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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
행복을 경험하게 하는 욕망만을 꿈꿀 수는 없을까? 꿈, 비전, 욕구, 욕망, 소망 이라는 단어들은 모두 인간의 현재의 삶을 버티게 하고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단어들의 이면에는 우리로 하여금 가짜를 살게 하는 힘도 갖고 있다. 주입된 욕구는 가짜 꿈, 가짜 비전, 가짜 욕구를 생산한다. 가짜 욕구에 이끌려 사는 삶은 남에게 보여주기를 위한 그럴듯한 삶을 욕망한다. 이럴 때 삶은 통째로 거짓의 나락으로 끌려 들어가게 되며 결국 불행해 질 수 밖에 없게 된다.
라캉은 ‘인간은 언제나 타자의 욕망을 욕망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타자와의 관계에서 욕망을 충족하려는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것이다. 부모의 욕망을 욕망하는 아이들의 욕망,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망에서 나온 욕망들은 우리의 삶을 얽매어 자유롭지 못하게하는 가짜 욕망들이다. 라캉의 본질적 질문으로부터 빗겨갈 수도 있지만 현대인은 더욱 더 그러한 삶을 살게 하는 소비와 욕망의 사회질서 속에 순응되어져있다. 욕망하는 삶을 부추기는 사회의 체제, 관습, 유행, 문화, 온갖 미디어 매체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이 속에서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열심히 살지만 자신이 참으로 욕망하는 것을 찾아내지 못한다. 자기에게 정작 필요치도 않은 물건들을 사느라 돈과 시간 에너지를 낭비하고, 세상이 보여주는 그럴듯한 삶을 추구하려 온갖 시험과 자격증과 점수들을 따내는데 인생을 투자한다.
참된 욕구는 자신의 자아가 원하는 것을 알아낸다. 이것은 강제된 욕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의 욕구이다. 이 욕구는 만족을 가져온다. 행복은 만족과 관계가 있다. 우리가 지금 욕망하는 것이 진짜 원하는 것일까? 내 인생에 어떤 의미와 재미와 가치, 그리고 즐거움을 주는가? 진짜 욕망과 가짜 욕망을 구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일을 할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가 아니면 재미가 느껴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는가에 있다.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할 때 우리는 몰입하기도하며 재미를 느껴 더 창조적인 일들로 확대해 나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 삶이 충만해진다. 그러나 강요된 욕망이나 욕심에서 오는 욕망들은 나의 삶을 소진시키고 가짜 자아만 만들어내 아무리 원하는 것을 얻었다해도 만족이 없고 또 다른 욕망을 키우게된다. 가짜 욕망이 내 삶을 송두리째 끌고다니며 인생을 피폐하게 만들어 버리게된다.
한번 주어진 우리의 삶은 행복해야한다. 세상으로부터 들려오는 온 갖 메시지들에 노출된 자신을 닫고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쓸데없는 욕망들을 비워내고 진정한 자아을 마주할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 쿄토의 료안지 입구에 입을 축이거나 손을 적시도록 츠쿠바이라는 엽전 모양의 수로반이 있다. 이 수로반의 글 귀가 생각난다. 바로 오유지족(吾唯知足-나는 오직 분수를 지켜 만족하는 것을 안다)이라는 글귀이다. 더위에 물을 떠 먹으려다 이 네 글자가 마음으로 쑥 들어왔다. 스스로 만족할 줄 알라! 곧이어 신약성경의 바울의 말씀이 떠오른다. “여러분은 나를 본받으십시오... 나는 어떤 형편에서도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배가 부르건 고프건 부유하게 살건 가난하게 살건 그 어떤 경우에도 스스로 만족하게 생각하는 비결을 배웠습니다” 자족할 줄 아는 삶은 상황과 환경에 얽매이지 않는 삶입니다.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을 지닌 삶입니다. 이러한 삶이 부요한 삶이요 행복한 삶인 것이다. 주입된 욕망을 걸러내고, 가짜 욕망를 분별하며 욕망들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참된 욕망을 찾아내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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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란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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