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박종우 “엄격한 자기관리, 원칙있는 사회로 가는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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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박종우 “엄격한 자기관리, 원칙있는 사회로 가는 밑거름”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 중3 아들과 올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도전 내 꿈은 노벨상 수상자 배출 … 유치원생 배려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

  • 승인 2016-10-13 12:08
  • 신문게재 2016-10-14 2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휴먼스토리]박종우 대전사립유치원연합회 부회장(굿모닝유치원 이사장)

▲ 박종우 이사장은 누구 … 1970년 대전 출생. 대전시 초대 미술협회 회장을 지낸 박명규 화백과 초대 여성작가회장과 여류작가 회장을 지낸 이명자 화백의 장남. 대신고, 목원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한국영상대학교-KUMA에서 유아교육학 전공. 굿모닝유치원 이사장. 대전유치원연합회 부회장.
▲ 박종우 이사장은 누구 … 1970년 대전 출생. 대전시 초대 미술협회 회장을 지낸 박명규 화백과 초대 여성작가회장과 여류작가 회장을 지낸 이명자 화백의 장남. 대신고, 목원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한국영상대학교-KUMA에서 유아교육학 전공. 굿모닝유치원 이사장. 대전유치원연합회 부회장.


클래식 음악과 유명 화백들의 그림, 향기로운 꽃들이 방문객을 반겨주는 곳, 예쁘고 아기자기한데다 마치 갤러리를 방불케하는 품격이 느껴지는 서구 중촌동의 굿모닝유치원. 이 곳의 설립자는 바로 박종우 이사장이다. 원아사랑도 으뜸, 자녀교육도 으뜸, 다이어트도 으뜸인 박종우 이사장은 현재 대전사립유치원연합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스스로를 이사장이 아닌 원장으로 불러달라고 말하는 박종우 이사장은 대전시 초대 미협회장을 역임한 박명규 화백과 대전시 초대 여성작가회장과 여류작가회장을 역임한 이명자 화백의 장남으로, 부모의 피를 이어받아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다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을 설립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림뿐만 아니라 사진에도 조예가 깊어 유치원 원아들 활동 사진은 물론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 사진도 찍어준다. 중3 아들과 2년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반 성공에 이어 이번엔 에베레스트 등반을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 체중 18㎏ 감량과 허리 사이즈 5인치 줄이기에 성공하고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이에 박종우 이사장을 굿모닝 유치원에서 만나 원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남다른 교육철학, 자녀들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넉넉하고 따뜻한 사랑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가꿔나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박 이사장님, 다이어트 성공기가 궁금합니다. 들려주시죠.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콤합니다. 오는 12월 23일 중3 아들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550m)에 오르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약 3개월동안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18㎏을 감량했습니다. 다이어트 비법을 묻는 친구들에게 죽을만큼 운동하고, 죽지않을 만큼 먹었다고 말해줍니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 제가 살고 있는 버드내아파트 앞 유등천을 1시간씩 뛰고 저녁 퇴근 후에도 헬스클럽에 가서 뛰고 근육운동을 합니다.

2년전에 중학교 1학년생이던 아들과 몇몇 지인들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 다녀왔는데요. 여기가 4300m였거든요.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아들의 꿈을 아버지가 방해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술을 끊고 열심히 운동을 하게 되었죠. 에베레스트에 다녀오면 태평중 3학년인 아들 박정수 이름으로 '중3도 에베레스트에 간다'라는 책을 낼 계획입니다.

네팔은 세계 최빈국가라서 생활이 많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등산객들에게 밥도 해주고 짐도 날라주는 쿠커 겸 포터들은 등산객들을 도우며 생계를 꾸려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 곳에서 등산하는 것은 네팔을 돕는 일이 되죠. 저랑 친한 가수 이문세씨는 네팔에 학교를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굿모닝유치원에서는 책과 더불어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선글라스를 지원해줬죠.

저와 영화배우 이병헌이 동갑으로 우리 나이로는 47살입니다. 이병헌도, 저도 가는 세월은 어떻게 할 수 없어 염색으로 흰머리카락을 감추고 있기는 마찬가지일거라 생각됩니다. 이병헌은 나이 들어도 그에 맞는 배역과 연기로 좋아하는 자기 직업을 계속할 수 있겠지만 백발에 허리굽은 유치원 원장은 보기에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원아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민첩한 행동과 판단이 필요할 때가 많은데 나이 많은 원장은 조금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 아들과의 약속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할아버지 원장님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건강 검진결과 모두 양호하고, 제 실제 나이보다 8세 이하로 젊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제 다음 목표는 동갑내기 이병헌 복근 만들기 입니다. 얼굴은 이병헌 발끝도 안되겠지만 복근만은 똑같이 만들어보겠습니다(웃음). 제 아내 말로는 아직 '王'자는 안보이고 '土 '자가 조금 보인다고 하네요(웃음). 노력해서 꼭 성공하겠습니다.

-박 이사장님은 부모님도 유명한 화백님들이시고,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셨는데 어떻게 유치원을 운영하게 되셨는지요.

▲제가 대학졸업후 경성 그룹에 다니면서 회장님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는데요. 경성그룹이 부도나면서 저를 아끼시던 경성그룹 회장님이 경성큰마을에 있는 경성유치원 운영을 맡기셨습니다. 그래서 다시 유아교육을 전공하게 됐습니다. 경성유치원 원장을 10년 역임한 후 독립해 2005년 굿모닝유치원을 설립하게 됐죠.

-굿모닝유치원 소개를 해주실까요?

▲해맑은 미소가 가득한 저희 굿모닝유치원은 중구 어덕마을로(옛 중촌동)에 위치해 있고 넓은 마음으로 바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어린이로 교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치원 원훈이 '신나게 놀고 재미있게 배우고 튼튼하게 자라자'입니다.

제 경영관은 바른 인성교육과 바람직한 시민의식 함양을 위해 기본 생활 습관 지도에 힘쓰는 것입니다. 쾌적하고 깨끗한 교육 환경 조성에 힘쓰고 유아들의 창의력 신장에 초점을 둔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죠. 유치원은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신뢰와 믿음의 보금자리가 되어야 하고 가정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 교육의 요람이 되어야 합니다. 경쟁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 수요자 중심의 유치원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유치원을 운영하시면서 소망이 유치원 원아중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예. 굿모닝유치원 졸업생 중 노벨상 수상자가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일본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2년 연속 수상했습니다.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가 세포 내 퇴화기관 재활용 연구로 파킨슨병과 당뇨병의 새로운 치료길을 열어 일본의 25번째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25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있는 일본이 부럽습니다. 노벨상 수상자는 일본천황으로부터 일본 최고 훈장 문화훈장을 받습니다.

하지만 “나는 전후 민주주의자이므로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는 권위와 가치관을 인정할 수 없다”며 군국주의 상징인 천황으로부터 상을 받을 수 없다고 일본 문화대훈장 수상을 거부하고 한국시인 김지하의 구명을 위해 노력한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게자부로가 있는 일본은 더 부럽습니다. 그래도 저는 안중근 의사가 저와 같은 조국이라는 것이 더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반드시 굿모닝유치원 졸업생 중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시킬 수 있도록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치원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해주실까요?

▲제가 운영하는 유치원은 대형 유치원으로 240여 명의 원아들이 있습니다. 저희 원에는 수영장도 있고 실내·외 놀이시설도 있고 요리실습실, 컴퓨터실, 유아전용 노래방까지 있지만 원장실은 없습니다. 문이 없는 교무실을 통해 유치원 운영 상황을 가까이에서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원장인 제가 매일 새벽마다 직접 오정동 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야외학습에도 같이 참여해서 개인별 사진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SNS와 홈페이지에 올려 학부모님들이 교육활동을 쉽게 보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치원 앞에서의 등·하원 지도는 물론 차량담당 교사와 함께 등·하원차도 탑니다. 비오는 날이면 우산을 들고 나가서 등원하는 아이들이 탄 승용차문을 열어주고, 다시 탑승하는 부모님의 운전석 문을 열어드리고 가실 때는 부모님께 90도로 인사합니다. 눈이 많이 오면 새벽에 나와 눈을 치우고 2시간 이상 추운거리에서 교통안전 지도를 합니다. 시장놀이 준비할 때는 농산물을 승합차로 한가득씩 3번을 도매시장에서 구매해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 강당으로 나르고 품목별로 250개씩 만들어 시장놀이를 합니다. 그 양이 많아 교사들과 저는 땀을 많이 흘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듭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시장놀이의 즐거움도 주고 싶었고, 잘 먹지 않는 채소도 재미있게 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오이피클 요리실습을 합니다. 어제도 제법 많은 채소박스를 3층 요리실로 날랐습니다.

-이사장님만의 뚜렷한 교육철학이 있다면 들려 주실까요?

▲저는 1998년부터 유치원 원장으로 일했습니다. 올해 햇수로 19년째 원장을 하고 있는데 소풍이나 견학때 한번도 편안하게 앉아서 점심식사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또 학부모님이 전해주시는 도시락을 따로 먹은 적이 없습니다. 혹시나 도시락에 이상이 있지는 않을까 아이들의 김밥을 1개씩 먹어보는 것으로 식사를 대신했습니다. 그래도 그덕에 수많은 견학과 소풍 중에 큰 사고는 한번도 없었습니다.

선생님들께는 미안하지만 70살, 80살이 되어도 저는 똑같이 행동하려고 합니다. 저와 근무해 더 고생하시는 굿모닝유치원 선생님들께 많은 격려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답답할 정도로 엄격하게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을 배려하는 원칙을 제 스스로 만들어 지키다보니 저와 같이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은 소풍 때 편히 앉아 식사를 못하는게 사실이라 미안합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유치원 일에 매사 정성을 다하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합니다. 자식 사랑에 한도도 없고, 최고도 없고, 조건도 없듯이 유치원교육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드리는 배려가 저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지난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의 주제가 곧 있을 '제4차 산업혁명'이었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결코 요행과 편법이 통용되기 않을 것이기에 엄격한 원칙을 지지하며 매사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때 우리사회가 더 발전하고 글로벌 시대의 리더국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문턱을 못넘는 이유가 청렴과 원칙,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자세나 마음이 부족해서라고 봅니다.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우리사회는 더 엄격하게 원칙을 지키고 더 많이 남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유치원친구들이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 새로 만든 오이피클을 자랑하며 으스대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대담·정리=한성일 사회 2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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