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프랑스의 문화교류 공로 인정받은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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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프랑스의 문화교류 공로 인정받은 게 아닐까요"

프랑스 문화훈장은, 예술·문학·문화분야 종사자 업적 등 총체적인 삶으로 수상 결정 알리앙스 프랑세즈란, 프랑스 문화 홍보기관 …예비 유학생·직장인 언어교육 중심

  • 승인 2016-10-06 10:43
  • 신문게재 2016-10-07 2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프랑스 정부 문화훈장 받은 전창곤 대전알리앙스 프랑세즈·프랑스문화원장

▲ 전창곤 원장은 누구… 충남대 불어불문학과 졸업후,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프랑스 파리-소르본(Paris-Sorbonne) 대학교 박사학위과정(D.E.A)을 마치고 프랑스 파리 낭테르(Paris-Nanterre) 대학교에서 '이오네스코(Ionesco) 작품에서의 신화적 형상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이후 경기대학교, 충남대학교, 한남대학교, 목원대학교, 경희대학교, 배재대학교 등에서 프랑스문학과 서양예술사 등을 강의했고,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알리앙스 프랑세즈 대전 프랑스문화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소장품 초대전으로 2001년 가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배운성전', 2002년 가을 대림문화재단에서 '예술가와 컬렉터전', 2004년 봄 아주미술관에서 '배운성전' 등을 열었다.  이후 다양한 공·사립미술관들에 정기적으로 소장 작품들을 대여해 주고 있다.
▲ 전창곤 원장은 누구… 충남대 불어불문학과 졸업후,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프랑스 파리-소르본(Paris-Sorbonne) 대학교 박사학위과정(D.E.A)을 마치고 프랑스 파리 낭테르(Paris-Nanterre) 대학교에서 '이오네스코(Ionesco) 작품에서의 신화적 형상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이후 경기대학교, 충남대학교, 한남대학교, 목원대학교, 경희대학교, 배재대학교 등에서 프랑스문학과 서양예술사 등을 강의했고,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알리앙스 프랑세즈 대전 프랑스문화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소장품 초대전으로 2001년 가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배운성전', 2002년 가을 대림문화재단에서 '예술가와 컬렉터전', 2004년 봄 아주미술관에서 '배운성전' 등을 열었다. 이후 다양한 공·사립미술관들에 정기적으로 소장 작품들을 대여해 주고 있다.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지난달 8일 프랑스 상원의원단 일행이 대전프랑스문화원을 방문해 한국과 프랑스 문화 교류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전창곤 대전프랑스문화원장에게 프랑스 정부의 문화훈장을 수여했다. 전창곤 대전알리앙스 프랑세즈·프랑스문화원 원장(불문학 박사)은 예술작품 수집가인 콜렉터로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이에 전창곤 원장을 지난 12일 서구 용문동의 대전알리앙스 프랑세즈·프랑스문화원과 중구 문화동 사택에서 만나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프랑스 정부 문화훈장.
▲ 프랑스 정부 문화훈장.
-전창곤 원장님, 영예로운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받으신 문화훈장에 대해 소개해주실까요?

▲네, 이 훈장은 프랑스어로 'la medaille du chevalie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 '로 불리는데, 예술과 문학, 문화분야에서 현저한 업적을 남긴 작가나 예술가 또는 문화종사자들에게 수여하는 훈장입니다. 직역하자면 '예술과 문학부문 기사' 훈장이겠지만 우리말로는 간단하게 문화훈장이라 보면 되겠죠. 훈장은 수상자의 총체적인 삶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저희 대전프랑스문화원의 활동뿐만 아니라 제 프랑스 유학시절의 예술품 수집활동을 비롯해 프랑스 문화단체들과의 교류 성과 등이 고려됐으리라 생각합니다.

-원장님의 오늘이 있기까지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예. 저는 대신초, 대전중·고, 충남대 불어불문학과와 대학원을 마치고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17년동안 프랑스에서 살았지요. 유학 초기 소르본느 대학의 박사과정 세미나에서 오르페우스 신화를 다루는 그들의 수업방식을 접하면서 문학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만화까지 문화 컨텐츠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죠.

1986년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개최된 '비엔나전'도 이후 제 학업의 중요한 지침이 되었죠. 일반적으로 20세기 들어와 문화의 중심이자 용광로로 파리를 주로 지목하지만, 당시에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였습니다. 그 시대의 다양한 문화장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 이 전시를 통해 인문학적인 융합과 통섭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죠. 여러 예술장르를 접하면서 특히 조형예술쪽에 가까워졌고, 파리의 조그만 자취방 벽면에 화집의 도판들을 오려 붙였던 게 제 컬렉터 생활의 시작이 된 셈이죠. 오랫동안의 파리 생활이 저에게 준 하나의 교훈이 있다면 모든 학문뿐만 아니라 우리의 온갖 삶의 양태들이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는 점일 겁니다. 이러한 생각이 글 읽기에 급급했던 저에게 소리와 그림의 상징에 관심을 갖게 했던 겁니다. 가난한 유학생 신분에서 포스터나 판화들을 모으는 정도였다가 점차 유럽에 산재해 있던 우리 근대미술의 흔적들을 발굴하는 기회들도 적지 않아졌죠. 1922년에 우리 근대미술사에서 최초로 유럽 유학을 시작한 배운성의 작품들이나 1950~60년대에 프랑스에 유학 온 김환기, 이응노, 남관, 이성자 등의 작품들도 이런 연유로 발굴하는 행운들을 갖게 됐었죠. 1984년에 유학길에 올라 거의 20년 동안의 프랑스 생활을 접고 귀국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제가 그 곳에서 배우고, 느끼고, 체험한 것을 학생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서였습니다. 2001년 귀국한 이후 여러 대학이나 다양한 문화센터 등에서 프랑스문학에 대해, 또 저의 컬렉터 경험에 기반한 '서양예술사'와 '예술이론' 등을 강의한 것은 이런 연유입니다. 저는 2007년부터 대전프랑스문화원(알리앙스 프랑세즈) 원장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문화원은 올해로 30년 역사를 갖게 됐네요. 그간 여러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저희 알리앙스 프랑세즈·프랑스문화원은 현재는 프랑스 외무성이나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파트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의 이번 프랑스 문화훈장 수훈도 저 자신의 개인적인 영예라기보다는 이런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프랑스 정부의 제스처라고 볼 수 있겠죠. 훈장 수여식에는 프랑스의 여러지역 상원의원 4명을 포함해 주한프랑스대사와 대사관 관계자 등 많은 프랑스 측 인사들도 참석해 축하해 주셨습니다.

저는 프랑스에서 오랜 시간 공부했고, 또 그곳에서의 활동 덕분에 '콜렉터'라는 네임카드를 갖게 된데다 현재는 프랑스문화원을 통해 프랑스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니 프랑스 덕을 많이 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죠. 프랑스문화원장 일은 어쩌면 제가 프랑스에 진 일종의 '빚'을 조금씩이나마 갚아가는 여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우리 문화를 프랑스나 프랑스어권 국가들에 소개하는 일도 이런 맥락에서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원장님, 프랑스에서 귀국하시자마자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배운성전'을 여시게 됐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배운성은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1922년 유럽으로 유학을 떠난, 우리 근대미술 역사상 최초의 유럽 유학생입니다. 베를린 자유대학의 미술학부를 졸업한 후 근 20년동안 유럽 화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었죠. 우리 근대미술사에서는 '최초의 유럽유학생', '최초의 국제전 대상 수상자', '최초의 개인전 개최'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 중요한 화가라 할 수 있습니다. 1940년에 귀국해 서울에서 10년동안 활동하면서 홍익대 미대를 창설하고, 초대 학장도 역임했지만 1950년 9·28 수복때 월북하는 바람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비운의 화가가 됐죠. 1988년 월북작가 해금 이후에도 작품들의 부재로 그에 대한 연구들이 지진부진했지만,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배운성전 전시가 그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소장자인 저로서는 제 컬렉터로서의 활동이 우리 근대사의 빈칸을 메꾸는 계기가 됐고, 국민들에게 그의 작품 실체들을 소개하는 기회가 됐기 때문에 당연히 큰 기쁨이었습니다.

-원장님, 알리앙스 프랑세즈와 대전프랑스문화원에 대해 소개해주실까요?

▲알리앙스 프랑세즈에서 '알리앙스'는 '연합하다, 엮는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130년 전에 창립됐고,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능을 합니다. 본부는 파리에 있고, 정치적, 종교적 영향을 거부하는 공익기관이죠. 전 세계적으로 1000여 개의 독립된 알리앙스가 존재하고, 한국에는 우리 대전을 비롯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전주 등에 7개의 독립된 기관이 존재합니다. 중국의 '공자학당' 같은 타국의 문화원들이 저희 조직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압니다.

저희 대전 알리앙스 프랑세즈는 파리 알리앙스 프랑세즈 본부와 프랑스 외무부와 협정을 맺고 있는 언어교육원입니다. 본원에서는 주로 프랑스어 강좌들이 개설돼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프랑스어권 국가에서의 취업을 준비하는 직장인들, 또 최근에는 여행이나 교양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프랑스어를 배우려는 시민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죠. 이 곳에서는 프랑스 체류에 필요한 다양한 서류들의 번역이나 공증업무도 이뤄지고 있고, 프랑스어 인증시험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쉽게도 일시적으로 폐쇄된 대흥동 분원에서는 지난 6월 말까지도 프랑스에서 내한하는 공연, 전시 등을 포함한 다양한 프랑스 관련 행사들을 주최해 왔습니다. 반대로 우리지역의 문화를 프랑스와 프랑스 언어권 국가들에 소개하는 일도 저희들의 관심사항입니다. 저희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 부분도 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훈식에도 주한 프랑스대사를 비롯해 프랑스 여러지역 상원의원들이 참석하셨는데 이런 교류가 우리문화 소개에 중요한 디딤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대흥동 분원이 원룸을 짓기 위해 철거되는 바람에 아쉬움이 많으셨을텐데요.

▲대흥동 분원은 상시적인 카페공간으로 운영돼 지역시민들의 사랑방 역할도 해왔던 만큼 아쉬움과 자괴감이 컸던게 사실입니다. 당시 분원 폐쇄의 안타까움과 부당성을 지적하며 성원해 주신 많은 시민들과 언론매체들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당시 수십억원의 혈세를 들여 단장한 '문화의 거리'가 정작 주인이 되어야 할 문화단체들은 밀려나가고, 원룸들이 즐비한 베드타운이 되는 상황을 보면서 '원도심 활성화'란 빌미로 그런 막대한 예산을 들여 몇몇 건물 소유자들에게 이득이 가는 어이없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다행히 저희 대흥동 분원 일을 계기로 시 당국의 시각이 점차적으로 변화하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죠.

-대전 원도심을 탐방할 때 프랑스문화원 대흥동 분원도 필수 방문코스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프랑스문화원 대흥동 분원이 자리 잡으면서 주위에 예쁜 식당이나 옷가게, 카페들이 하나, 둘 개업하기 시작해 적막했던 거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덕에 최근 몇 년간은 특별한 문화행사가 없을 때에도 많은 시민들이 문화원을 방문해 주셨습니다. 또 다른 사회단체들이 주관하는 원도심 투어에서도 저희 문화원은 필수 방문코스로 자리 잡았었는데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으니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클 수밖에 없죠.

저희 경우와 마찬가지로 최근 들어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원도심을 등지고 있습니다. 임대료의 인상도 한 이유일 수 있지만 저희 경우처럼 무분별한 원룸건축이나 이득 우선의 근시안적 시민의식들로 인해 문화예술이 기능할 수 있는 최소공간들을 잠식해 가고 있는 점이 더욱 우려할 문제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대전프랑스문화원에서 구상하고 있는 활동 계획을 소개해주실까요?

▲분원의 자리를 찾는 게 급선무가 되겠죠. 그동안 해왔던 공연과 전시, 문화강좌들은 본원 공간과 타 문화단체들과의 협조를 통해 지속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권선택 시장님을 예방한 페논 주한프랑스대사께서 내년부터 대전시에서 '프랑스의 날 '을 제정해 대전시와 프랑스의 관계를 좀 더 발전적으로 모색하자는 제안을 드렸고, 시장님도 긍정적으로 답변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결정이 되면 이런 큰 행사 준비도 차후 저희 문화원의 중요한 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대담·정리=한성일 사회 2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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