구개발) 삼각벨트로 확대 추진하자는 것이다.
즉, 영·호남 의원들이 연대해 '파이를 쪼개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키워 나누자'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대전과 광주·대구 R&D특구 관할지역 중 과학벨트 입지를 정하되 나머지 거점에도 기초과학연구원 분원을 설치하자는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이 같은 주장의 논거로 과학벨트 입지가 특정 지역으로 결정될 경우 지역갈등이 심화될 것이며, 광주와 대구가 R&D특구로 지정됐지만 정부의 R&D투자가 수도권과 대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에서는 영·호남의 이 같은 주장이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당초 취지에도 맞지 않는 충청권 입지 흔들기에 불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인 이상민 의원은 “대덕특구 인프라를 전제로 한 충청권 고유 프로젝트의 입지 결정이 지역 갈등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과학벨트 충청 입지의 발목잡기이자,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과학벨트 사냥에 나선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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