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공교육 멈춤의 날 그 후 '세종시 교육 현장' 달라졌나?

  • 정치/행정
  • 세종

9.4 공교육 멈춤의 날 그 후 '세종시 교육 현장' 달라졌나?

세종교사노조, 4월 24일~5월 10일 지역 유·초·중등·특수교육 교원 849명 응답 설문조사
최근 1년 간 이직·사직 고려 교원, 응답자의 59% 달해...존중받지 못한다 응답자도 66%
교권 회복 4법 개정 실효성 낮아...89%가 체감 못해

  • 승인 2024-05-14 09:01
  • 수정 2024-05-14 09:10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교원 인식
세종교사노조가 스승의날을 맞아 교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지표.
2023년 대한민국 공교육의 아픈 현실을 보여준 '서이초 교사' 사망 사고. 교육 현장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9.4 공교육 멈춤의 날은 세종시에서도 간절한 외침의 시간으로 승화했다.

세종시 8개 초등학교가 재량(임시) 휴업에 나섰고, 초등 교사들의 최대 80%가 자발적 연가로 변화를 갈망했다. 당시 이응다리에 모인 촛불의 행렬은 2024년 새로운 변화를 기대케 했다.

6월의 문턱에 선 현재, 지역 교사들의 체감도는 이전보다 좋아졌을까.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표가 확인됐다.

세종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은지, 이하 세종교사노조)은 2024 스승의 날에 맞춰 교원들의 인식 설문조사에 나섰다. 4월 24일부터 5월 10일까지 총 17일 동안 지역 유·초·중등·특수교육 교원들을 대상으로 '교육 현안 인식조사'를 실시했고, 모두 849명이 응답했다.

설문의 초점은 교원의 직무 만족도와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민주적인 학교 문화 등의 섹션에 맞췄다.

무엇보다 최근 1년간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교사가 응답자의 58%(492명)에 달한 점은 생각해볼 과제로 부각됐다. 직무 만족도에 대한 긍정과 부정 응답자는 각각 37%, 34%로 비슷했다.

'교사직업이 우리 사회에서 존중받고 있다'고 느낀 응답자도 아니다 37%와 전혀 아니다 29%를 더해 66%에 달했다.

그렇다고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사들의 사명감마저 결여된 것은 아니었다. 75%(637명)는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가장 힘든 부분은 ▲수업 방해 학생으로 인한 시간 허비 : 64%(543명) ▲최근 3년간 학생과 보호자에 의한 교권 침해 경험 : 각각 54%(458명), 67%(569명) ▲최근 1년간 정서적 아동학대 고소 걱정 : 70%(594명) ▲최근 3년간 불법 녹취 피해 : 8%(68명) 등의 지표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 현장의 변화 체감도 역시 낮았다. 교권 회복 4법이 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근무 여건은 좋아지지 않았다'는 응답이 89%(756명)에 달했다. 이의 원인으론 수업 방해 분리 학생 제도 부실(68%, 577명), 민원응대 시스템 미작동(71%, 603명),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 제도의 실효성 부재(관련 업무 담당자 중 72%, 162명) 등이 지목됐다.

학생 개인의 심리적 요인 및 가정 불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수업 참여 및 교우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위기 학생에 대한 인식도 이번 조사에 담겼다.

교원 67%(569명)는 최근 3년간 위기 학생의 수업 방해 및 교실 내 폭력을 중재한 경험을 가졌고, 59%(500명)는 보호자와 상담 과정에서 갈등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현실 아래 95%(807명) 교원은 위기 학생 보호와 교육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강도 섹션에선 교사의 본질적 업무 수행을 위한 초과 근무 신청에 부담(18%, 153명), 연가나 조퇴 등을 신청하는 데 어려움(25%, 212명) 등이 현실로 확인됐다.

관리자인 교감·교장과 관계 설정도 숙제로 나왔다.'최근 3년간 교감 및 교장 등 관리자에게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는 교원이 33%(280명)로 조사됐고, '관리자가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한 교원이 38%(323명)에 육박하는 등 불신이 적잖았다. '업무분장이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답변은 55%(467명), '학교 방학 중 근무 형태를 민주적으로 협의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도 12%(102명)로 적시됐다.

결국 이 같은 설문조사 내용을 종합해볼 때, 세종교육청에게 던져진 과제는 더욱 분명하다.

현장 여건에 맞지 않는 개선 대책과 제도 재정비, 시간 외 근무와 법정 휴가 일수 보장, 학교 내 관리자와 일반 교원 간 갈등 최소화 대책, 정서적 아동학대의 구성 요건 명확화와 법적 내용 수정 등이 검토해볼 부분이다.

김은지 위원장은 "이번 설문을 통해 세종시 교육 현장 내 교사들의 현재 상황, 생각, 경험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며 "아직도 학교 교육 현장에선 다양한 갈등과 어려움이 존재한다. 교사들이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권리를 보장하며 난관을 해결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설동호 체제 마무리…오석진號 대전교육, 무엇이 달라질까
  2. 잇단 비위 문제터진 대전경찰… 수사권 재편 과정 하락한 신뢰도 문제
  3. [한화에어로 참사] “사람은 안 늘고 일만 늘었다”…원가 절감 기조 도마 위
  4.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5. 민선 4대 세종시의회 10일 개회… 유종의 미 거둔다
  1. 대전국토청 ‘2026년 상반기 충청권 교통안전협의체’ 개최
  2. '반국가단체' 몰렸던 청람회… 대전지검, 45년 만에 무혐의 처분
  3.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4. 국방과 우주과학 기술과 전문가 대전서 총집합
  5.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현판식 및 전체회의

헤드라인 뉴스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청권 투자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지역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민선 9기 시도지사 당선인들의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반도체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대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경우 충청권이 한국 경제 견인을 위한 신성장 엔진으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 투자 유치 여부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사실상 제동이 걸린 가운데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한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0일 정치권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세종지역에서 처음으로 범정부 합동 복합재난 훈련 '레디 코리아'(Ready korea)가 실시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열차 탈선과 이에 따른 폭발·누출 사고를 전제로 훈련이 진행됐는데, 대형·복합재난에 대한 지역 내 첫 범정부 대응체계 점검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기관과 세종시, 세종소방본부, 세종경찰청, 세종충남대병원,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대한적십자사, 32사단 등 25개 관계기관이 참여했다. 레디 코리아 훈련은 2023년 경기 성남 율현터널 고속철..

`대통령 세종 집무실` 당선작, 44일째 깜깜이… 재공모하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당선작, 44일째 깜깜이… 재공모하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이 2029년 8월 이후로 지연될 흐름에 놓이고 있다. 대통령실과 행복도시건설청간 조율 절차가 원활치 않으면서, 세종시와 지역 정치권의 능동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집무실 건립안은 문재인·윤석열 전 정부를 거치며 2027년 하반기 완공 목표로 제시됐으나, 정치적 격랑 아래 2030년 이후로 미뤄지는 수순을 밟아왔다. 새 정부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다시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상황은 달라지는 듯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말인 2029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 ‘무럭무럭 자라거라’ ‘무럭무럭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