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 권력은 어디서부터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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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칼럼] 권력은 어디서부터 오는가?

  • 승인 2016-11-09 11:11
  • 신문게재 2016-11-10 22면
  •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어느 방송 드라마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사가 있었다. “난리 난리 이런 난리가 없네.” 이 말이 나의 입에서 시도때도 없이 실없이 튀어나온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면 너 나 할 것 없이 전부 이 말을 하고 살 것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전 방위적으로 미친 대한민국은 총체적 난국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고 상상 그 이상의 일들이 연일 방송을 통해 쏟아져 나온다. 대통령은 말 할 것도 없고, 나라를 이루는 모든 기관의 권위들이 땅으로 곤두박질 치고,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은 처참히 짓 밟혔다. 이 상황 가운데 우리 모두는 누구를 믿고 어떤 소망을 갖으며 어떻게 생각을 정리하고 수습해 나갈 어떤 행동을 해야하나. 어디서부터 이 난국을 뚫고 나갈 수 있을까?

이러한 혼돈과 절망의 상황 속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국민의 힘이다. 여론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 칼 자루 진 권력자들이 매번 내몰려 하나씩 껍질을 벗기듯 팩트를 시인하는 형국을 볼 수 있다. 말 하지 않고, 모이지 않고, 행동 하지 않으면 대중과 여론의 힘은 묻혀버린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는 5%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민의가 이 난국을 움직여가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때때로 대중의 힘은 잘못된 신화와 거짓 확신들에 사기당해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 결과로 지금 우리는 그 쓰디쓴 회한 속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번 기회에 신화의 허상에 사로잡혀 국가의 지도자를 뽑은 국민은 뼈를 깎는 성찰이 있어야할 것이다. 신화의 허상은 소모적인 연민과 공포와 참이 아닌 거짓의 논리들을 만들어내며 그것에 무력한 노예가 되게 한다.

우리 민속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이무기와 처녀 제물의 이야기가 많은 상징과 의미를 담고 있다. 이무기라는 존재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마을 전체가 재난을 피하려면 처녀를 바쳐야한다고 겁박한다. 마을 사람들은 공포 속에서 이무기의 협박에 끌려다니며 처녀 제물을 바친다. 끌려간 처녀는 이무기가 나라 전체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계략을 알아차리고 용감하게 탈출하여 이무기를 처단하는 것으로 끝난다. 해피엔딩이다. 오랜 시간 정치의 심장부에 숨어 있던 이무기가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다. 이무기는 최순실 한 사람이 아니다. 허상의 신화를 사용해 공포를 조장하며 겁박하고 파괴적인 정치를 하는 이들이 다 이무기이다. 이들은 자신을 절대 드러내지 않은 채, 협박하고 통제하고 억압하며 탈취한다. 음습한 죽음의 기운을 온 사회에 스며들게하여 생명력을 끊어 놓는다. 국가 시스템이 기이하게 작동하며 비논리적인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것은 악이다.

국가의 정치가 작동을 못하면 거리의 정치가 일어난다. 거리의 정치가 힘을 몰아가며 썩고 병든 뿌리를 뽑아내고, 잘못된 권력을 끌어내리고 나라의 근간을 건강하게 회복하도록 길을 내야할 것이다. 한 때 거짓 신화에 속았던 똑같은 대중의 힘이 제대로 방향을 잡으면 다른 멋진 결과를 낸다. 권력과 경제의 논리로 막아서서 꼼짝 못하게 하던 힘이 열세에 몰렸다. 막을 수 없는 힘이 사람들의 힘이다. 그래서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있으며 민주주의는 민의로부터 나와야한다. 이 힘은 성난 파도처럼 온 국가를 내려치며 몰려오고 있다.

너무 무서워하지만 말자. 거센 파도는 바다를 정화시키는 힘이 있다. 바다 속에 감추어진 온갖 더러운 것들을 쏟아내고 밀어올리며, 바다 깊은 속에 감추었던 더러운 것들을 끌어 올려 온 천하에 폭로하며 바위에 내동댕이 쳐버리듯 내 쳐버린다. 감추었던 오갖 더러운 것들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힘든 상황은 모든 썩은 것들을 토해낸다. 고난은 유익한 면도 갖고 있다. 국민들이 답이다.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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